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철 칼럼 '실전에서 통하는 심리화법' <21>
기사입력 : 2020-01-30 노민희 기자
<21>단점을 솔직하게 말해서 믿음을 산다

송현철 안경사2
서울시안경사회 송현철 복지부회장



고객을 대하다 보면 안경의 단점을 말하는 고객이 종종 있다. 설령 고객이 알고 있다 하더라도 꼭 불리하지만은 않다. 방법에 따라 적극적인 구매를 부추기면 되기 때문이다. 설명을 통하여 안경을 권하는 데에는 다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A: 이 제품이 지금 제일 잘 나가는 베스트 안경입니다. 보다시피 크기도 작고 디자인도 세련돼서 고객님들께 제일 인기가 많죠. 기능도 사용하기 쉽게 되어 있어요. B: 이 제품이 저희가 적극적으로 권장하는(광고하고 있는 미디어 등에 게재된 광고를 보여주며) 안경입니다. 요즘 가장 많이들 찾고 있는 인기 안경이죠. 보다시피 디자인도 예쁘고, 가벼워 매우 편안 안경입니다. 가격은 다른 안경에 비해 약간 차이가 있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만족할 수 있는 안경입니다.

위 두 사람 이야기 중 어느 쪽에 흥미를 느끼는가? A는 안경의 결점은 말하지 않고 좋은 점만을 부각시키는 경우고, B는 안경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말하는 경우다. 안경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장점만을 부각시키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은 숨기고 싶을 것이다. 고객이 가격 결점을 알게 되면 불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객은 좋은 이야기만 계속 들으면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거 아냐'라며 의심하게 된다. 반면 안경의 장단점을 솔직히 말하는 안경사의 이야기에는 거짓이 없다고 여긴다. 또한 고객은 안경에 대한 장점만 계속 들으면 구매를 강요당한다는 느낌을 받지만, 안경사가 장점과 단점을 설명해 준다면 자신이 직접 판단해서 결정한다는 느낌을 받아 더욱 적극적으로 안경을 살펴본다.

특히 의심이 많은 고객이나 자신의 판단에 자신이 있는 고객인 경우 더욱 그렇다. 이런 타입의 고객은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여 결정하고 싶어하므로 장점만을 설명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 이는 이전에 소개한 암시적 설득, 명시적 설득과도 일맥상통한다. 물론 예외도 있다.

의심이 많은 사람에겐 설명만 하고, 의존성이 강한 사람에겐 결론까지 말하라. 암시적 설득과 명시적 설득: 사실만을 나열해서 고객이 생각하게 만드는 것과 결론부터 말해서 동조를 얻는 것. 고객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다. 누구나 사람을 설득해야만 하는 상황이 있다. 이 때는 고객에 맞는 설득법을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의 성격에 따라 결론을 말하는 편이 나을 때가 있고, 말하지 않는 편이 나을 때가 있다. 이런저런 이유를 설명한 후 '그래서 이것이 가장 좋습니다'라며 결론을 제시하는 것과 '설명은 여기까지 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고 말 하는 것은 듣는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심리학에서는 전자처럼 결론을 말하는 설득법을 '명시적 설득'이라고 하며, 후자처럼 사실만을 말한 후 고객에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을 '암시적 설득'이라고 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그 효과는 각각 다르다.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데 참고가 될 만한 것으로 미국의 심리학자 호브랜드와 멘텔의 실험이 있다. 이 실험은 학생들을 A와 B, 두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에게 '달러를 평가절하해야 한다' 는 주제의 글을 읽게 했다. 단, A그룹에게는 평가절하했을 때의 장점만 나열한 문서를, B그룹에게는 '따라서 평가절하해야 한다'고 결론까지 지은 문서를 주었다. 그 결과, 결론이 써 있는 문서를 읽은 B 그룹이 장점만을 나열한 문서를 읽은 A 그룹보다 달러의 평가절하에 찬성하는 사람이 2 배나 많았다. 평가절하를 찬성한 B 그룹 학생들은 설명에 이어 결론까지 읽고 나니 '맞는 말이다' 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한편 결론을 읽고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양쪽 유형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결론을 듣는 편이 편하다' 라고 느끼는 사람은 ①다른 사람과 상담하는 일이 많은 사람 ②남에게 의존을 많이 하는 사람 ③자신의 판단에 자신감이 없는 사람 ④협조성이 강한 사람 등이다. ④는 다소 의외의 경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협조성이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의견을 절충하기 위해 쉽게 동조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결론을 확실히 말하는 편이 설득하기 쉽다.

