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104명에 시력검사.안경 선물… 해맑은 미소에 ‘힐링’

2017-06-09     노민희
아이젠트리, 마리아수녀회 산하 아동양육시설 부산 마리아꿈터 찾아 봉사활동
주동일 원장 등 10명 참여
휴비츠서 장비 지원도





아이젠트리(대표 마용덕)가 지난 3일 (재)마리아수녀회 산하 아동양육시설인 '부산 마리아꿈터'를 찾았다. 이날 행사는 나눔문화 확대 및 행복한 세상을 함께 만들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아이젠트리는 지난 2015년 마리아수녀회와 협약을 맺은 뒤 매년 2회씩 수녀회 산하 기관에 소속된 아동들을 대상으로 재능나눔을 펼쳐왔다.

마리아꿈터에는 6세부터 11세까지 아동 104명이 지내고 있다. 이들은 아낌없는 애정을 듬뿍 받고 자라고 있지만 전문적인 의료지원에서는 조금 취약하다. 이 때문에 제때 검사를 받지 못하거나 시력이 맞지 않는 안경을 착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아동들이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아이젠트리가 두 팔을 걷어 부쳤다.

아이젠트리 최용준 교육원장은 양안시이상 검사를 담당했다. 정밀검사가 필요한 아동과 일반 굴절 검사만 필요한 아동을 구분하기 위해 △외안부 검사 △자동굴절력계 및 검영기 검사 △폭주근점 검사 △조절력 검사 △원근 사위량 검사 △감각 검사 △버젼스 검사 △약시 검사 △안구운동 검사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양안시에 이상이 있는 아동은 정밀한 검사를 통해 증상을 세심하게 관찰했으며 양안시 이상이 없는 아동은 휴비츠에서 지원한 검안차량에서 굴절검사가 이어졌다.

굴절검사는 아이젠트리 화명점 류기돈 부장이 담당했다. 검사는 △자동굴절력계 검사 △구면 도수 검사 △난시축 및 도수 정밀 검사 △편광분리 양안 조절균형 검사 △장용 검사 등이 이뤄졌다.

검사가 끝난 아동들은 처방전을 들고 1층 안경테 진열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여러 디자인을 직접 써보고 고르면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안경테를 고르는 아동들의 얼굴에 미소가 한껏 떠올랐다. 형형색색의 안경테가 아이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준 듯 했다. 안경테를 선택하면 아동들의 도수에 맞춰 렌즈를 주문한 후 아이젠트리 본점에서 일괄적으로 조제를 진행한다. 일주일 정도 후 다시 방문해 피팅까지 지원하게 된다. 검사부터 안경 가공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 셈이다.

이날 봉사자는 총 10명이 참석했다. 그중 아이젠트리 경남대점 주동일 원장은 매장이 바쁜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아내와 함께 참석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아이젠트리 주동일 원장은 아내와 참석해 이번 행사에서 어린 아동들을 상대하면서 봉사의 참 의미를 알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모든 행사에 참석하며 적극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젠트리의 사회나눔 정신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부산 마리아꿈터 담당자에 따르면 "아이젠트리에서 나온 관계자 중 한 명이 검사를 진행하는 차량 내부에 테이프와 핀을 이용해 전체적으로 검은색 암막 커튼을 설치하더라. 보기에도 힘들게 설치하고 있어 이유를 물었더니 '조명이 너무 밝아 측정의 오차가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하더라. 작은 오차로 인해 정밀한 시력검사가 되지 않아 안경을 썼을때 아동들이 불편함을 느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때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이젠트리가 진행한 봉사는 2년간 다양하게 이뤄졌다. 마리아수녀회, 홀트아동복지회, 만사소년(청소년회복센터) 등 소외계층을 꾸준히 방문해 시력검사를 진행하고 무료로 안경을 나눠주는 한편, 후원금까지 전달하고 있다. 이밖에도 경북과학대학교와 협력을 통해 세계 난민 안경 지원, 무료 연탄배달, 장학금 지원 등 사회나눔 활동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월에는 법원 위탁 대안가정인 만사소년 내 부산·창원지역 청소년 80명을 대상으로 재능나눔을 펼쳤다. 평소에는 반항심을 보이기도 하는 청소년이지만 이날 만큼은 안경사들의 손길에 이끌려 차분하게 검사에 임했다. 안경테를 고를 때에도 그 여느때보다 신중하게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아이젠트리는 오는 7월에도 홀트아동복지회와 마리아수녀회에 기부 후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전국 가맹점에서 매년 가정의 달인 5월은 맞아 한 달 동안 매출의 1%를 기부금으로 후원하고 있는데 올해 가맹점이 늘어난 만큼 금액도 더욱 커졌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 향후 아이젠트리안경은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안경봉사활동으로 좀 더 많은 소외계층에게 다가가는 것을 희망한다.

