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적 이득 눈먼 안과의사회, 두고 볼 수 없다”

2016-06-05     김선민
인터뷰를 마친 신용일 원장이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용일 부평닥터스안경원

안경사 비전문가 매도 포스터 격분… 청와대 민원
협회, 강력대응 필요… 안경사 스스로 위상높여야

안과의사회의 무책임한 포스터 하나가 안경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당신의 소중한 눈 비전문가에게 맡기시겠습니까' 라는 표현을 씀과 동시에 '시력검사는 안과의사에게' 라는 문구를 강조한 해당 포스터에는 안경사를 지칭하는 표현만 안했을 뿐 비전문가라고 명시한 부분은 안경사를 떠올리게 한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시력측정을 안경원에서 하고 있는 상황에서(2016년 4월 본지 설문조사 결과 참조) 안과의사회의 이러한 단체행동은 안경사 집단을 비전문가로 매도, 시력측정을 위해 안경원을 내방하는 고객을 끌어와 자신들의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는 비양심적인 행동이다. 이에 안과의사회를 고발한 안경사가 있어 화제다. 안경사들의 권익을 위해 안과의사회의 횡포에 맞서고 있는 신용일 원장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국가권익위원회에 안과의사회를 고발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설명해달라.

▲ 처음보고는 안과의사회의 포스터라고 믿기지 않았다. 나도 안과에서 7년간 검안사로 근무했다. 안과내에서도 검안은 안경사가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안경사를 비전문가로 표현해놓고 안과에서는 안경사가 검안을 한다. 얼마나 웃긴일인가. 이런 포스터를 안과마다 붙여놓는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 안과에선 시력측정을 해주고 소비자에게 7천원을 받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안과가 받는 의료수가는 2만5천원 정도다. 반면 안경원은 무료로 시력측정을 해준다. 어떤게 소비자를 위한 일인가. 안과의사회의 뻔뻔한 태도를 참고 볼 수가 없었다. 대한민국 안경사도 정규대학을 졸업한 시력검사 전문가다. 그들이 비전문가로 폄하할 만큼 만만한 직군이 아니다. 의사가 검사를 하지도 않고 보험청구를 하는 안과의사들 보다는 청렴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왜 안과의사회가 그런 캠페인을 벌이는 것인가.

▲위에 잠깐 얘기 했듯이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 fn아이포커스 설문조사에도 봤듯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시력측정을 위해 안경원을 찾는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시력교정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안경원에 내방해 안경사의 정확한 검안과 처방을 통해 건강한 시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안과의사회는 시력측정을 자신들의 밥그릇으로 생각하고 안경원으로 부터 뺏어오고 싶어하는 것 같다. 가령 한달에 100명만 안과로 시력측정을 받으러와도 안과에서 수령하는 의료수가는 250만원이다. 이런 노다지가 또 어디있겠나.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보고있나.

▲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생각한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협회가 가만히 있는데 왜 혼자 나서서 잘난 척을 하냐' 라는 식의 비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하루라도 빨리 그러한 악성 포스터가 안과 내에서 사라지길 바래서다. 협회가 그런일에 신속하게 대처를 안하니 개인이 나선 것 아니겠는가. 청와대 신문고 민원을 시작으로 해 현재는 서초경찰서에 명예훼손으로 사건이 배당된 상태다. 앞으로는 협회 대 협회 간의 논의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안과처방전을 가져오면 만원을 지원해준다는 안경원이 있어 촬영해 뒀다.(작은사진 참고) 이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보내준 사진은 잘 봤다. 자신들의 영업방식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안과의사에게 우리가 을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안과의 10배가 넘는 소비자 시력측정을 감당해내고 있으면서, 우리는 비전문가, 안과는 전문가라고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매출 좀 올려보겠다고 전국의 안경사들의 위신을 깎아내려도 되는 것인가. 우리 안경사들 스스로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업계에 바람이 있다면.

▲안경사 생활을 하면서 한번도 경기가 좋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자신만의 특화된 분야를 발굴하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간다면 불경기도 타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닥터스안경원은 라식, 라섹 부작용이나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하는 고객들을 위해 그 분들에게 보다 심층적인 검안과 처방을 통해 건강한 시생활을 하실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는 소문을 듣고 안과가 아닌 우리 안경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 고객들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나간다면 매출은 저절로 상승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베테랑 안경사들이 더 대우 받을 수 있는 업계가 됐으면 좋겠다. 다른 전문직군에 비해 안경사는 스스로 안경원을 차리지 않으면 나이때문에 재취업이 힘든 상황이다. 앞으로는 20~30년차 안경사들도 대접받는 안경업계가 됐으면 좋겠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