반면 결론을 듣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은 어떤 유형일까? ①논리적으로 생각한 후 판단하는 사람 ②의심이 많은 사람 등이다. ①과 같이 논리적으로 생각한 후 판단하는 사람은 쉽게 남의 이야기에 좌우되지 않는다. 그들은 어떤 문제가 발생해도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지 않고 자신이 인정할 수 있는 해답을 발견할 때까지 조용히 고민한다. 다른 사람에게 '이러는 편이 나아'라는 조언을 들으면 왠지 강요받는 기분이 들어 오히려 반발심을 느낀다. ②와 같이 의심이 많은 사람은 남이 무엇을 추천하면 '혹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이 아닐까' 라며 의심한다. 이들은 남의 말에 넘어 가거나 감정에 치우치는 일은 없지만 잘못하면 고집이 너무 센 사람으로 비칠 수도 있다. 이런 사람에게는 결론을 말하지 말고 필요한 정보만을 전하는 편이 낫다. 이처럼 논리적이거나 의심이 많은 상대를 설득하고 싶은 땐,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정보만을 주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 자신이 '냉정하게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다' 라는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하는 점이다. 이렇게 남을 설득할 때에는 상대의 성격에 따라 그가 받아들이기 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이 기술이다.

이름을 자주 부를수록 'Yes'를 얻어내기 쉽다. 아이덴티티(Identity) 효과. 이름을 부르는 것은 상대의 가치와 존재를 인정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유명한 미국의 컨설던트 카네기는 그의 저서 <카네기 인간관계론>에서 '상대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최상의 호의를 표현하는 것으로, 좋은 인상을 주게 된다. 이름을 기억해줌으로써 그의 자존심을 높여주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왜 이름을 부르는 것이 자존심을 높여주는 일일까?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자기 인식을 '자아 아이덴티티 효과, Identity effect)라고 말한다. '나는 안경사다', '나는 ○○ 안경원의 원장이다'라는 것도 아이덴티티의 일부이지만 그 중 이름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과 남을 구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유일한 가치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름을 부르는 일은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처음 만난 상대가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여 불러준다면 당신도 그에게 호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대화를 할 때 되도록 상대의 이름을 부르면서 말하는 편이 서로의 심리적 거리를 좁혀준다. 실제로 어느 병원에서 진찰이나 왕진을 할 때 환자의 이름을 적어도 세 번씩 불렀더니 환자와 의사간의 신뢰도가 훨씬 증가했다고 한다. 남을 설득하거나 협상하는 자리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상대방이 당신에게 호감을 느낄 뿐 아니라 'Yes' 라며 대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서로 명함을 주고 받았는데도 상대의 직함에만 관심이 쏠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렇게 해서는 아무리 복장과 태도에 신경을 써도 상대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기 힘들다. 명함을 받는 순간 바로 외워서 자연스럽게 상대의 이름을 반복해서 불러보자. 자신을 강하게 어필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의사결정의 심리학

다음의 두 가지 선택 조건이 있다고 가정하자. ①10%의 확률로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②무조건 10만원을 받는다. 여러분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의사결정과 관련된 대표적인 심리현상으로 손실회피(Loss aversion)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에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주식으로 10만원을 번 사람은 기뻐하겠지만 주식으로 10만원을 잃은 사람은 '엄청' 가슴 아파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①10%의 확률로 100만원을 받거나 ②100%의 확률로(무조건) 10만원을 받는다는 선택이 주어진다면 ②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조금 다른 문제를 생각해보자. ①10%의 확률로 100만원을 잃거나 ②무조건 10만원을 잃는다면 이 경우에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실험 결과 이 경우에는 2번이 아니라 1번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바로 'loss aversion' 때문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잃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실제 생활에서도 여러 부분에서 응용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주식투자와 같은 위험한 의사결정에서 많이들 실패하는 이유도 눈 앞에 있는 손실을 피하려고 필요 이상의 위험을 감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Kahneman과 Tversky는 이를 바탕으로 한 잠재 고객이론(Prospect theory)를 주장했고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무의식적 의사결정, 의식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에 여러 가지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합리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정말 그러한가? 답은 '어떤 제품이냐에 따라 다르다'이다. Dijkstehuis가 이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했다. 사람들을 그룹으로 나누어서 한 그룹은 의식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다른 그룹은 무의식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조치해서 몇 가지 상품들을 구매하도록 했다(샴푸, CD, 신발, 비행기 티켓, 카메라, 방 등).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에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조사하였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관여도가 낮거나 단순한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의식적인(conscious) 의사결정으로 판단한 경우 사후 만족도가 높은 반면 관여도가 높거나 보다 복잡한복잡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에는 무의식적(unconscious) 의사결정으로 판단하는 경우 사후 만족도가 더 높았다. 의식적인 의사결정이 항상 만족스러운 결과를 주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복잡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일수록 무의식적인 선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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