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가 아닌 우리가 먼저를 생각할 때
2016-08-20 노민희
김 선 민
fneyefocus 기자
지난주 유력 경제일간지에서 '바지 안경사 내세워 직영점 운영한 L사 대표 재판에'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게재됐다. 이 기사를 접한 안경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L사 대표 H씨가 안경사 명의를 빌려 안경원을 운영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는 내용이었다. H 대표는 서울 명동과 강남, 노량진, 마포 등 모두 9개 직영점을 타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안경사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언젠가는 터질 줄 알았다", "1인 1안경원 운영 원칙을 강화해 지분투자 등도 싹 뿌리 뽑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검찰조사를 강화해서 문제있는 안경원들 전부 조사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보이고 있다.
사실 업계에서 면허대여, 1인 다업소 안경원 운영, 지분투자 안경원 등의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현행법상 안경원은 안경사 한사람이 1곳만 운영할 수 있도록 돼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관행으로 치부하며, 의료기사법에 명시돼 있는 1인 1업소 조항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아 왔던 것이 사실이다.
안경업계가 타 업계에 비해 면허대여 등에 더 엄격할 수밖에 없는 것은 눈을 다루는 준의료인이라는 타이틀 때문이다. 단순히 선글라스를 팔고 고객들이 요청하는 도수에 맞춰 콘택트렌즈를 전달하기만 한다면 자격이 필요없지만 국민들의 안보건과 건강한 시생활을 위해 소중한 눈을 살피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안경사라는 직군을 국가에서 의료기사로 분류해 정해진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안경업계의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소매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고 안경류에 대한 수요가 백화점이나 온라인 등으로 분산되며 안경원들은 근래 한참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안경원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남들보다 더 많이 팔기 위해 상도덕을 무시한 과도한 할인판매 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또 일부 도매업체는 가품을 진품인양 속여 소비자 또는 안경원에 판매하며 시장의 물을 흐리기도 한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와 같은 이기심이 안경업계의 현재는 물론 미래마저 어둡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내가 먼저가 아닌 우리가 먼저라는 업계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 위한 노력이 남을 불편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모두가 돌아봐야 할 때다.
ratio1234@fneyef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