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면 빨리가고 함께가면 멀리간다

2017-07-21     정현민
서울시안경사회장




우리는 시장을 확대하고 퀄리티를 높여 파이를 키워야한다. 우리들의 먹이사슬적 이전투구는, 기술적 퇴보는 물론 전체 시장규모를 엄청나게 축소시키게 된다. 그러므로 신속히 빨리가는 것보다 멀리갈 것을 제안한다. 이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먼저 우리의 먹거리를 확장할 가능성이 어디에 있는가를 진단해 보자. 우리 모두가 함께해 정상적으로 미래를 보는 노력을 한다면 길지 않은 시간 안에 결실을 볼 수 있는 두 가지를 짚어보자.

첫번째로 백세 시대를 맞아 급격히 증가하는 노년 인구와 생활 패턴의 변화로 당겨지는 노안 연령으로 엄청나게 확대될 수 있는 누진 시장을 확대해 나가야한다. 아직 우리 나라의 누진 시장은 무한하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가진 전문성으로 누진의 편의성을 인식 시키는 홍보와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나간다면 년간 시장을 지금보다 5000억 이상 확대 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와 더불어 협회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65세 이상 돋보기 건강보험화 추진이 이뤄진다면 누진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그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 우리 스스로 가치를 떨어뜨리고 주변의 힘없는 동료를 밟고 일어서려는 전략을 펼치는가? 왜 분야의 가치가 포함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가격 시장을 스스로 파괴해야 하는가? 우리는 서로가 동반자이지 적이 아니다. 서로에게 칼을 겨누고 우리끼리 적이 돼 제살을 깎아 먹어야 하나? 정상적 가치만 제공 받는다면 제살을 깎으며 열개를 팔아서 취할 수 있는 것을 다섯개만 팔아도 가능하지 않은가.

고객이 우리에게 원치도 안했는데 우리 스스로가 싸구려 장시치로 전락해야 하는가? 우리가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제공해야할 것은 한푼 더 저렴한 게 아니라 좋은 상품으로 보다 정확하고 수준 있는 안경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또 다른 의무다. 그것이 곧 우리의 발전은 물론 국가의 균형적 발전을 가져오는 길이다. 우리는 함께 멀리 가야하기에 인식의 전환을 호소해야한다.

두번째로 우리는 전문가이고 법적으로도 안경사만 할 수 있는 시력검사, 조제가공, 피팅등의 고난이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제살을 깎는 이전투구속에 그 가치 청구는 고사하고 시장이 무섭게 변질돼 가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 의료기기인 콘택트렌즈를 가지고 말도 안되는 파괴적 영업으로 인해 모두 죽어가는 상황 속에 안경테 시장은 우리의 방치로 안경원의 전유물이 아닌 악세사리화 돼가고 있다. 인터넷 몰, 면세점, 백화점 매대는 이제 양반이고 의류점, 팬시점에다가 최근에는 다이소에서까지 2000원에 팔고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우리는 안경렌즈 하나만 남았다. 과거에는 국민들에게 안경의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다고 인식이 됐었다. 그런데 지금은 종사자들이 희망을 잃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그 어느 분야보다도 부가가치가 낮은 분야가 돼 가고있다.

그러나 이 역시 우리가 조금만 인식을 바꾸고 함께 한다면 잃어버린 시장을 되찾는 것은 물론 우리의 업권을 지킬 수가 있다.

최근 광주지역의 한 안과에 걸려있는 안내문을 보고 큰 느낌을 받았다. "ㅁㅁ 안과에서 진료 대기시간은 대기시간이고 주차비는 주차비다. 주차비를 병원에서 내야한다고 생각하는 분은 진료를 받지 말고 돌아가기 바란다." 이 문구를 병원 입구에 크게 당당히 걸어 뒀는데 보는 순간 이 당당함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다. 아마도 본인의 전문성이나 기술적 가치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안경사들의 가치가 그들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 왜 우리는 퍼주듯이 해야하는가? 당당히 기술료를 청구해야 하며 가능하면 최대한 높게 청구해야 한다.

최근 상당한 자부심과 자기만의 스타일로 안경원을 경영하는 한 회원을 방문했다가 놀란 적이 있었다. 선물을 받았다며 수입테를 가지고온 고객에게 안경렌즈를 판매하며 렌즈 대금외에 7만원의 기술료를 청구했고 정성스런 서비스와 성의있는 설명에 고객은 지불을 하고 돌아갔다. 그 회원은 진작부터 기술료와 선글라스의 피팅료를 받아왔다고 한다. 지금은 자신의 고객 대부분은 당연시 하며 만약 거부하는 고객은 정중히 돌려보낸다고 한다. 우리 각자가 정당한 기술적 가치를 청구한다면 제품의 출처나 저급의 재료로 생산된 제품과 가품 등의 유통으로 소비자가 호도되고 안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도 방지하며 우리의 업권을 지켜나갈 수 있을 거다. 그 결과가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길지않은 시간 뒤에 우리의 발전으로 돌아올 것이라 예상한다.

1989년 안경사법 개정으로 시력검사의 자격을 만들었고 대기업이나 외국의 대자본이 업계를 가져가려는 위기때 모두가 함께해서 극복한 수차례의 경험이 있다. 지금 혼자 뛰어가는 길이 빨라 보일지 몰라도 얼마 못가서 체력이 고갈돼 쓰러질 것이다. 혼자가는 빠른 길보다 함께 가는 먼 길을 택한다면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굳게 믿어의심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