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옥스퍼드대학 등서 연구
택시기사·어부·모델등 포함
국내선 의사도 ai대체 긍정
단순업무·저숙련노동일수록
로봇이 대체 가능성 높아져
전문성·평생학습 가꾸기 중요

기획

옥스퍼드대학과 미국의 초대형 금융기업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향후 10년내 로봇이 대체할 직업에 대해 예측한 것이다. 두 기관은 80~90%의 확률로 택시기사, 어부, 제빵사, 패스트푸드 점원 등을, 90~100%의 확률로 모델, 경기심판, 법무사, 텔레마케터 등을 로봇이 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일자리는 2030년까지 150만개로 예상됐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체에서도 약 200만 개가 사라진다. 특히 저숙련 노동자들에 의존하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 경제에서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과학그림대회 등에서나 등장하던 로봇들이 집안일을 하고 수많은 직업을 갖게 된 것은 기술의 놀라운 발전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이 설 자리가 자꾸 없어지는 모습에 섬뜩하기까지 하다. 대체할 직업군을 보더라도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라 경기심판, 패스트푸드 점원, 택시기사 등 모두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일이다.

심지어 의사 등 전문직의 업무도 로봇이 대체한다는 가능성이 얘기되고 있다. 국내 의사 중 35%는 ai(인공지능)가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내과 오송희.권순효 교수팀은 순천향의대 소속 교수와 전공의, 타병원 동문 의사, 의과대학생 등 총 669명을 대상으로 의료 분야 ai에 대한 견해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무려 83.4%가 ai가 의료분야에 유용하다고 생각했으며 43.9%는 ai가 인간 의사보다 진단적으로 우수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경사 역시 로봇이 대체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검안을 한다거나 고객 도수에 맞춰 원하는 콘택트렌즈 제품을 판매하는 것, 안경을 조제·가공하는 업무는 사람보다 더 정밀하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시생활이 불편한 고객들이 방문하는 만큼 상담을 통해 제안할 수 있는 솔루션에는 로봇의 한계가 분명 존재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도수에 맞춰 콘택트렌즈나 안경을 판매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판매한 후 컴플레인에 대한 대처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안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로봇으로 대체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평생동안 학습하고 공부해 나름대로 스킬을 연마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가격경쟁이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성을 토대로 검안과 상담에 주력하는 안경사가 근무하는 안경원은 매출에 큰 영향없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경사에 대한 신뢰로 방문을 하게 되는 고객은 더 탄탄하고 두터운 충성도를 보이게 되고 이사를 가는 등 생활지역과 조금 멀어져도 일부러 찾아가기도 한다.

이미 제조업 대부분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현재도 인공지능이 집에 도착하기 전에 조명이나 보일러를 켜주는 등 라이프스타일을 관리하는 시대다. 가까운 미래에는 1가정 1로봇이 보편화될 수도 있고 단순한 업무일수록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의 예측이다. 그럴수록 안경사의 업무를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야기되지 않기 위해서 전문적인 이미지와 신뢰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나갈 필요성이 강조된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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