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서 '재치있다', '센스넘치는 유머' 등 좋은 반응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시국과 맞물려 긍정적 효과 창출
손님 대폭 줄어도 꾸준히 커뮤니케이션하는 안경원 많아
개학연기로 디지털 수업.강의늘면서 이에맞는 솔루션 필요

기획

"얼마 전 동네 지나다가 안경원을 발견하고 빵터져서 급하게 찍었어요. 코로나때문에 손님이 많이 줄어서 아마 홍보하시는 것 같은데 센스 있네요. 하하. 조만간 콘택트렌즈 구입하러 들러야 겠어요."

최근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해당 글에는 이미지 한 장이 첨부돼 있었는데 한 안경원 외부를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 속 안경원은 '손님 구함'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글에는 어디 지역인지, 안경원 상호가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지만 검색 결과 부산에 위치한 '안경ooo'였다. 이 글은 높은 조회수를 올리며 회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여러 커뮤니티에 복사되기도 했다. 댓글에는 '어? 우리 동네다. 조만간 한번 손님 맛 보여드려야겠네', '재치가 넘치는데?', '센스ㅋㅋㅋ',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런 유머로 함께 이겨내요' 등의 응원이 달리기도 했다.

물론 '손님 구함' 플래카드가 이번 코로나사태를 겪으면서 걸린 것인지 오래 전부터 안경원을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인지에 대해서는 안경원과 연락이 닿지 않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외출을 자제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해당 안경원의 '손님 구함' 플래카드가 큰 반응을 얻게 된 것이다. 비교적 많은 돈과 시간, 정성을 들이지 않고도 고객 입장에서는 가볍게 웃으면서 안경원을 각인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제외한 소상공인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람들이 집에만 있다보니 커튼이나 작은 가구 등 집안을 인테리어할 수 있는 품목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으며 오랜시간 휘저어야하는 달고나커피 만들기 등이 챌린지로 회자되는 것만 봐도 외출을 얼마나 꺼리는지 알 수 있다. 안경원도 예외는 아니다. 당장 앞이 안보이고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안경원 방문을 미루게 된다.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긴 만큼 손놓고 무기력하게 지내는 것보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소한 마케팅이 필요할 때다.

마케팅이라고 하면 흔히 거창한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위 사례처럼 간단한 플래카드, 포스터 등으로 시선을 끌거나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는 안경원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럴수록 더욱 전문성을 내세워 눈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기능성 제품을 적극적으로 처방하기도 한다.

안경원

안경업계의 대표적인 안경원 블로그로 통하는 '스펙타클(행복한 안경사)'은 2~3일꼴로 글을 게재하며 고객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그동안 해외 선글라스 브랜드 히스토리, 기능성렌즈에 대한 팁 등 안경과 관련된 정보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좋을 상식에 대해서도 꾸준히 올려왔다. 특히 코로나사태 이후로는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에 가장 최적화된 안경 선택 방법', '서울시 지원금으로 안경구매하는 방법', '달고나 커피 만드는 방법' 등의 글을 올리며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이 당장 매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탄탄한 고객층을 조금씩 확보해나가는 의미있는 마케팅이다.

1년 중 안경원 특수로 꼽히는 설 명절과 새학기 역시 큰 성과없이 보낸데다가 코로나가 언제쯤 잠잠해질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4월 중에는 개학하는 것으로 논의 중이고 대학생들로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있다. 컴퓨터를 보는 시간이 더 길어졌기 때문에 이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는 등의 전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손님구함'과 같은 가벼우면서도 톡톡튀는 문구들로 시선을 잡으려는 소소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
저작권자 © fn아이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