소비자 81%, 안경원서 선글라스 구매 안해
길거리 저가테 '품질.눈건강' 우려 높아

퍼스트클래스 경제일간지 파이낸셜뉴스신문이 발행하는 안경계 대표 주간지 fn아이포커스가 창간 8주년을 맞이해 소비자 대상 안경테·선글라스 설문조사를 전격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연령 제한없이 전국의 성인 남녀 1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지난달 19일부터 26일까지 1주일간 실시됐다. 설문조사 방법은 구글 온라인 설문지를 활용했으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실시했다. 이번 fn아이포커스 창간8주년 특집 안경테·선글라스 소비자 설문조사는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안경원뿐만 아니라 제조, 도매사들이 소비자들의 최신 경향을 보다 정확히 인식하고 매출증진에 활용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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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을 맞아 나들이를 계획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올해 선글라스 구매 계획을 물어본 결과 53.8%의 소비자들은 구매 의사가 있다고 답한 반면,46.2%의 소비자들은 구매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선글라스가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긴 했지만 이미 선글라스를 보유한 소비자들은 추가적인 구매 의사가 크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장기 불황과 더불어 오르기만 하는 소비자 물가로 인해 소매경기가 많이 침체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소비자대상설문_선글라스6

선글라스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81%는 안경원이 아닌 다른 채널에서 구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195명의 응답자 중 19%만이 '안경원에서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등에서 구매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41.3%,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채널에서 구매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39.7%였다. 선글라스가 이미 안경원의 손을 떠나 다른 채널에서 구매가 훨씬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러한 경향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아울렛, 인터넷 채널은 안경원보다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놓고 있으며, 가격 또한 소비자들이 판단하기에 안경원 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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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에 참여한 인천시 남동구에 거주하는 김우석 씨(남·33)는 "초등학교 때부터 안경을 착용하고 있어 안경원에서 구매하는게 편했다. 그러나 선글라스 같은 경우 대형 아울렛만 가봐도 종류도 엄청 많고 가격도 안경원 보다 저렴한 편이다. 그래서 선글라스는 아울렛에서 자주 구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글라스 도수는 단골 안경원에서 맞춘다. 안경원에서 한번에 구매하면 편리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가격적인 부분때문에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선글라스 구매처에 대한 설문은 사실, 최근 줄어들고 있는 안경원의 선글라스 판매량만 참고해봐도 충분히 결과가 짐작이 가는 설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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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하고 싶은 선글라스 디자인을 묻는 질문에는 40.3%의 응답자가 '메탈테, 콤비테 스타일'이라고 답했다. 올메탈 소재를 사용한 제품들은 작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콤비테 역시 아이브로 스타일이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를 반영한 설문결과로 보인다. 이어 '뿔테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밝힌 응답자도 29%나 됐다. 이는 기존 토털 브랜드를 중심으로 아세테이트 소재 선글라스가 큰 인기를 끌었고, 뿔테 스타일의 경우 비교적 성별이나 얼굴형 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무난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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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행하고 있는 투브릿지 스타일이나 레트로한 보잉스타일을 선호한다는 응답자도 30% 이상 됐다. 소비자들은 어느 한쪽 스타일을 고수하기 보다는 자신의 패션 스타일 또는 외모와 잘 매칭되는 제품을 선호하고, 이에 따라 구매 의사를 결정한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안경원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때 선글라스를 구매하겠느냐는 설문에는 절반 이상인 56.3%가 '피팅 및 A/S'라고 답했다. 이어 '할인 및 사은품 증정'을 원한다는 응답자도 40.6%나 됐다. 그러나 피팅이나 A/S는 안경원에서 구매시 응당 제공되는 서비스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부분인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답이 나온데는 안경원이 구매처로서는 매력을 못느끼지만 피팅과 A/S부분 만큼은 안경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안경원 기술료 청구에 대한 필요성이 느껴지는 설문결과다. 안경원이 피팅이나 조제가공 부분에 있어 좀 더 소비자들에게 전문적인 기술로 인식 시키기 위해서는 안경원 기술료 청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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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나 스파(SPA)의류 브랜드 숍에서 판매하는 저가 안경테 구매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87.7%가 '없다'고 답했다. 최근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초저가 안경테가 다이소에서 판매되면서 업계에서도 한때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구매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으며, 구매한 소비자들 중 83.3%는 '가격이 저렴해서 구매했다'고 밝혔다. 저가테는 이미 오프라인 소매점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하루에 수 천장씩 판매되고 있다. 원산지가 불분명한 중국산 저가테들이 소비자들에게 아무 제약없이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안경테는 착용자의 도수에 맞는 안경렌즈가 결합돼야 비로소 의료기기품목으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일반 공테라 하더라도 얼굴에 직접 닿는 안경의 특성상 품질확인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대한안경사협회를 비롯한 유관단체들이 저가테 공세에 강력히 맞서야하는 이유도 이에 있다. 정부는 안경사에게 국민들의 안보건 수준을 유지·향상시켜달라고 국가면허를 주고 관리를 맡기고 있다. 국민들의 안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저가테 공세에 적극 대처해야 할 명분이 주어진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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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테를 구매하지 않았다는 응답자 중 69.6%는 '품질이 좋지 않아보여서'라고 답했다. '눈에 유해할 것 같아서'라고 답한 응답자도 30.4%나 됐다. 소비자들도 저가테에 대한 품질에는 의문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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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 가능한 적정 안경테 가격을 묻는 질문에는 59.3%의 소비자가 10~20만원대라고 답했다. 5만원 내외가 20.3%였으며, 브랜드나 제품이 뛰어나다면 상관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14.1%나 됐다. 선글라스 역시 10~20만원대가 63.5%로 가장 많았으며, 브랜드나 제품이 뛰어나다면 가격은 상관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19%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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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테·선글라스가 비록 공산품으로 취급돼 안경원이 아닌 온라인이나 다른 오프라인 채널에서 얼마든지 판매가 가능하더라도 안경산업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안경테·선글라스 품목을 그대로 둬서는 안된다. 판매는 부진한 데 기존의 영업방식을 고수해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환경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따라갈 수 없다. 가격파괴를 통한 제 살 깎아먹기식 내부경쟁은 안경산업을 저해시키는 행위 밖에 되지 않는다. 협회를 중심으로 안경원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 잃어버린 안경테·선글라스 시장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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