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는 주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남아메리카에 주로 분포한다.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나뉘어진 양 대륙에 분포하는 것을 보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가 나뉠때 서식지가 나뉘어져 서로 각자 진화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영장류의 한 종(species)인 '사람 sapiens'은 예외다.
그들은 두 대륙이 나뉜 이후 아프리카대륙에서 진화했지만, 특이하게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문에 태평양을 건너 오스트레일리아로, 그리고 빙하기로 바다의 수면이 줄어들었을 때에 베링해협을 건너아메리카대륙으로 이주를 했다.
사인배열(SINE)에서도 언급했었지만, sine 배열 또는 line(long?interspersed nuclear elements) 배열을 이용하면 두 종의 진화적 거리를 알 수 있다. 그들은 영장류들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다음과 같은 진화계통도를 만들었다.
여기서 세가지 색으로 표시된 것은 사람처럼 3원색 색각을 가지고 있는 영장류, 두가지 색으로 표시된 것은 2원색 색각을 가진 영장류들이다. 보시다시피 구대륙(아프리카, 아시아) 영장류들은 모두 3원색 색각을 가지고 있지만 신대륙(아메리카) 영장류들 중에서는 오로지 하나, 짖는 원숭이(고함원숭이) 뿐이다. 어떻게 해서 신대륙원숭이들 중에 짖는 원숭이만이 삼원색 시각을 가지고 있을까?
구대륙원숭이와 짖는 원숭이만이 가지고 있는 삼원색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가설이 가능하다.
첫째, 구대륙원숭이와 짖는원숭이의 공통선조가 3원색을 가지게 되었고, 그들을 제외한 다른 원숭이들은 모두 3원색 시각을 잃었다. 새로운 유전정보가 만들어지기보다는 유전정보를 잃는 것이 쉽다는 면에서는 위와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다만 색각의 진화에서 보듯 색각의 퇴화는 동굴생활이나 야행성처럼 빛이 없는 곳에서 활동할 경우에 일어난다. 야행성이 아닌 주행성 원숭이들 사이에서도 색각의 퇴화가 일어난다는 것이 납득하기가 힘들다.
둘째, 구대륙원숭이의 공통조상과 짖는 원숭이에게서 똑같은 진화가 일어났다. 과연 3원색으로의 진화가 두번 일어날 수 있었을까?
과학자들은 구대륙원숭이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그들이 3원색을 볼 수 있도록 만든 유전자중복의 흔적(염기쌍 236개의 흔적)을 찾아냈다. 마찬가지로 짖는원숭이의 유전자에서도 중복의 흔적을 찾아냈다. 그 흔적은 구대륙원숭이에 비해 훨씬 길었다.
즉, 구대륙원숭이의 3색각진화와 짖는원숭이의 3색각진화는 서로 다른 사건이었음을 알 수 있다.
더욱이 구대륙원숭이에 있어서 중복된 부분에 일어난 돌연변이는 약 5%에 이른다. 하지만 짖는 원숭이의 변이량은 2%대에 불과하다. 이것은 구대륙원숭이에 비해 짖는원숭이에 일어난 변이가 훨씬 늦게 일어났다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