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단골고객이라고 하면 안경사와 그만큼 오랜 시간 교류하면서 신뢰를 쌓은 사람을 말한다. 이 경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불편함을 갖고 있는지, 무엇에 만족하고 무엇에 컴플레인을 제기하는지 비교적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런데 그 외의 고객들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안경원에 머무는 시간도 짧을뿐더러 대화를 자주 나눌 수 없는 환경적인 요소들 때문에 니즈를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본지가 지령 400호를 맞아 소비자 대상으로 안경원과 안경사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소비자들이 단골이 되고 싶은 안경원은 어떤 곳인지, 한 번 방문한 뒤 두 번 다시 방문하지 않은 안경원이 있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안경원에 머무는 시간은 어느정도가 적당한지, 안경사에게 듣고 싶은 조언은 무엇인지, 안경사의 떠오르는 이미지를 비롯해 최근 업계에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과대할인 판매 안경원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연령대별로 안경원을 방문하는 목적, 주로 구매하는 제품은 거의 비슷하다. 10~20대는 미(美)적인 아름다움을 위한 뷰티 콘택트렌즈 등의 구매가 다른 연령대보다 활발하다. 30대는 컴퓨터, 휴대전화 등 디지털기기로 인한 업무수행에 있어 한층 더 편안한 시야를 필요로 한다. 40~50대는 노안을 걱정하는 세대다. 누진다초점렌즈, 멀티포컬렌즈 등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60대 이상의 노년층 역시 돋보기 등 보는데 불편함을 덜어주는 제품을 원한다.

세대별로 필요한 제품은 다르지만 안경사에게 원하는 것은 공통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전문적인 상담이나 사후관리 같은 것 말이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한 달에 안경원을 몇 번을 방문하는지, 안경사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온라인 및 SNS 메신저 등을 통해 진행됐으며 총 220명이 응답했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연령을 살펴보면 30대가 58%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40대가 20%, 20대가 16%, 50대가 4%, 60대 이상이 2% 순이었다. 10대 청소년은 안경을 맞출 때 학부모와 동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뷰티 콘택트렌즈 전문 체인 브랜드가 활성화되면서 친구들과 방문하는 10대가 늘어나고 있다. 안경원을 방문하는 연령대가 다양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객단가로 따져본다면 안경원에서 비용을 쓰는 연령은 아무래도 30대 이상으로 갈수록 높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콘택트렌즈를 구매하는 고객이 10대라면 가격적인 부담 때문에 가성비 높은 제품을 찾게 되고 30~40대는 눈건강을 우선적으로 신경쓰다보니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반대로 60대 이상은 생산활동이 줄면서 수입도 적어지거나 없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안경원을 자주 방문하지 않거나 저가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긴다. 즉, 안경원에서 비교적 많은 비용을 할애하는 주 연령층이 30대부터 50대 초반까지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소비자들이 한 달에 안경원을 몇 번 방문하는지부터 조사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응답자 220명 중 가장 많은 비율인 53%가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과반이 넘는 수치인데 이들은 왜 안경원을 방문한 적이 없을까. 그 이유로는 88.9%가 '시력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방문하기가 불편하거나 꺼려져서'도 11.1%가 응답했다. 문항에는 부정적인 인식때문에 혹은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는 우려 때문에도 있었으나 응답자가 한 명도 없었다. 안경원이나 안경사를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다만 일상생활에 종종 느껴지는 시력의 불편함을 가볍게 생각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대인들과 디지털 기기가 밀접한 것은 자명한 사실인데 하루종일 컴퓨터, 휴대전화를 가까이 하면서 시력에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지속적인 캠페인과 광고를 통해 안경원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이들을 하루빨리 유치하는 것이 업계 활성화에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달에 1번 방문한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31%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이어 1~3회가 11%, 4~6회가 5%로 나타났다. 10회 이상에는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안경원을 방문할 때 어떤 기준을 적용할까. 여러 번 방문해서 만족을 느끼고 단골이 됐다면 쭉 한 안경원을 찾게 되는데 단골이 되기 전까지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조사했다. 응답자의 40.8%가 '번화가, 집앞, 회사근처 등 생활권 근거리'로 응답했다.

안경원을 찾았을 때는 시력의 불편함이 최대한 빨리 해소되기를 희망한다. 이에 따라 어떤 상황에서도 빠른 시간 내에 찾아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안경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거나 비즈니스 빌딩 혹은 관공서 등이 밀집해 있는 지역 안경원 매출이 비교적 높은 것도 이를 반증한다. 두 번째로는 '안경사의 전문적인 상담 및 설명'을 기준으로 선택한다는 의견도 24.5%나 나왔다. 간혹 번화가가 아닌 곳, 회사나 아파트가 근처에 없는 곳, 외진 골목 등에 위치한 안경원 중 매출이 높은 곳이 있다. 이런 안경원들은 대부분 전문성을 토대로 고객을 확보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사를 가거나 생활권에서 멀어져도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오기도 한다.

전문적인 상담은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생활권 근거리에 위치한 안경원 역시 전문성 등 어느정도 고객을 만족시켰기 때문에 고객들이 계속 찾아오는 것이다. 이어 22.4%가 '할인, 저렴한 가격의 제품 다수 포진'을 이유로 꼽았다. 안경원도 일종의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가격을 아주 무시할 수는 없다. 제품가격을 과도하게 할인 판매하는 안경원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소비자들 입장에서 할인 등의 가격적인 면은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안경 프랜차이즈 브랜드 선호도'가 8.2%, '인테리어, 분위기 등 외적인 환경'에 4.1%가 응답했다.




반대로 한 번 방문한 뒤 두 번 다시 안가게 됐던 안경원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59.6%의 응답자가 '비싼 제품만 판매하려는 느낌이 강해서'라고 대답했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가격에 대해 예민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터무니없이 비싼 제품을 티나게 판매하려는 안경사의 태도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전문적인 상담이 충분히 이뤄진 다음에 그에 맞는 제품을 추천한다면 이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수 줄어든다. '전문적인 설명이 없고 성의없이 응대해서'라고 응답한 사람이 31.8%에 달했는데 소비자에게 있어 상담 역시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8.5%가 '안경원 내부가 어수선하고 정리가 안돼 있어서'를 두 번 다시 방문하지 않는 이유로 선택했다.


→다음내용은 '400호 특집 설문②'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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