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중심으로 귀중품·부유함 뽐내고 과시하는 유행어
백화점 명품매출 최근 3년간 두배이상 상승… 20대유입↑
가성비와 양대산맥… 소비성향 맞는 제품추천 키포인트

플렉스

지난해 가장 유행이었던 소비 트렌드 중 한 가지를 고르라면 가성비나 가심비를 꼽을 수 있다.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거나 나에게 꼭 필요한 제품일 경우 가격과 상관없이 지갑을 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이 가성비, 가심비 역시 소비 트렌드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였는데 최근 또다른 트렌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플렉스(flex). 플렉스는 1990년대 미국 힙합 문화에서 래퍼들이 부나 귀중품을 뽐내는 모습에서 유래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다, 뽐내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튜브나 SNS를 통해 플렉스 문화가 퍼지면서 이제 일반 소비자들에 깊숙히 침두하고 있는 모양새다. 타인에게 자랑할만한 물건을 사거나 소비를 했을때 일종의 유행어처럼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고 쓰기도 한다.

플렉스는 특히 트렌드와 소비를 주도하는 20~30대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국내 명품시장을 보면 2년새 3.5배가 증가했으며 특히 20대의 명품 구매도 7.5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다. 국내 주요 백화점의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의 명품 매출 신장률을 보면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9.4%에서 19.1%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9.7%에서 18.3%로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었으며, 롯데백화점은 13.8%에서 18.7%로 소폭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인데 전문가들은 이를 양극화 소비 일환으로 보고 있다. 명품 시장의 주타깃은 30~40대이지만 20대 유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유통사와 브랜드 관계자 역시 20대에 점점 타깃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유통사 설명이다.

플렉스는 한 때 유행했던 욜로(YOLO)와도 비슷하게 닮아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미래 또는 남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젊은층은 더이상 미래를 위해 저축하고 과소비를 지양하는 소비자가 아니다. 자신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고 때론 과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소비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안경원에서도 이런 소비 성향에 따른 제품 추천이 필요하다. 20대라고 해서 무조건 가성비나 저렴한 제품만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명품 선글라스나 안경테 혹은 고가의 안경렌즈나 프리미엄 콘택트렌즈를 추천해도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가성비나 가심비가 사그라든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소비자 성향에 따라 가성비 혹은 플렉스 트렌드에 맞춰 적절하게 추천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가령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에게 고가의 명품 제품을 추천하거나 과감한 소비를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한 고객에게 가성비 등을 강조하면 공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조금 더 고객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제품 추천으로 객단가를 높여 매출을 상승시키는 발판을 마련하길 기대해본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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