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다
2017-02-17 노민희
참 어려운시기다. 국가는 물론 업계는 더 큰 위기다. 정부의 규제완화 움직임, 연관 단체들의 견제 등은 차치하고라도 크게 두 가지 정도가 우리 업권을 흔들고 있다.
현재 인구대비 안경원 숫자는 분명 공급과잉이며 포화 상태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경쟁체제하에서 이러한 현상은 자연적인 것이기에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가 현재의 환경을 극복하고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를 우리 안경사 모두 자각하고 있고 방법 또한 알고 있지만 서로 눈치싸움만 하면서 쉽게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한편, 함께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 얘기들을 할 수 있을 기회가 나에게 주어질 ?마다 토로하는 내용인데 백번을 거론해도 부족하지 않기에 또 호소하는 마음으로 외쳐보겠다. 아래 제기하는 문제만 개선이 된다면 안경원의 공급과잉 현상은 충분히 극복되고 안경사의 사회적 가치 상승과 더불어 생업의 확장됨은 물론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크게 두 가지 정도의 문제가 있지만 우선 한 가지만 호소하고자 한다.
최근 국가면허를 소지하고 국민 안보건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임하고 있는 우리 안경사들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그 이유는 안경원 외의 곳에서 안경테, 선글라스를 구매한 뒤 안경원에서는 안경렌즈만 구입하거나 무료 피팅을 요구하는 고객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다소 미안한 마음을 갖기도 했으나 이제는 당연하게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국가에서는 한 분야에 대해 종사자의 전문성을 살려서 제도화하기 마련이다. 국민에게도 물론 편의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종사자들의 일방적인 희생과 봉사만으로 편의성이 조성되기를 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에서 나서서 업권보호를 해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러 상황들이 맞물린 지금 안경사는 반쪽 전문가로 전락해가고 있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안경테의 의료기기화이지만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현실에서는 우리 스스로가 지킬 수밖에 없다. 제반규정으로 인해 담합적 환경은 제약이 따르지만 우리의 기술적 가치에 대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청구하는데 있어서는 단호함도 필요하다. 이를 거부하는 고객은 과감히 내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안경사 선·후배님들 모두 큰 돈을 들여 안경원 문을 열었고 오랜 시간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며 면허를 취득했고, 그 이후로도 보수교육 등으로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이렇게 노력한 것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에 대해 눈치보거나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현재 많은 안경원들이 돈을 들여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없는 이유도 매출보다 홍보비로 더 많은 돈을 지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물론 이 상황을 안경원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것으로만 비춰지게 해서는 안된다. 품질검증이나 제조·공급처를 전혀 검증할 수 없이 유통되는 제품들은 보증할 수도 없고 국민들의 안보건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