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철 칼럼 ‘실전에서 통하는 심리화법’ <25>
기사입력 : 2020-03-20 노민희 기자
<25>tocuh가 가장 매력적인 이유

송현철 안경사2
서울시안경사회 송현철 복지부회장



우리 뇌는 0.07 초면 상대가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편도체와 전전두엽피질의 관계는 한마디로 시소의 관계다. 한쪽이 내려가면 다른 쪽은 올라간다.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면 원시 뇌 편도체가 내려가며 뇌의 다른 영역은 원시 뇌에 복종하여 올라가게 된다. 반대로 뇌의 신뢰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원시 뇌가 복종한다. 이처럼 인간의 뇌는 오랫동안 신뢰와 불신을 관장하는 뇌영역을 각각 다르게 진화해 왔다. fmri로 뇌를 스캔한 결과, 신뢰는 주로 전전두엽피질이, 불신은 주로 편도체가 관장한다.

송현철칼럼

전전두엽피질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만들어졌으나 편도체는 진화과정에서 아주 오래 전에 형성된 원시 뇌에 속한다. 인간이 두려움, 불안, 생존위협을 느끼면 편도체가 활성화되어 신뢰를 관장하는 전전두엽피질이 닫혀 버려 상대방을 믿지 못하게 된다.

안경사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면 말보단 순수한 의도의 터치가 필요할 때가 있다. '터치'을 통해 서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 아주 미묘하게, 의식적으로 눈치체지 못할 정도로 살짝 건드려도 나를 건드린 사람에 대해 호감이 높아지고, 왠지 모르게 그 사람이 해달라는 것들도 다 해주게 되고 그 상대에게 말도 더 들어주고, 부탁도 더 열심히 들어주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터치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 소개

터치를 당하면(주의: 미묘하게 당했을 경우) 터치를 한 사람에 대해 높은 호감을 가지게 된다는 연구가 있다(fisher et al., 1976). 이 연구는 현장 실험(말 그대로 실험실 밖 삶의 현장에서 진행되는 실험)으로 이루어졌다. 도서관 사서가 책을 빌려가는 사람에게 거스름돈을 돌려 줄 때 사람들의 손을 살짝 건드리거나 건드리지 않았을 경우 손 끝이 건드려진 참가자들은 자기가 건드려졌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음에도 아무런 접촉도 하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나는 이 사서가 좋아'라는 응답을 더 많이 했다고 한다.

간단한 터치는 사람들에게 돈을 더 내게 만든다(crusco and wetzel, 1984).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가 계산 후 손님에게 잔돈을 돌려줄 때 1)손님의 손바닥을 두 번 살짝 건드림 2)어깨를 살짝 건드림 3)건드리지 않음의 세 조건으로 나누어 행동 했을 때 1), 2)번 조건의 손님들이 웨이트리스에게 더 많은 팁을 주었다고 한다. 이 결과는 손님의 성별, 손님 그룹의 크기(몇 명이 함께 식사를 했는지)와 상관 없이 동일했다고 한다. 남자 손님뿐 아니라 여자 손님도 웨이트리스의 미묘한 터치에 더 많은 돈을 줬다는 얘기다.

이뿐 아니라 간단한 터치로 사람들이 귀찮은 서명이나 설문 같은 것에 더 응하도록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도 있다(willis and hamm, 1980). 한 조건의 참가자들은 팔을 살짝 건드리고 vs. 한 조건은 건드리지 않았을 때 건드려진 사람들이 사회 문제와 관련된 서명에 더 많이 동참한 것이다(건드려진 집단: 81%, 통제 집단: 55%의 서명률). 게다가 설문에도 더 많이 참여(건드려진 집단: 70%, 통제 집단: 40%)했다.

-통제 집단에 비해 터치를 당한 사람들이 두 배 가까이 요청에 응한 걸 보면, 서명에 참여 '해주세요오오오!!!'라며 외쳐대는 것보다 살짝 건드리는 게 더 효과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안경사는 이런 팁을 잘 활용할 수 있어야겠다.


■터치

상대에 대한 관심, 존경, 호의, 친근감을 언행 속에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섞어서 하라. 대화에서 접촉은 심리적인 것으로 얘기하면서 손을 잡거나 어깨를 터치하거나 하면서 한정된 범위에서 끄떡이고 눈인사를 보내거나 미소, 칭찬, 상대에게 주목, 경청, 먼저 말을 거는 등의 태도를 의식적으로 적절히 활용하라.

-터치로 인한 복종, 동조행위. touch: touchee는 더 높은 복종, 동조 행위를 보인다


■시간당 960달러짜리 컨설팅

어느 날 저녁 패트릭 랑보아제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레스토랑에 들어가고 있었는데 노숙자 한 명이 그를 불러 세웠다. 그런데 노숙자는 정말이지 너무 뻔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 '집이 없어요, 부디 도와주세요.' 노숙자는 세상의 온갖 고통을 다 짊어진 듯한 표정이었고 두 눈에는 슬픔과 공허함이 가득했다.

패트릭 랑보아제는 동정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가끔씩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어 1~2 달러씩 건네주곤 했었다. 하지만 이날은 이 노숙자에게 1 달러를 적선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보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노숙자의 영업 효과를 향상시켜주고 싶었던 것이다. 흔히 고기를 잡아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말이 있듯이 패트릭 랑보아제는 노숙자에게 효율적인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 노숙자가 직면한 문제는 여느 나홀로 안경원이나 대형 안경원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와 다를 바 없었다. 다시 말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약했고 경쟁자와 다를 것이 전혀 없다는 점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수천 명의 노숙자가 있는데 모두가 한결같이 '도와달라'고만 말하고 있다. 그래서 패트릭 랑보아제는 이 노숙자에게 2달러를 쥐어주며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것은 바로 들고 있던 피켓의 문구를 최소 두 시간 가량 패트릭 랑보아제가 시키는 데로 바꾸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패트릭 랑보아제가 레스토랑에서 나올 때까지 그 자리에 있을 경우 5달러를 더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패트릭 랑보아제는 바꿔준 메시지가 효과가 없더라도 시도는 해보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패트릭 랑보아제는 그 피켓 뒷면에 새 메시지를 써 주었고 노숙자는 써준 문구를 사용해보겠다고 약속했다.

두 시간이 지나 친구들과 레스토랑 밖으로 나오는 길에 이 노숙자를 다시 만났는데 패트릭 랑보아제가 주겠다고 한 5달러를 극구 사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히려 노숙자가 오히려 패트릭 랑보아제에게 10달러를 주겠다고 고집까지 부렸다. 이유를 들어보니 패트릭 랑보아제가 저녁을 먹고 있던 두 시간 동안 무려 60달러나 벌었다는 것이었다. 보통은 시간당 평균 22달러에서 10달러 정도를 버는 이 노숙자의 입장에서는 진심으로 고마워 할 만도 했다. 이 남자는 패트릭 랑보아제에게 기어코 10달러를 쥐어 주었다. 이 남자를 컨설팅해준데 걸린 시간은 고작 30초 밖에 안됐던 것을 감안하면 시간당으로 계산해서 960달러를 번 셈이었다. 그렇다면 패트릭 랑보아제가 써준 새 문구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바로 이것이었다.

"배고파 보신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과연 이 메시지의 놀라운 힘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렬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실제적으로 마케팅과 영업을 할 때,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신제품 개발이나 각종 프로모션 활동에 많은 자본을 투입하지 않고도 고객에게 공감과 강렬함을 줄 수 있는 좋은 메시지 하나면 기업은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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