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와의 전쟁-반값 할인 전성시대

2016-07-25     김선민
김 선 민
fneyefocus 기자

본격적인 여름 시즌으로 들어섰다. 기상예보에선 연일 폭염, 무더위, 열대야와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들린다. 한참 뜨거워진 날씨만큼 수입, 국산 할 것 없이 선글라스 시즌을 맞아 아이웨어 업체들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는 낮익은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베스트 모델을 저마다 깔아놓고 소비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른바 재고와의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선글라스는 여름시즌을 지나면 소매기준 판매량은 급감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을 사전에 막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반값, 특가, 1+1 등 소비자들의 구미가 당기는 어구들로 할인행사를 펼치고 있다.

온라인은 더 볼만하다. 유명한 선글라스 브랜드를 한번 검색해보면 이게 도매가인지 소매가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 누가 더 싸게 파는지 경쟁이 붙은게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입 브랜드 선글라스가 안경원에서 판매되는 모습은 국산 명태 만큼 보기 어려운 광경이 됐다. 이를 바라보는 안경사들의 시각은 물론 곱지 않다. 얼마 전까지도 대형 수입사의 소비자 직판으로 대한안경사협회와 업체 간의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수입사의 소비자 직판을 가만히 두고 볼 수 밖에는 없다. 안경테·선글라스는 공산품, 말그대로 공업적인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제품으로 의료용구가 아니다. 안경원이 아닌 곳에서 얼마든지 판매와 구매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할 어떠한 근거도 없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협회에서 기술료를 청구하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위해 노력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소비자들을 어떻게, 얼마나 설득해야 할지 가늠이 서지 않는다.

이처럼 안경원 입장에서도 답답할 노릇이지만 도매사들도 마찬가지다. 소매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도매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회사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소비자 직판을 하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누구의 생각이 옳다고 꼭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안경원과 도매사 입장을 떠나 업계에 몸담고 있는 동종업계 종사자로써 서로간의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 나만 힘든 세상이 아니다. 내가 힘들면 남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조건에서 누가 얼마만큼 현명하고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지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아닌 너, 네가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삶은 공평하지 않다. 하지만 공평한 삶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 볼 수는 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다. 지금의 나를 비롯한 모두가 최악의 업계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