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아주 특별한 것들
기사입력 : 2018-06-01 노민희 기자
장영은 칼럼 '행복한 안경사, 행복한 고객'
장영은
                                        아큐브 교육센터 매니져


최근 유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한 집에 각각 4명의 남녀가 일정 기간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느껴지는 썸(호감)에 집중해 보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매우 사소한 일상을 보여주지만 주인공인 당사자들에게는 모든 것들이 서로의 호감을 표현하는 아주 특별한 시그널인 것이다. 일상의 사소함이지만 본인이 호감을 갖고 있는 특정 대상을 대할 때는 그 어떤 것보다 기억하고 싶고 중요한 것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

우리의 안경원 업무에서도 아주 특별한 것인데 간과하고 지나쳤던 것들이 없었을까?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문진 단계부터 검토해보자. 매번 오는 고객에게 상냥하게 상담을 해주시는 안경사 선생님들은 많다. 그러나 모든 컨설팅을 마치고 안경원 문 밖을 나선 고객이 정말 모든 것에 만족을 하고 돌아간 것인지 궁금증이 들 때가 있다.

학부 때 존경하는 노 교수님이 한 분 계셨는데 이런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 다초점 안경이든, 특수 콘택트렌즈든 화려한 솔루션으로 고객의 시력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겠지만, 만약 크리닉을 나서는 고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객이 가장 처음 본인에게 전한 chief complaint(주요 호소) 문장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결국 그 검안 컨설팅은 전문가 위주로 진행된 매우 이기적인 것이다 라는 조언을 주셨던 기억이 난다.

가끔 필자는 아직도 교수님의 조언을 떠올리며 과연 현재 강사인 내게 강의를 듣고자 방문하신 분들의 주요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 되물어 보곤 한다. 아마도 언제나 고객의 입장에서 검안 컨설팅이 이루어 져야 함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시려 하셨던 것 같다.

앞서 소개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4쌍의 남녀는 호감을 갖는 이성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모습이 나온다. 어떤 주인공은 매우 본인 중심의 경험을 이행하는가 하면, 또 다른 주인공은 상대가 지나치듯 흘린 한마디를 기억하고 그 취향에 맞춰 데이트를 이끈다.

상대를 배려한 만큼 물론 호감도 향상을 이끌어내는 결과도 다르다. 개인의 성향도 있겠지만, 아마도 상대에 호감이 많을 수록 그냥 모든 사사로운 것들이 아주 특별하게 들리고 놓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혹시 우리도 이렇듯 막 시작하는 연인의 마음처럼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능할까? 우리에게 사소로운 것들이 어떤 고객에게는 매우 중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문진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검안 일 것이다. 교육센터에서 검안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안경사 선생님들이 정말 미스터리 했던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임상 케이스를 상의할 때가 있다.

흔히 듣는 케이스를 하나 소개해 보자면, 분명 모든 검사를 완벽히 한 것 같은데 절대로 1.0 교정 시력이 나오지 않는 경우이다. 그냥 1.0 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간과해 버리기엔 뭔가 찝찝하니 궁금한데 막상 이런 경우를 직면할 때면 고객에게는 여유롭게 그런 사람도 있다고 말해줄 수 있지만, 등 뒤에서 슬며시 한 줄기 땀이 흐른 경험이 모두들 한번씩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리가 간과했던 정말 간단한 테스트, 바로 핀홀 검사로 해결이 가능하다. 시력이 개선되면 조금 더 검안을 진행해 보면 되고, 핀홀 시력도 동일하다면 상세한 안 검진을 받아보도록 권장하면 될 것이다. 노안이 있는 나이가 든 경우라면 백내장과 같은 흔한 안질환이 사유가 되겠지만, 젊을수록 또는 어린 고객이라면 선천적 이상인지 또는 급성 안질환이 발생한 것인지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 핀홀 검사 케이스는 바로 레베르 시신경병증이 막 시작된 고객이다. 돌연변이 dna로 인해 주로 중심 시력 저하와 색각 이상으로 질환이 시작되는데, 젊은 20대인 그 고객과 희귀병을 함께 찾아내며 너무나 기구한 삶의 여정에 매우 가슴 아팠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정말 간단한 검사지만 그 분에게는 너무나 특별했던 경우였던 것이다.

우리 안경사는 사람을 대하고, 사람의 시력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그 대상자가 맘에 들거나 들지 않는다고 해도 넘치는 호감을 가지고 작은 디테일에 귀기울여 주어야만 하는 수호자들인 것이다. 호감이 있는 대상의 눈길이 멈춘 곳, 입을 통해 언급된 것, 손길에 닿아 있는 것 등 모든 것에 관심을 갖고 큰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그런 안경계 가족으로 필자도 여러분도 함께 살아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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