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근시시장에 주목! 제조사-안경원 윈윈될까

IT기술 기반한 업체들 등장… 내수침체지만 수출 늘듯
스타마케팅보다 제품 주력… 모바일 환경 대응도 핵심

파격콘셉트 안경원 등장예고
저가프랜차이즈간 경쟁 심화
선두기업들 내실다지기 주력




경자년(庚子年) 쥐띠 해가 밝았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려는 사람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많이 들리고 있다. 안경업계의 2019년은 아쉬움과 안도감이 교차했던 한 해 였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정부의 규제개혁 드라이브 속에 안경사 고유 권한이었던 콘택트렌즈와 근용안경, 도수수경 온라인 판매가 허용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한 해를 보냈다. 비록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를 중심으로 안경사들의 적극적이고 단호한 대응 속에 법안 통과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정부의 규제개혁 의지가 강한 만큼 차기 국회에서 언제든지 논의될 수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을 수 만은 없다.

또한 폐업 마케팅 붐이 일며 안경원 저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 졌다. 과거보다 진화되고 트렌디하게 변모하고 있는 저가 콘셉트의 안경원들은 주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자신들의 강점을 부각시켜 가맹 확장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안경사들의 전문성 강화 의지는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남들 보다 싸게 팔지 않으면 뒤쳐져 버리는 시대가 돼버린 시장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안경사들은 자신들의 고유 영역인 검안과 조제.가공 분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제조사들이 개최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학술대회 등에도 적극 참여하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 수출감소, 안경원 판매 부진으로 한숨 늘어난 프레임 업계

프레임 제조·도매사들은 치열해진 안경원들의 가격 경쟁 속에 다소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프레임 제조사들의 경우 내수시장이 점점 위축되고 경쟁력이 떨어지자 많은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년대비 수출량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해외 전시회 등에 적극 참여하며 한국의 기술력과 브랜드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재)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원장 김원구)의 든든한 지원도 국내 제조사들에게 힘을 보태주고 있다. 진흥원은 해외 유통거점 지원사업을 통해 경쟁력 있는 안경기업 브랜드를 대상으로 해외 조기 정착, 수출 자생력 키우기, 해외시장 검증,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중국 북경과 정저우를 시작으로 대만, 베트남 등 거점 수를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국내 안경기업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 나가기 위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8개 업체를 선정하고 '글로벌 안경 브랜드 육성사업'을 본격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내수시장을 돌아보면 프레임 제조·도매 업체들의 한숨은 점점 깊어진다. 우선 모바일 쇼핑 시장이 거대해지며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기존 안경원이나 백화점, 면세점, 아울렛 등 오프라인 채널들이 다소 정체기를 보이는 동안 모바일로 대표되는 온라인 채널은 편의성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 이에 다수의 업체들은 온라인 판매 채널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온라인 시장 역시 가격 경쟁이 치열해 뒤늦게 진입해 성공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다. 이에 AI기반 가상피팅 서비스를 바탕으로 안경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생기는 등 IT기술을 접목해 모바일 채널을 활용하는 업체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올해 프레임 시장 전망도 작년 못지 않게 비관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형 수입사들의 수주회가 예정돼 있지만 수입테 자체를 안경원에서 찾는 소비자들이 줄고 있기 때문에 안경사들의 구매력이 예전같지 않다. 또 일부 수입사들의 영업정책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 안경원들은 낱장구매가 가능한 병행업체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2월에 예정돼 있는 'POSE 2020'과 4월에 열릴 대구국제안경전(DIOPS)이 침체돼 있는 프레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 스타마케팅 치열했던 C/L업계… 기능성 시대 활짝

콘택트렌즈 업계는 스타마케팅을 필두로 새로운 시도가 일었던 한 해 였다. 세계적인 보이그룹 방탄소년단을 내세운 '메타포'렌즈가 첫 선을 보이며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콘택트렌즈 전문 프랜차이즈들은 스타 또는 대중에게 익숙한 인플루언서들을 내세워 소비자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였다. 기능성 렌즈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때 보다 컸던 한 해 였다. 특히 한국존슨앤드존슨이 출시한 세계 첫 변색 콘택트렌즈인 '아큐브 오아시스 트랜지션'은 콘택트렌즈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좋은 사례였다. 오아시스 트랜지션은 가시광선을 최대 70%까지 차단하고 실내 변색도 15%까지 유지된다. 또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눈의 일정한 온도를 통해 변색이 이뤄지기 때문에 최적의 기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콘택트렌즈도 안경렌즈와 같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 시켜준 아큐브 오아시스 트랜지션은 출시 이후 안경사들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토릭과 멀티포컬렌즈 파이를 키우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국가들에 비해 토릭과 멀티포컬 렌즈 착용률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한국은 기능성 렌즈 시장에서 보다 성장할 여지가 많은 나라에 속한다. 업체들 역시 집중적인 교육을 통해 안경사들이 토릭과 멀티포컬 제품 판매를 늘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도 본격 고령화 시대에 진입한데다, 노안 연령이 앞당겨 지고 있기 때문에 멀티포컬렌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저가 경쟁이 치열해지며 콘택트렌즈에 대한 마진율이 떨어져 판매를 주저하고 있는 안경원들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토릭과 멀티포컬은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기능성 렌즈 업그레이드 가속도 낸 안경렌즈 업계

