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 더 밝은 업계 물려주고파… 업권파괴 근절 앞장”

2017-07-21     노민희
정기휴무제 완벽 정착 안돼 아쉬워
지역내 업권파괴 단체 강력히 대응
축구.골프등 회원들 동아리 활성화
어려운 난관 산적… 업계 힘모아야





총회원 약480명에 안경원 230곳이 성업 중인 울산시안경사회는 회원들간의 단합이 잘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각종 스포츠 동호회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철저한 윤리교육으로 상도의에 어긋나거나 업권을 파괴하는 행위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7월은 울산시안경사회가 지구로 승격이 된 20주년이기도 하다. 경남 안경사회 울산분회로 소속됐다가 울산시가 광역시가 되면서 울산시안경사회도 별도의 지회로서 인정받았다. 청정지역으로 꼽히던 울산시안경사회지만 최근에는 콘택트렌즈 가격 파괴로 유명한 O안경원 오픈 소식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침울한 분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에 권순우 울산시안경사회장을 만나 O안경원에 대한 대응방안과 현재까지 성과, 임기가 끝날 때까지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2년 4개월여동안 울산시안경사회 회장직을 맡았다. 그동안의 성과를 말해달라.

▲우선 휴무제 정착을 위해 지난 1년간 집중적으로 노력했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휴무제가 완벽하게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회원들이 정기휴무에 대해 필요성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계기는 마련할 수 있었다. 물론 부분적으로 휴무를 시행하는 안경원들도 적지 않다. 또 한가지 성과라고 한다면 회원들의 건전한 취미활동 정착과 단합의 시간을 많이 마련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축구동아리는 회원수가 40명이 넘는다. 축구외에도 골프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를 발족하고 활성화하는데 노력했다. 이밖에도 봉사동아리를 구성했는데 회원이 15명 정도 된다. 이들은 몇 년 간 꾸준히 시설을 방문해 재능을 나누고 있다.

―울산시안경사회는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문가를 통해 선글라스를 구입해야 한다'는 취지의 캠페인을 많이 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FM라디오 CM을 통해 수개월째 홍보 중이고 울산시가 주최하는 보건의 날 행사에도 부스를 내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검안을 하거나 선글라스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을 벌이고 있다. 올해 행사 역시 '선글라스도 안경이다'라는 콘셉트를 내걸고 좋은 위치에 부스를 낸 뒤 많은 소비자들을 만났다. 울산시장이 우리 부스를 방문해 검안을 받기도 하고 선글라스를 낀 뒤 피팅을 받는 등 안경사 업무 범위에 대해 몸소 느끼면서 공감을 이끌어냈다. 선글라스도 오래 착용하면 렌즈가 변형이 된다거나 렌즈의 자외선 차단율에 대해 설명하기도 하고 검사를 통해 난시나 노안 등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고 이에 잘 맞는 다초점렌즈를 추천하면서 안경원 방문을 적극 유도하기도 했다. 다행히 시민 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호응해줘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울산시 역시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들었다. 올해 보수교육이나 기타 집체교육 성과는 어땠나.

▲매년 시간이 갈수록 느끼는 것이 회원들의 수준이 점점 높아진다는 것이다. 통제도 원활하고 시간을 잘 지킬뿐더러 보수교육도 성실하게 참여하고 있다. 올해 보수교육은 혼선을 막기 위해 사전납부를 원칙으로 했는데 교육의 질이 한 단계 높아졌다. 다만 올해도 마찬가지로 디옵스(대구국제안경광학전) 현장에서 보수교육을 진행한 것에 대해 쓴소리를 하신 회원이 있다. 그런데 보수교육을 듣기 위해 어쨌든 하루를 투자해서 오지 않나. 이런 분들에게 교육도 듣고 전시회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 우리 교육장이 100평 정도로 잘 갖춰져 있다. 렌즈, 콘택트렌즈 업체는 물론이고 CS 교육 등을 유치해 회원들에게 교육적으로 다양성 있게 혜택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최근 업계의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가격파괴 안경원 때문에 안경사들의 전문성 향상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문성을 키우지 않으면 안경사들이 설자리가 줄어든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가치가 있는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심리에 맞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검안과 상담을 제공하는 것이 안경사들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우리가 판매하는 것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가 아닌 고퀄리티의 검안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조금 무거운 질문을 드려야 할 것 같다. 울산시는 그동안 청정지역으로 꼽혀왔다. 그런데 최근 O안경원이 오픈했다고 들었다. 이에 대해 울산시안경사회의 대응방안이 있나.

▲그동안 울산시에는 할인정책을 고수하는 특정 안경 프랜차이즈들이 기를 못폈었다. 윤리지도를 꾸준히 하면서 안경사들의 인식이 성숙됐기 때문이다. 공장형 안경체인 몇 곳이 문을 열었지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큰 만족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번 O안경원 오픈과 관련해서는 참 답답하다. 최근에 긴급 임시회도 열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는 않다. 다만 울산시안경사회에 소속된 대다수 회원들의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단과 방법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일각서는 O안경원 사례가 먹고 살기 위함 내지는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대형 프랜차이즈에 대항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한 권 회장의 의견은.

