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상들, 중국 현지서 한국제품 운반도 어려워 4월 디옵스 단체관람 고민 등 혐한 분위기 심화 中 관광객 감소로 남대문 안경원도 덩달아 울상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 도입에 따른 중국의 보복 움직임이 심상찮다. 한국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물론이고 한국을 방문하려는 관광객들 마저 정부차원에서 막고 있는 모양새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중국 수출 둔화로 인한 파급력은 과거 중.일 영토분쟁 당시 일본보다 그 피해가 더 클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약 17조2000억 원) 하락할 것이란 분석 결과와 함께 글로벌 투자은행들 역시 중국의 사드 보복과 국내 정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애초 전망치인 2.4%에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7일에는 현지 진출 유통기업인 롯데마트 총 99곳 중 39곳이 소방 안전시설 미비라는 이유로 영업정지를 당한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중국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역시 극에 달하고 있다.
사드로 인한 한국과 중국간의 갈등이 깊어지며 안경업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안경테 수출 기업이나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탄핵정국이 장기화되며 현재 사드 문제를 풀어나갈 관련당국의 조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는 점도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도매업체에 국산 안경테를 수출하는 세화콜렉션 이태원 대표는 "중국 도매상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국 제품을 들고 밖에 나다니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단양의 도매상의 경우에는 4월에 열리는 대구국제안경전(DIOPS) 단체 관람을 망설일 정도로 중국 본토의 혐한 분위기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생산 제품을 들여오는 경우에는 아직까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과거 보다 통관절차가 까다로워졌다는 수입업체들이 얘기가 많이 들린다. 현재와 같이 중국과 갈등이 오래 지속된다면 수출업체들은 물론이고 OEM 제조사들마저 휘청거릴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인한 피해는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 현지 분위기는 국내에서 알고 있는 것보다 더욱 심각하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중국 진출 기업인 A업체 관계자는 "롯데 같은 대기업도 강제로 문을 닫게 하고 있다. 우리같은 중소기업은 더욱 가슴을 졸일 수 밖에 없다. 중국 현지에는 한국 제품 구매는 물론이고 관광마저 정부차원에서 막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아닌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가 본격화됨에 따라 중국외의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안경의 경우 중국시장이 거대하기는 하지만 자국의 생산시설과 기술 수준이 한국과 큰 차이가 없어짐에 따라 한국 브랜드에 대한 프리미엄이 점차 줄고 있어 중국외 시장으로의 진출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 안경테 제품을 수출하는 B업체 관계자는 "중국 안경시장에서 한국제품의 인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시장만 크다고 해서 만만히 볼 곳이 아니다. 또 중국의 제품 역시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생산력 만큼은 중국이 앞선다고 볼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다른 아시아국가에서 안경을 비롯해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좋다. 제품력만 뒷받침 된다면 한국 기업들에게는 더 큰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수출저변 확대 측면에서 보면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가 오히려 우리에겐 득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한국 관광 제재 조치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로 안경의 메카 남대문시장 안경원들도 연일 울상을 짓고 있다.
남대문 인근 안경원에서 근무하는 C안경사는 "작년 사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더니 최근에는 확 줄어든 느낌이다. 실제 남대문 시장 주변에만 와봐도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매출 타격도 있는 것으로 안다. 정부차원에서 조속히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