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회 안경디자인 공모전 대상 수상 오준서(영남대 산업디자인과) 학생

"학과 교수님이 공모전 추천
친형도 참여해 대상 수상도
인생 첫 대상… 못 잊을 듯"

 

지난달 22일부터 3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20회 대구국제안경전(DIOPS) 행사장 한 켠에는 역대 안경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을 받은 작품들을 전시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이중 2019년 대상을 수상한 오준서(영남대 산업디자인과) 학생의 'ALL DAY FRIEND EYE GLASSES' 작품이 다시한번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은 인생이라는 긴 여행을 떠나는 탐험가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언제 어디서든 함께 한다는 콘셉트를 통해 탄생됐다.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도 많은 열정 넘치는 오준서 학생이 때마침 서울에서 디자인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라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안경 디자인은 하면 할수록 정말 매력적"이라고 강조하는 그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려요. 거의 4년 전 일이지만 안경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 처음에는 정말 얼떨떨했어요. 사실 경험을 쌓는 것에 의의를 두고 진행했기 때문에 대상이라는 큰 상을 수상했을때 단번에 와닿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때가 1학년때였고 7개의 공모전을 함께 준비하고 있었는데 유일하게 안경디자인 공모전에서만 수상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고 저에게는 소중한 경험으로 남아있습니다. 

 

 

안경광학과가 있는 학교도 아닌데 안경디자인 공모전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알고 도전하게 됐나요?

- 학과 교수님이 추천을 해주셨어요. 여러 다양한 품목의 디자인 공모전이 있는데 안경은 1학년 학생들도 접근하기 비교적 편한 주제거든요. 안경은 시력보호를 위해서도 착용하지만 의류 등과 매치하기 편한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물론 혼자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었을 거에요. 남기철, 서혁준, 구경완 교수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고 선배들, 동기들도 좋은 조언들을 많이 해줬죠. 

 

 

오준서 학생은 심지어 안경도 쓰지 않네요. 어떻게보면 생소한 분야인데 안경디자인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공부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 맞아요. 사람이 착용했을때 안경의 편한 사이즈, 어떻게 해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지 정말 많이 공부하고 인터넷으로 찾아본 것 같아요. 안경을 끼는 친구가 안경원을 갈 때 따라가서 많은 안경을 구경하기도 하고 또 괜히 안경사 분께 이것저것 질문하기도 했어요. 안경은 단순히 디자인만 고려하는 제품은 아니잖아요. 사람 신체 중 중요한 부위인 눈에 가장 가깝에 닿기 때문에 디자인을 하면서도 많은 요소들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저는 오히려 제가 안경을 안 끼고 있기 때문에 더 창의적인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마 제가 안경을 끼는 사람이라면 그동안 착용해왔던 안경들이 머리속에 맴돌아서 실패했을 것 같네요. 하하. 

 

대상을 수상한 디자인 시안
대상을 수상한 디자인 시안
20회 공모전 때 출품한 캠퍼스 모티브 디자인
20회 공모전 때 출품한 캠퍼스 모티브 디자인
클립온 선글라스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
클립온 선글라스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

 

 

대상을 받은 'ALL DAY FRIEND EYE GLASSES'에 대해 소개 좀 해주세요. 

- 보통 물건 앞에 '인생'이 붙으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의미잖아요. 그래서 조금 깊게 들어가서 친구같은 안경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수영을 할 때도, 다른 스포츠를 즐길 때도 하나의 안경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만을 위한 커스텀 안경을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중세적인 감성과 파일럿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매치하게 됐습니다. 

 

 

대상을 수상한 뒤에도 안경디자인 공모전에 관심을 계속 갖고 있었나요?

- 물론이죠. 그 뒤로 두 번 더 참여했어요. 공식적으로 공모전이 열리지 않은 작년만 빼고 3회 연속 디자인을 제출했어요. 20회 공모전에는 '새로운 안경을 착용하는 것은 모험과 같다'는 주제를 놓고 캠퍼스와 각도기를 결합시켜 작업을 했고요. 21회 공모전에는 클립온 선글라스에서 모티브를 얻었는데 렌즈를 위로 들어올리는 형태가 아니라 좌우로 부착하는거죠. 안경케이스는 턴테이블 느낌을 살렸고요. 학과 내에서도 대상을 받은 전적이 있어서 부담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도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오준서 학생이 3년간 공모전에 도전하면서 주변 선후배들, 동기들도 안경디자인 공모전에 관심을 많이 보였을 것 같은데요.

- 안경디자인 공모전은 대구에만 있는 유일한 공모전이에요. 실제로 저도 준비하면서 후배나 동기들에게 같이 참여해보자고 적극적으로 알리기도 했어요. 저희 친형도 공모전에 참여해서 대상을 받았는데 형제가 모두 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정말 의미가 깊었죠. 형은 사람의 눈꺼풀에서 영감을 얻어서 안경케이스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눈꺼풀 같은 막을 내리면 안경 렌즈를 보호할 수 있는 디자인을 선보였어요. 

 

 

혹시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계신가요? 안경 디자이너도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 안경디자인 공모전을 3년간 준비하면서 당연히 안경 디자이너 진로도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안경 디자인은 하면 할수록 소재도 다양하고 매력적인 것 같아요. 저희 과를 졸업한 선배 중 한명이 아이웨어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안경관련 디자인 수업도 진행한 적이 있어요. 물론 저는 지금 휴학 중이라 수강하지는 못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만큼 안경 디자인 분야는 디자이너들에게 매력적인 분야인 것은 틀림없어요. 

 

 

본인이 디자인한 안경이 상용화된다면 어떨까요?

- 모든 디자이너들의 꿈 아닐까요? 자신이 디자인한 도안으로 실제 상품이 탄생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받았다는 의미잖아요. 물론 상용화가 되려면 더 많은 수정과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흔히 안경을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만 여기지만 그래도 전문가분들이 추천하는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듣기도 했고요. 그래도 10년, 20년 후 쯤에는 제가 디자인한 안경을 누군가가 착용하는 모습을 그려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해요.

- 올해도 안경디자인 공모전 문을 두들여볼 생각이에요. 제가 그동안 선배들의 도움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선배로 같이 출품을 독려해야죠. 안경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디자인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이렇게 계속 경험을 쌓고 미래를 준비하다보면 제가 디자인한 상품이 세상에 빛을 볼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게 안경이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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