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아이포커스 - 대한안경사협회

 

 

안경업계 전문 주간지 최다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주간 fn아이포커스가 (사)대한안경사협회와 함께 안경산업발전과 안경사 권익증진을 위한 하반기 공동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이번 캠페인은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인한 국내 경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안경사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으며, 안경사라는 직군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먼 미래에도 각광 받는 보건의료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이 있는 안경업계가 되기를 희망하며 앞으로 총 3회에 걸쳐 격주로 게재될 예정입니다.

 

 

전문안경사 제도 추진 TF위원회는 지난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강릉 한국여성수련원에서 '2022 한국 전문안경사 제도 운영위원(FCO) 워크숍'을 개최했다. 사진은 분과별 토론회 모습.
전문안경사 제도 추진 TF위원회는 지난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강릉 한국여성수련원에서 '2022 한국 전문안경사 제도 운영위원(FCO) 워크숍'을 개최했다. 사진은 분과별 토론회 모습.

 

전문가 집단은 한 국가를 이끌어가고 지탱해 나가는 원동력이 되고, 그 나라의 수준을 말해준다. 이에 정부는 국가 면허와 자격증을 발급해 한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그들이 그 분야를 발전시키고 원만히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법령과 제도를 정비해 준다. 특히 이 중에서도 보건의료 분야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분야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더욱 꼼꼼하고 타이트하게 관리하게 된다. 또 그들에게 면허를 발급해 줄 때는 일정 자격을 가진 이들이 국가가 인정한 시험을 통과해야만 관련 면허를 발급해주고 있다. 

안경사 제도는 1978년 대안협 전신인 안경인협회에 의해 민간 자격증으로 발급됐고, 1989년 '의료기사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국가면허 제도가 시작됐다. 법률 개정의 주 내용은 안경사는 안경의 조제 및 판매를 위해 도수조정을 위한 검사를 하는 것이 허용됐고, 안경사를 국가가 전문가로 인정하고 국민 안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면허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33년간 안경사에 대한 사회적 지위와 위상이 달라졌는지 모두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안경사 스스로 칭하는 전문가가 아닌 국민들이 바라보는 안경사는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 본다면 그들이 안경사를 전문가로 바라볼 수 있을지 의문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가격 경쟁에만 매몰돼 저마다 할인 현수막을 걸어 놓았던 적은 없었는지, 법망을 피해 교묘히 온라인 판매와 같은 방법을 통해 제품을 판매한 적은 없었는지, 단순히 매출을 높이기 위해 고객에게 무리한 고가의 제품을 강요한 적은 없는지 우리 모두 돌아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본지가 조사한 안경사 이미지를 묻는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안경제조 등 안경류 관련 기술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35.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눈을 검사하고 상담하는 안 전문가'가 29%,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이미지'가 18.3%, '안경류 관련 단순 판매자'가 17.2% 순으로 나타났다. 안경사를 안경관련 기술인이나 전문가가 아닌 단순 점주나 판매원으로 보는 경우가 35.5%로 나타난 것은 다소 충격적이기도 하다. 호칭을 묻는 질문에도 76.9%의 응답자가 선생님 대신 사장님으로 안경사를 부른다고 답했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쓰는 응답자는 13.2%에 불과했다. 

국가면허를 취득한 안경사는 33년 동안 국민들의 안건강을 위해 힘써오고 있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우리의 그것과 많이 다른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해 안경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였다. 

그렇다면 앞으로 안경사가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이하 대안협)는 '전문안경사(Certified Optometrist)'제도를 통해 안경사에 대한 사회적 위상과 지위를 제고하고자 하고 있다. 전문안경사 제도는 한국 안경사 면허를 소지한 자가 대안협이 운영하는 국제기준에 따라 옵토메트리스트(OPTOMETRIST)에 필요한 이론과 실무의 표준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위원회의 시험을 통해 지식적, 실무적, 윤리적 인증을 받은 실무전문가를 양성하자는 제도다.

대안협은 현재 한국 안경사는 사회적 위치와 법적 직무가 수십년간 정체돼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준비하고 수준을 높인 뒤에 법적인 지위나 역할을 정부나 관계부처에 요구해야 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문안경사 제도를 통해 안경사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직업적 가치 제고와 안경사의 독보적인 영역을 장기적으로 영위해 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안경사 제도는 33년 전과 다를 바 없이 정체돼 있는 동안 미국은 물론 영국 및 다수의 유럽 국가와 아시아 국가인 필리핀,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는 안경사를 조제가공사가 아닌 검안을 주업무로 하는 'OPTOMETRIST(검안안경사)'로 변화시켰고,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학제도 4년제로 상향 통일화 해가고 있다. 

안경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의 호칭은 전 세계적으로 조제가공사(OPTICIAN)라고 칭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안경사는 단순한 조제가공사로 보기 어렵다. 세계검안협회(WCO) 직무에 따른 분류에서도 한국 안경사는 OPTOMETRIST(검안사)로 분류하는데, 안타깝게도 현재 대한민국 법제처에서는 OPTICIAN(조제가공사)으로 분류하고 있다. 안경사가 수행하는 역할에 비해 법제가 따르지 못하는 데는 국민들의 인식 문제가 커보인다.  

전문안경사 제도 추진 TF위원회 민훈홍 위원장은 "한국 안경사 제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준비해 수준을 높인 뒤 이에 필요한 부분을 요구해야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100년 전 안경원을 운영하던 조제 가공사가 지금의 검안의(검안사)가 됐고, 검안사가 되기 위해 미국은 8년제, 호주는 6년제, 기타 국가는 4년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것은 어떤 경우라도 우리나라의 안경사라는 너무도 우수한 제도적 시스템과 환경을 무시하고 검안사라는 명칭으로 가고자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안경사는 굴절이상을 측정하고, 양안시 검사를 통해 눈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제도가 존재하는 국가처럼 검안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 안경 판매자 위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안경사 제도는 안경사라는 직업이 10년 또는 그 이후라도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선호하는 직업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라고 대안협은 강조하고 있다.  

김종석 협회장은 "정책의 추진은 단기 정책과 장기 정책으로 구분해 진행을 해야한다.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없는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은 힘들지만 누군가는 희생적 역할을 통해 장기적 안목의 정책이 꼭 필요하다. 협회는 집행부가 바뀌어도 바뀌지 말아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그를 위해 책임있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며 "바로 그러한 과제 중 하나가 전문안경사 제도다. 사실 전문안경사 제도가 시행된다고 해도 당장에 큰 변화가 이뤄지기는 어렵다. 아울러 그로 인해 즉시 큰 이익적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책임 의식을 가지고 후배들을 위해 직업적 가치를 제고시켜 나가야 할 책임적 의무를 다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 협회장은 "일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정책이다. 임원들은 물론, 회원들의 적극적 참여가 있을 때 우리의 미래를 밝히게 될 것이고, 모두가 함께 할 때 전문안경사 제도는 훗날 훌륭한 제도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전문안경사 제도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안경사의 전문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것이다. 업체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하고 수료증을 받아도 국민들이 안경사를 전문가로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실력이 좋은 안경사라도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고객들을 만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일이다. 안경사가 전문가로서 인정받는 일은 앞으로 수년 또는 십수년이 걸릴수도 있다. 전문안경사 제도가 도입이 되든 되지 않든, 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안경사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해나가야 할지 우리 모두가 고민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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