▲제일 안타까운 부분이다. 임기를 맡기 시작하면서 회원들에게 했던 얘기가 팩렌즈 시장을 건드리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안경사가 고객들이 도수와 원하는 제품 얘기하면 단순히 판매만 하는 것이 어떻게 전문가라고 할 수 있나. 동네슈퍼에서 담배, 껌 파는 상인과 똑같다. 고객들이 안경원 와서 팩렌즈 할인 해달라고 먼저 얘기하지 않는데 우리 스스로 가격적인 경계선을 허무는 것은 잘못된 행위다. 가격을 한 번 내리면 다시 올리는 것은 힘들다. 우리가 가진 기술적인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가격으로만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 답답하다. 그래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것이 협동조합이다. 규모가 작은 다수의 안경원들이 대형 프랜차이즈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 공동구매라던지 좋은 교육을 진행한다던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할 수 있다. 협동조합을 착한 프랜차이즈라고도 하는 만큼 현 시점의 안경업계에서 가장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내부적인 요인 외에도 선글라스나 도수테 판매권을 많이 뺏기는 등 외부적인 요인들로 힘든 시기다. 부산시안경사회는 피팅료나 기술료에 대해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공정위 과징금을 받기도 했는데…

▲피팅료나 기술료 정착은 반드시 이뤄야 한다. 백화점, 면세점에서 구매한 선글라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안경원으로 들고와 피팅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우리의 기술료를 산정한 비용을 정당히 청구하고 받아야 한다. 안경원이 모두 같은 비용을 받는 것이 담합이라는 이유로 불법이라면 각 안경원별로 합당한 비용을 책정하는 것부터 시행돼야 한다.

―안경사 단독법이 사실상 가능성이 없다는 시각이 많다. 국내 안경사가 업무범위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 만큼 단독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법안이 계류된 만큼 내부적으로 안경사의 업무영역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안경사 단독법의 경우는 법을 새로 만드는 것이 수월하지는 않다. 이는 1년이 됐든, 2년이 됐든 꾸준히 준비해서 계속 두드려보는 것이 필요하다. 안경사들이 힘을 합쳐서 같이 이뤄내야 하는 부분 아닐까. 우리 안경사의 업무영역도 그렇다. 검안이나 안경을 다루는 기술 등은 안과의사보다 안경사가 더 뛰어나다고 자부할 수 있다. 물론 안과의사는 안질환에 대한 치료, 수술 등을 담당하고 있고 그 부분은 우리가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다. 그렇지만 안경사의 다양한 업무범위를 인정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안과의사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분야 내에서 영역을 확대시켜 나가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소비자들에게 전문가 집단이라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 선글라스도 안경의 일종이라는 대국민 홍보를 통해 알려야하고 내부에서 일어나는 저가경쟁도 근절돼야 한다. 특히 안경광학과가 2, 3년제도 있지만 대부분 4년제를 운영하고 있다. 4년을 공부하고 졸업해서도 꾸준히 공부하는 집단인데도 저평가되는 부분이 있어 아쉽다.

―사실 협회장이나 시도지부장이 봉사직이다. 눈에 보이는 활동도 있지만 회원들 눈에 보이지 않는 활동도 있기 때문에 회원들의 질타를 감수해야 한다. 임기 중 가장 힘들었던 적을 꼽자면.

▲분회장부터 시작해서 법제이사, 홍보부회장, 수석부회장 등 협회 일을 정말 오래했다. 안경원도 30년 운영하면서 내가 몸담고 있는 이 조직에 대한 애정이 많이 생기더라. 그러다보니 후배들에게 더 나은 안경업계를 물려주고 사회에서도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동참하고 싶다는 각오로 울산시안경사회장직을 맡게 됐다. 지금으로써 가장 아쉬운 점은 정기휴무제가 정착되지 않은 점이다. 또 한가지는 부대용품, 기술료, 서비스료 등을 정착하는 것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했는데 이것 역시 공정위로 인해 브레이크가 걸린 상태다. 여기에 O안경원 오픈까지 더해지면서 아쉬운 점이 계속 늘고 있는 것 같다.

―남은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회원들이 블록화되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서클, 동아리, 동문회 등 동일한 취미와 뜻을 가진 회원들이 소통하면서 벽을 허무는 것이다. 또 한가지 팩렌즈 관련해서 불가피한 가격경쟁을 막을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 정상화에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정기휴무제 역시 임기 내에 조금이라도 더 정착시킬 수 있도록 회원 분들을 만나 설득시킬 예정이다.

―끝으로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끔 회원 분들을 만나 얘기하다보면 미래가 암울하다는 말씀을 한다.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우리 스스로 업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순간이다. 엊그제 임기를 시작한 것 같은데 어느덧 3년차다. 그만큼 시간이 빠르게 흐른 것 같다. 회원들을 위해 열심히 발로 뛰었지만 아직 부족해 하신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무조건 비난만 하지 말고 언제든지 좋은 의견이 있으면 협회에 피력해주셨으면 한다. 주변에 혹시 잘못된 길을 가는 동료나 후배나 친구가 있다면 거기에 따끔한 충고와 더불어 같이 갈 수 있는 용기있는 말 한 마디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 울산시안경사회를 믿고 따라와주시는 것이 현 상황에 산적한 많은 난관을 해결하는데 좋은 등불이 될 것 같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