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 큰 무기… 착한 프랜차이즈 만들고 싶어요”

2017-06-02     노민희
창업협동조합 'YO'
좋은 제품 저렴하게 판매
본사.가맹점 현구조 탈피
소비자.안경사 모두 윈윈
업계 긍정적변화 힘보태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2017년 청년협동조합 창업공모전'에서 이진우.김형준 안경사 두명으로 구성된 'YO'팀이 대상을 차지했다. 올해 창업공모전에는 총 70개 팀이 응모했으며 그중 1차 서류심사, 2차 대면심사를 통해 24팀을 선발했다. 그중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도, 사업모델의 적정성, 지속 가능성·일자리 창출 역량 등 다양한 범위 내에서 심사를 펼친 결과 'YO'팀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이 창업공모전 도전은 마치 '운명'과도 같이 이뤄졌다. 평소 프랜차이즈 아이템을 생각하던 이진우 안경사와 그의 말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따라와준 김형준 안경사의 팀워크가 빛을 발한 것이다. 준비기간도 그리 길지 않았다. 고작해야 한 달 남짓. 그럼에도 70개 팀 중에 대상의 영광을 차지했고 결론적으로 안경사 명예를 드높이는데 한 몫 했다. YO팀의 이진우·김형준 안경사를 5월 어느날,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제 운동화끈을 단단히 매고 출발선 앞에 선 이들의 각오를 들어볼 수 있었다.


―대상 수상을 축하한다. 혹시 조금이라도 예상을 했나.

▲이진우 안경사(이하 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가 준비한 사업보고서를 발표하는 시간에도 다른 경쟁 팀들은 PPT 자료를 화려하게 준비해서 막힘없이 발표했는데 우리는 겨우 한글문서에 계획을 꾹꾹 눌러담아 정성스럽게 발표하는 수준이었다. 발표를 마치고서도 우리 둘이 '아~ 안되겠는데'라고 반은 포기했을 정도니까. 그래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연락을 받았을때도 얼떨떨했다. 그래도 드디어 우리가 생각했던 계획을 펼칠 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기뻤다.

▲김형준 안경사(이하 김):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끝없이 했던 것 같다. 그래도 도전하기로 결심한 이상 재미있게 최선을 다해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해보자는 것이 다짐이었다. 그 노력을 대상으로 보상받은 것 같아 기쁘다.

―두 사람의 인연이 궁금하다.

▲김: 몇 년 전에 같은 안경원에서 근무했던 것이 인연이 돼 오늘까지 이어졌다. 거의 하루종일 붙어 있으면서 많은 얘기들을 나누면서 '이 형이 참 괜찮은 사람이네'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같이 일하면서 느꼈던 안경원 시스템이나 직원들의 근무환경 등에 대한 고민도 나눌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의견이 잘 맞았다. 그래서 형이 이번 공모를 같이 준비하자고 제안했을때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공모전에 참가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 사실 본격적으로 자료를 만들고 발표를 준비한 기간이 한 달이지만 공모내용은 사실 몇 년 전부터 내 머리 속에 항상 있던 내용들이다. '이런 걸 해보면 어떨까'에서 '그래 한 번 도전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바뀐 것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한 달인 것이다. 계속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창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지 않나. 그 부분이 여의치가 않았다. 안경사로 생활하는 동안 직원으로도 근무했었지만 내 안경원도 차렸었고 그 안경원을 정리도 하면서 수중에 창업자금이 여유롭지 않았던 것이 가장 컸다. 그러던 중 안경사 선배가 창업공모전을 알려줬다. 그 선배가 지금은 다른 일을 하지만 자신도 창업공모전을 통해 다른 일을 찾았다고 하면서 추천해줬다. 그렇게 관련 내용을 찾아보고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를 하다보니 공모전 기간이 정말 딱 한 달 남았더라. 그래서 부랴부랴 준비해 참가하게 된 것이다.

―힘들었던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

▲김: 안경원에 근무하면서 공모전을 함께 준비하려다보니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업무에 조금 소홀해지는 것이 힘들었다.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도 미안하고 나 스스로에게도 화가 났다.

▲이: 가족들에게 미안했다. 다니던 안경원을 그만두고 여기에만 매달리다보니 밤낮도 없어지고 당장 수입을 가져다주지 못했던 것이 마음 아팠다. 그래도 잘 이해해줘서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또 생각과 현실이 많이 다르다는 점도 힘들었던 것 같다.

―창업공모 내용이 중간유통을 없애고 질 좋은 안경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확 와닿지 않는데 어떤 사업인지 설명해줄 수 있나.

▲이: 아직은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별로 없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막 태어나서 한 번 우렁차게 운 수준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정의해서 말씀드린다면 '착한 프랜차이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렇다고 기존의 안경 프랜차이즈가 나쁘다는 의미는 물론 아니다(웃음). 다만 우리는 본사, 체인점의 관계에서 벗어나고 누구든지 사장이 될 수도 있고, 누구든 직원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가맹점이 많이 늘어나면 본사가 더 많은 매출을 올린다. 그런데 그런 개념이 아니라 이 프랜차이즈와 함께하는 모든 안경사, 제조사, 관계자들이 그 혜택을 나눠갖는 개념이다. 이 구조가 정착되면 소비자에게도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고 업무환경때문에 안경업계를 떠나는 젊은 안경사들에게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금으로 500만원을 받았다. 어디에 쓸 예정인가.

▲김, 이: 개인적으로 좋은 시간을 보내는데 쓰지 않을까. 물론 대부분의 상금은 앞으로 활동을 위해 비축해둬야 할 것 같다. 하하.

―공모전을 주관한 기획재정부로부터 앞으로 어떤 지원을 받게 되나.

▲김: 우선 아이쿱생협과 연계해 사업 멘토링을 꾸준히 지원한다. 또 1차로 사업 준비금을 지원한다. 그리고 6개월 뒤 그동안의 활동과 성과를 발표하면 또 지원금을 주는 방식이다.

▲이: 6개월간은 아마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사업준비금을 소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랜차이즈인 만큼 사람이 곧 재산이다. 우리와 뜻을 함께할 좋은 사람들을 많이 확보해 나가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끝으로 계획이나 포부를 듣고 싶다.

▲이: 최근 SNS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명랑 핫도그'가 이 창업공모전의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하더라. 우리도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다보면 명랑 핫도그 만큼의 폭풍을 몰고올 수 있지 않을까. 우리 YO로 인해 안경업계에 좋은 바람이 불고 변화하려는 의지가 생기고 더불어 전문성도 강해지는 것이 최대 바람이다. 안경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다같이 잘먹고 잘사는 모습을 꿈꾼다.

▲김: 몇 달간은 아주 고생할 것이다. 또 그 후에 몇 달을 고생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가 과연 50세에도 안경사 일을 하고 있을까라고 떠올려본다면 지금같은 모습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꼭 성공적으로 이루고 싶다. 잘 다니던 안경원까지 그만뒀다. 우리 YO의 활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