아이젠트리 마용덕 대표는 "아이젠트리의 사회환원화 사업인 '행복한 세상 만들기 안경지원 행사'를 정착해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며 "아동 및 청소년이 밝은 미래를 꿈꾸며 설장할 수 있도록 우리는 맑고 밝은 시야를 제공하는 것이다. 나눔문화를 확산하면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이젠트리의 기업이념이다"고 강조했다.




<경남대점 주동일 원장>
"작은 나눔이 큰 행복"
아이젠트리라는 상호명을 2015년 10월에 달았다. 아이젠트리를 선택한 이유는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고급 하우스 브랜드 제품을 구성해 고객에게 더 다양한 제품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과 색다른 인테리어, 고객응대 매뉴얼 등이 있었다. 아무래도 우리 안경원을 찾는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유다.

우리 경남대점은 주로 대학생 등 젊은 계층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번화가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아이웨어 트렌드에 맞춘 제품 구성으로 아이젠트리를 선택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매출도 안정적으로 향상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더욱 내 선택에 대해 스스로 뿌듯했던 일이 생겼다. 바로 나눔, 봉사를 실천하는 아이젠트리 기업 이념 때문이다. 사실 아이젠트리라는 상호를 달고난 뒤 1년도 되기 전에 5월 한달 매출의 1%를 봉사활동을 위해 기부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는 많이 부담되고 부당하다는 생각까지 했다. 봉사에 익숙하지 않은데 단지 아이젠트리 전통이라는 이유로 큰 금액을 기부해야 한다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난해 6월, 기부금을 송금하고 나서도 내가 적극적으로 원하던 봉사활동이 아니라 떠밀려서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여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만사소년 봉사활동에 참석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의 전화를 받았다. 마지못해 부산 화명점 지원을 나갔다. 더구나 비행청소년을 지원하는 단체에 봉사활동을 간다니 더욱 색안경을 끼게 됐다. 그런데 직접 현장을 방문한 결과 내 예상은 와르르 무너졌다. 청소년들의 표정은 너무 밝았으며 우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우리 손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최용준 원장이 시력검사를 하면서 그곳에 있던 청소년들에게 '우리는 네 편이야'라고 긍정적인 말을 건네는 모습을 보면서 난 '아! 내가 그동안 너무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아주 사소한 작은 나눔이지만 정말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리고 내 마음의 문은 활짝 열렸다.

이번 마리아꿈터의 어린 천사들을 만나러 오면서도 내가 이들에게 베풀고 봉사활동을 하러 온다는 생각보다는 내 마음을 힐링하러 온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봉사란 이런 것이 아닐까. 내가 주고 있지만 오히려 내가 받는 것이 더 많다는 행복한 즐거움 말이다. 앞으로 시간이 허락하는 한 더 많이 참석해 아이젠트리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작은 보탬에 될 계획이다.




<화명점 류기돈 부장>
"피곤 잊을 정도로 뿌듯"
아이젠트리 화명점에서 근무한 지 벌써 7년이 됐다. 나름 오래 일한 만큼 그동안 아이젠트리의 행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아이젠트리는 마용덕 대표가 '안경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일궈낸 열정이 담긴 브랜드다. 어떻게 하면 상생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 이렇게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나 역시도 현재 안경사의 입지를 고려하고 안보건의 일익을 담당하는 우리 안경사들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꼭 시행해야 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봉사활동에 참석하게 됐다.

집에서 오전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마리아수녀회에 도착하고 나서 엄청난 규모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파트 단지 못지 않은 규모의 양육시설과 초·중·고등학교까지 보유하고 있으며 상주하는 수녀님들과 직원, 봉사인원까지 많은 인파가 있었다. 사랑을 실천하고 나눔을 행하는데 이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다짐하게 됐다.

