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째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있는 직장인 A씨. A씨는 최근 콘택트렌즈 구매 패턴이 조금 달라졌다. "양쪽 다 해서 3만원인 렌즈 주세요"라고 말했다면 최근에는 "컴퓨터를 많이 봐서 눈이 쉽게 건조해지는데 좋은 렌즈 없을까요?"라고 말이다. 직업과 생활패턴을 얘기한 뒤 안경사가 추천해주는 렌즈를 구매한다.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B씨는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부터 눈에 투자하는 금액을 늘렸다. 대학생때는 예쁘면서 저렴한 렌즈 위주로 착용했다면 이제는 하루종일 껴도 눈이 편하고 쉽게 건조해지지 않는 프리미엄 렌즈를 고민없이 구매한다. 물론 가격 부담이 되지만 내 눈 건강을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콘택트렌즈 시장이 변하고 있다. 소비패턴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렌즈를 구매할 때 가격보다는 기술력과 디자인을 보고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눈이 편하다면 비싸더라도 기꺼이 지갑을 열고 디자인이 예쁘다면 눈이 조금 건조해도 아름다운 눈빛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한다.
시장이 위와 같은 흐름으로 자리를 잡아가다보니 콘택트렌즈 업계에서는 앞다퉈 자사의 기술력을 결합시킨 최상의 하이엔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탄력을 받은 제품군이 있다면 실리콘 하이드로겔 소재 렌즈다. 이미 글로벌 4개 사에서는 실리콘 제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고 국산 제조업체에서도 이미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실리콘 소재의 월간용·데일리 렌즈는 지난해보다 각각 20.1%, 18.6% 성장했다.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소비자들이 자신의 눈 건강을 위해 얼마나 신경쓰는지 알 수 있다. 제품만 좋다면 기꺼이 비싼 돈을 지불하고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내포돼 있다.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에서 실리콘 소재가 헤마 소재에 비해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점, 실리콘 렌즈를 아직 출시하지 못한 제조사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본다면 놀랄만한 성장률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헤마 소재의 뷰티렌즈도 소폭이지만 2.3% 상승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병렌즈가 사양산업이라고 하지만 디자인에 매료돼 병렌즈를 구매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매일 세척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팩렌즈보다 디자인이 다양함은 물론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주 원인이다. 평균적으로 병렌즈는 2만~3만원의 가격대로 형성돼 있지만 소재에 따라서 팩렌즈보다 더 고가로 출시된 제품들도 있다.
시장의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업계에서도 이 분위기에 동조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이다. 콘택트렌즈 제조사들은 최상의 자사 기술을 적용한 하이퀄리티 프리미엄 렌즈와 디자인에 집중한 뷰티렌즈 등 다양한 제품군들을 보유하고 있다.
뉴바이오 이학상 이사는 "우리 뉴바이오도 실리콘 소재의 클리어렌즈는 물론 디자인을 강화한 다양한 병렌즈를 출시하고 있다. 향후에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능성렌즈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고문길 부산시안경사회장도 "우리 안경원을 보더라도 가격 때문에 콘택트렌즈를 구매하는 고객은 10% 내외"라고 운을 뗐다. 고문길 회장은 "우선시 하는 사항이 착용감이다. 두 번째로 서클렌즈는 꼈을 때 미적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고른다. 가격은 그 이후에 고려할 사항이지만 이가 주원인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정 브랜드를 지칭해서 "OO 주세요"라는 소비자들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가격이나 브랜드보다는 제품 자체를 보고 선택하는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게되면 안경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프리미엄 라인으로 꼽히는 고가의 실리콘렌즈를 망설임없이 구매하려면 안경사들의 상담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경원 매출향상을 위해 프리미엄 렌즈를 적극적으로 상담·판매하고 있는 강남 아이스크림안경 임용진 원장은 "앞으로 콘택트렌즈 시장은 프리미엄 라인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안경원에서 취급하는 프리미엄 렌즈인 아큐브 트루아이나 알콘 에어렌즈·워터렌즈를 한 달 평균 50팩 이상은 판매하는 것 같다. 특히 하이엔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안경사에 대한 신뢰도와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단골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노하우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