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치를 당당히 청구하자
2017-04-14 노민희
김종석 서울시안경사회장
혼돈과 갈등 속에서 맞이한 봄이지만 희망을 가지고 웃으며 화합하라는듯 꽃들이 만발하고 있다.
꽃이 만발한 곳마다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봄을 만끽하는 이들을 바라볼때면 흐뭇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안경사들은 멋지고 아름다운 것들을 보며 여유를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우리가 잃어버렸던 선글라스 시장을 찾으려는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도하기도 전에 안경원에서만 판매할 수 있던 도수테도 심지어 의류매장에서까지 판매하며 액세서리화 되고 있다.
안경사들이 유통과정이나 품질을 전혀 검증하지 않는 제품들이 여러 곳에서 무분별하게 유통돼 그곳에서 구매한 제품을 가지고 안경원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피팅이 되지 않은 선글라스와 안경원 외에 곳에서 구매한 안경테 등은 국민들의 안건강에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다분하다.
이러한 환경에 놓인 우리 안경사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시력검사, 조제가공, 피팅 등 기술을 연마하고 고액의 비용을 투자해서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무상으로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안보건 중 한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업권이 파괴되는 것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규정은 당연히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그 규정이 현실적으로 당사자들의 업무를 위축시키고 업권을 축소한다면 재고하고 시정하는 것이 옳다. 안경테가 의료기기화 되지 않고 공산품인 현 상황에서 비정상화 돼가는 유통형태를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기술료 청구 실시일 것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기술료 청구를 실시한 부산시안경사회에 담합행위라는 명목으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안경업계 현실을 도외시하고 국민들에게 질 높은 안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고 생각한다. 너무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마음이다.
이번 일이 과연 부산시안경사회에만 국한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전국 안경사협회와 회원들이 힘을 모아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당당히 청구하고 이를 토대로 국민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간혹 해외 어느 나라를 가면 식당의 반찬을 추가로 주문할 경우 비용을 지불한다. 안경클리너, 부품, 케이스 등도 유료화된 곳이 많다. 우리는 서비스로 제공하는 품목들의 원가도 절대 낮지 않다. 그런데 옆 안경원과의 경쟁으로 클리너, 케이스 등을 포함해 너무 많은 항목들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시행한 일이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 어떤 누구도 해주지 않는다. 우리가 해야 할 문제다. 동료들 눈치를 보지 말고 먼저 바뀌면 그에 따른 나비효과는 클 것이다. 국민들에게도 당당한 서비스 비용을 청구할 수 있으며 정상적인 유통질서를 확립함과 동시에 업계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물론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안된다는 생각보다는 함께 해보자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