현장에서 안경테와 장비를 나르는 아이젠트리 관계자들과 휴비츠 직원들의 전문적인 손길을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많이 참여했으면 저렇게 쉽게 일을 해결할까'하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워졌다. 더 빨리 봉사활동에 동참하지 못한 내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다.

한 쪽에서 기기와 장비를 세팅하고 준비하고 있는데 마리아꿈터에 거주하는 어린 천사들이 고개를 빼꼼이 내밀고 바라보고 있었다. 신기해서인지 아니면 우리가 반가운 탓인지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왠지 나에게 '왜 이제 왔어요'라고 반기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해졌다. 한 명, 한 명 표정이 천진난만하고 순수해보였다. 우리가 검사를 진행하고 안경테를 고를 수 있도록 도와주자 더욱 환한 미소가 얼굴에 새겨졌다. 하루동안 피곤했던 것들이 모두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혹시 아직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없다면 내가 강조해 말하고 싶다. 마치 봉사는 마약과도 같노라고.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도 빨리 또 이 아이들을 도와주러 오고 싶다, 다음 기회가 또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계속 생각하는 내 모습을 보니 정말 마약이 아닐까 싶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긍정적인 마약 말이다. 이런 나눔은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못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어느정도 동의하지만 일부는 반박하고 싶다. 혹시 봉사, 나눔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다거나 시도할 기회가 없었던 안경사들은 무조건 현장에 나가보길 바란다. 마음이 없더라도 그 순간 순간 봉사에 대한 행복함을 느낄 수 있을테니 말이다.





<최용준 교육원장>
"살아있는 나자신 발견"
아이젠트리는 그동안 참 많은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그중 가장 흐뭇한 행사를 꼽으라면 단연 마리아수녀회와 관련된 행사다. 물론 어느 현장을 방문해도 느껴지는 행복감은 비슷하겠지만 이곳처럼 베품을 받는 이보다 주는 이가 더욱 행복하다고 느끼는 곳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우선 모든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이 우리를 기쁘게 한다. 또 아이들의 시력을 관리하면서 마치 내가 이들의 눈을 밝혀 영혼을 살리는 것 같이 행복한 착각에 빠져든다. 또 여러 사람의 사랑으로 자라기 때문에 형언할 수 없는 특유의 행복한 기운이 있다. 나는 단순 안경사다. 감성이 풍부한 시인도 아니고 모든 것을 품는 종교인도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봉사를 마치고 나면 마치 고해성사를 한 것 같고 거룩한 행위를 한 것 같다. 내가 살아있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행사장은 말 그대로 시장을 연상시킨다. 봉사가 시작됨과 동시에 많은 인력이 한 번에 몰린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00명이 넘는 아동들을 하나하나 검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힘들 때도 있고 조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한 마력이 있다. 이 정도 설명했으면 목소리가 잠길 법도 하고 피곤함 때문에 눈이 감기기도 할텐데 그런 기분을 느낀 적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글을 쓰면서 해답을 찾았다. 평소 소극적인 성격이라서 인터뷰나 글을 쓸 기회가 적었다. 마리아수녀회에서 2년간 봉사활동을 하면서 매주 토요일마다 이곳에 와서 시기능훈련을 수행할 수 있을까하는 깊은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동정심이나 의무감의 일종으로 다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찾은 해답은 '아니다'였다.

내 자녀들이 대학생 1학년, 고등학생 1학년이다. 사실 이 정도 나이를 먹으면 아빠와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또 그동안 바빴다는 이유로 가족과 놀러다닌 경험이 드물다. 늘 바쁜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을 잊고 살았고 그저 가장으로서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었다는 것 말고는 내세울 게 없다.

그랬던 내가 봉사활동을 통해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마치 비밀의 정원처럼 느껴졌다. 아이들이 때로는 태양처럼 따뜻하게 보듬어 줬고, 때로는 꽃과 나무처럼 휴식을 주고 때로는 사슴, 새 처럼 친구가 돼준 것이다. 내가 이들을 치유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내가 치유받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중한 선물을 준 아이젠트리와 마리아수녀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