안경렌즈 업계 역시 기능성 렌즈에 대한 안경사들의 관심과 더불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들의 출시 러쉬가 이어졌다. 기존 드라이브, 블루라이트 차단 렌즈 등은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 속에 여전히 강세를 보였으며, 근적외선 차단렌즈가 새롭게 주목을 받은 한 해 였다. 근적외선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노출 정도에 따라 백내장, 망막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고 피부에 투과될 때 모세혈관을 자극해 습진, 피부암, 화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광선이다. 이에 업체들은 자외선과 청색광뿐만 아니라 근적외선까지 차단하는 기능성 렌즈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슈나이더와 펜탁스가 그 대표 주자 격이다.

소비자 마케팅 역시 활발했던 한 해였다. 소비자들에게 변색렌즈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안경렌즈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에실로코리아는 지난해 역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홍보활동을 펼치며, 자사 브랜드뿐만 아니라 안경렌즈업계 전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 변색렌즈는 안경원 고유 영역이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크게 부각시킴에 따라 안경원 매출 증진에도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근시에 대한 부분도 큰 이슈거리였다. WHO 자료에 따르면 근시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50억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또 그 중 5분의 1인 10억여명은 고도근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만큼 근시는 전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질병 중 하나로 특히 아시아에서 발생하는 실명의 3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근시 연령대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는 만큼 안경렌즈 업계는 소아근시 완화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 보고돼 있는 논문들을 살펴봐도 초기에 근시 진행 완화를 위해서는 안경 착용과 같은 솔루션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근시완화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제조사와 안경원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호야렌즈는 지난해 이와 관련해 심포지엄을 여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 리딩업체들 내실다지기 주력… 저가 체인 경쟁은 심화될 듯

프랜차이즈 업계는 말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지난해 초 안경매니져가 글라스스토리의 상표권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술렁였던 프랜차이즈 업계는 저가 콘셉트의 프랜차이즈들이 공격적인 가맹 확장을 이어 갔고 선두업체들은 가맹점 교육을 강화하고 인력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안경매니져와 글라스스토리의 상표권 관련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10월 특허심판원은 글라스스토리에 대한 상표권이 원천 무효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러나 안경매니져는 이와 관련해 모순이 많다고 지적하고 항소를 진행 중인 상태다. 글라스스토리 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가처분사건 2건 모두 자신들이 승소했다고 밝히며, 안경매니져의 상표권 소유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올해도 안경원 간 가격경쟁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콘셉트의 저가형 안경체인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저가 체인들보다 더 파격적인 콘셉트를 가진 프랜차이즈가 곧 공개될 것이라고 귀띔하며, 저가 프랜차이즈 업체들간의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경매니져와 토마토디앤씨의 콜라보레이션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오는 2월 개최될 'POSE 2020'은 800여개가 넘는 가맹점을 보유한 양 사가 자사 가맹점주 및 일반 안경사 그리고 안경계 각 분야 제조.유통사들의 상생번영을 핵심 콘셉트로 해 새롭게 선보이는 대형 광학전이다. 이에 안경사들은 한층 강화된 전략상품들과 함께 참가업체들의 신제품 및 주력상품들을 만나보고, 안경시장 각 분야 최신 트렌드 및 유력 브랜드들을 한 자리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다비치안경체인은 업계 선두 기업 답게 가맹 확장보다는 가맹점 교육과 전문 인력 양성에 큰 힘을 쏟았다. 또 안경사 전문성 함양을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는 임상워크숍 역시 한단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리딩 업체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새해를 맞아 각 분야별로 안경업계는 분주한 모습이다. 보다 나은 한 해를 만들기 위한 업계 관계자들의 노력은 눈이 부실 정도다. 불안한 국내외 정세와 각종 부정적인 경제지표가 한국 경제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안경업계 역시 예외일 순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외부 요인에서 찾다 보면 업계 발전은 이뤄지기 힘들다. 전국 안경원들을 비롯해 각 분야 업계 관계자들의 분발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내실있는 안경업계가 될 수 있는 2020년이 되길 기대해 본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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