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원에 있어 단골고객은 매우 중요하다.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아질수록 주변 안경원의 할인, 이벤트 등의 변수에도 매출에 타격을 보다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안경원의 단골고객이 된 이유에 대해 어떻게 대답했을까. 가장 많은 응답자인 47.8%가 '안경사의 친절한 설명, 전문적인 상담'으로 꼽았다. 이어 26.1%가 '나에게 맞는 제품을 잘 추천해줘서', 15.2%가 '주기적인 시력검사, 안경 클리너 등의 서비스 제공', 10.9%가 '자주 방문할수록 제품 할인을 해주기 때문'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언급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소비자들은 무조건 저렴한 제품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가 충분히 설명한다면 프리미엄 라인의 제품도 기꺼이 구매할 의향이 있다. 내 시력이 불편한데 다양한 검사를 통해 맞는 제품을 추천해주고 또 그 제품으로 인해 보는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면 가격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친절한 설명과 나에게 맞는 제품 추천 등을 단골 이유로 선택했다. 단골이라는 메리트는 할인 혜택도 있을 수 있지만 안경원에서는 클리너, 케이스 등 부대용품을 서비스하는 것은 물론 주기적으로 시력검사를 제안하는 것일 수 있다. 굳이 물건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시력검사를 받은지 얼마나 됐나. 한 번 받아보지 않겠나'라고 제안했을때 고객 입장에서는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느낄 확률이 높다. 검사를 통해 시력이 변화가 생겼을 경우는 기대하지 않았던 매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안경사에게 있어 가장 큰 고민은 소비자가 안경원에 머무는 시간이다. 전문적인 상담을 하고 싶어도 소비자가 필요한 물건만 빨리 구매하고 떠나려는 고객에게 설명은 귀찮을 수밖에 없다. 응답자 중 41%가 '5분 미만'으로 대답한 것만 봐도 안경원에 머무는 시간을 짧게 염두해 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30분에서 1시간', '10분 미만'과의 응답 비율 차이는 크게 나지 않는다. 각각 39.6%, 37.5%를 차지했는데 특히 30분에서 1시간이라고 응답한 소비자와 5분 미만이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불과 2% 차이밖에 없다. 한달 주기의 콘택트렌즈를 새롭게 구매하는 경우라면 사실 안경원에 오래 머무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지금 쓰고 있는 콘택트렌즈에 불편함을 느꼈거나 혹은 다른 불편사항이 생겼을때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문가의 조언을 필요로 할 것이다. 30분에서 1시간이면 꽤 긴 시간이지만 그 만큼의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불편함을 해소하고 싶은 니즈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시간은 상관없다'고 응답한 사람도 18.8%로 적지 않았다.


본지는 소비자들이 안경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미지를 제대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존슨앤드존슨 비젼 아시아퍼시픽 잭챈 학술 총괄이사는 "안경사를 그에 맞는 이미지로 브랜딩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안경사 직무와 안경사라는 단어를 쓰는 곳은 국내가 유일하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한국 안경사에 대해 검안사+조제가공사가 결합된 특별한 케이스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안경사 뒤에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여야 함에도 국민 인식이 미처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현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안경사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57.1%가 '안경, 콘택트렌즈 판매자'라고 대답했다. 반면 '안보건 전문가'라고 응답한 사람은 16.4%에 불과했다. '의사-약사처럼 안과의사-안경사 의미'로 알고 있는 소비자도 26.5%에 달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일선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소비자들에게 제대로된 상담으로 안경사의 위상을 높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상담, 검안보다 제품 판매에 치우치는 일부 안경원들로 인해 소비자의 인식이 잘못된 곳으로 흘러간다고 볼 수 있다. '안경사는 안보건 전문가'라는 홍보물을 배포하고 안경원에 비치해 둔다고 해도 안경사 스스로가 전문가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그에 걸맞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소비자에게도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안경사에게 어떤 것을 바라고 있을까. 71.4%가 '전문적인 상담,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꼽았다. '할인, 서비스'는 28.6%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문항을 봤을 때도 할인보다 전문적인 설명에 대한 니즈가 더 높게 나타났다. 전세계적으로 근시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2050년에는 인구의 절반이 근시를 갖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된 만큼 시력은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다. 질환, 질병 등 약물이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근거리가 잘 안 보인다, 시야가 흐릿하다, 지금 사용하는 콘택트렌즈가 뿌옇게 보인다 등은 안경사가 충분히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충성도 높은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할인,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내용은 '400호 특집 설문③'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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