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더니…

2016-10-03     노민희


노 민 희 기자

안경사 국제학술대회가 최근 열렸다. 일본, 마닐라 등 세계 석학들은 물론 국내에서도 내로라하는 강사진을 초빙해 안경사들이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은 물론, 바쁜 생업 탓에 자주 만나지 못했던 동료들이 한 자리에서 우애를 다지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 한 쪽에 마련된 업체들 부스전시를 통해 신제품을 발빠르게 만나보기도 하고 취급하지 않았던 제품을 접할 수도 있다. 실제로 존슨앤드존슨 비전케어가 11월에 출시할 예정인 아큐브 오아시스 원데이 렌즈의 경우에도 첫째날 점심시간을 활용, 런치 심포지엄을 통해 정보를 알리고 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이틀간 열린 학술대회에는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같은 강의들이 구성돼 있었다. 안경렌즈, 콘택트렌즈, 광학기술, 검안법 등 최신 정보는 물론 평소 안경사들이 접하기 힘들었던 스포츠 비전이나 소야 약시 판단, 피질시각 장애에 의한 시력상실 등 학술적인 내용도 담았다.

행사 프로그램만 놓고 보면 알차다. 꽉꽉 채워진 강의일정으로 '국제학술대회'에 걸맞게 구성됐다. 그런데 어딘지 아쉬운 느낌이다. 마치 큰 잔치라고 동네방네 소문나서 가봤더니 막상 먹잘 것 없어 배고픈 느낌이다.

현장에서 만난 여러 지인들이 하는 얘기에 따르면 "인원을 채우지 못해 협회 지인을 총동원했다더라. 실제로 돈 받고 입장권을 구매한 안경사는 극소수다"라던가 "업체에 요구한 협찬비용이 어마무시하다더라. 그래서 우리도 그렇고 OOO 기업도 참석을 포기했다" 등의 뒷말이다. 평소 친분이 있는 한 안경사는 "강의 들으라고 해서 와봤더니 같은 시간에 여러 강의를 묶어놓고 어떤 것을 들으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루머라는 녀석이 사실 어느 장소에서든 쉽게 나돌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잘 짜여진 각본도 허점은 있고 인기가 높은 아이돌도 안티가 있듯이 말이다. 큰 행사에서는 항상 "~카더라"라는 뒷말이 돌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 학술대회는 100% 루머라고 볼 수 없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 흐름이 그렇다. 개막식이 끝난 뒤 우르르 빠져나가는 사람들 모양새나 절반도 미쳐 채우지 못한 강의실의 모습,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모습 때문이다.

김영필 협회장은 개막사에서 "안경사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향후에도 국제학술대회 같은 행사를 주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열리는 이런 행사에는 부디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더 알차게 진행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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