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일간지서 해당기사 보도 구체적 사례없이 C/L 착용탓만 시력수술 언급, 안과자료 의혹
한 유력 일간지에서 '생각보다 일찍 찾아온 눈의 노화, 원인은 '콘택트렌즈'?'라는 타이틀의 기사를 내보내 논란이 예상된다. 기사 타이틀로만 본다면 콘택트렌즈 착용이 눈을 빨리 늙게 하는 주 원인으로 결론짓는 모양새다.
기사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콘택트렌즈가 대중화된 지는 오래다. 심지어 시력교정용이 아닌 미용목적의 컬러렌즈도 등장해 젊은층의 미의 욕구까지 충족시켜주고 있다. 문제는 안경착용으로 인한 불편함은 덜었어도 눈은 더 뻑뻑하고 피곤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콘택트렌즈나 컬러렌즈를 오래 착용할 경우 흰자에 주름이 생기는 '결막이완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략) 하지만 미용목적이든 교정용이든 콘택트렌즈 착용률이 높은 젊은층에게는 결막이완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콘택트렌즈는 눈을 깜빡일 때마다 결막상피를 자극하는데 오랜 기간 렌즈를 착용하면 결막세포가 변형되고 늘어나 주름이 생기기 쉽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저가 미용렌즈가 각막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내용의 기사나 뉴스보도는 종종 있어왔지만 콘택트렌즈 자체가 눈의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내용은 다소 낯설다. 이와 비슷한 내용의 기사는 4~5곳의 일간지에서 추가로 작성돼 보도했으며 현재 네이버 포털사이트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그런데 이 보도자료는 콘택트렌즈를 규정에 맞게 관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보건복지부에서 배포한 자료가 아니다. 기사 내용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말미에 XXX 안과 원장의 멘트를 넣은 것과 스마일라식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안과에서 배포한 자료라는 것이 신빙성 있어 보인다.
대표적인 시력교정법인 스마일 라식수술, 콘택트렌즈를 장기간 착용했다면 수술 전 꼼꼼하게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언급된 것으로 봐서는 콘택트렌즈의 위험성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시력교정수술을 받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어필하려는 내용으로 짐작된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기사내용을 그대로 믿을 경우다. 최근 콘택트렌즈 전문 프랜차이즈가 성장세를 이루면서 다양한 PB렌즈를 활발하게 판매하고 있다. 디자인이 강렬한 혼혈렌즈, 다색렌즈 등은 10대부터 30대까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데 기사내용으로만 본다면 결막이완증이 이 렌즈때문에 발생하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 실리콘 소재를 사용하거나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등 PB렌즈 역시 기술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음에도 단순히 각막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기사를 접한 글로벌 콘택트렌즈사 한 관계자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아무래도 맨눈보다 산소전달량이 적어지기 때문에 노화된다는 보고는 있다. 예를 들어 10년 이상 미용렌즈나 하이드로겔, 헤마재질의 렌즈만 착용했다고 한다면 결막이완증의 원인 중 하나로는 볼 수 있지만 콘택트렌즈가 주된 이유라고는 볼 수 없다. 특히 최근에는 100% 산소전달이 되는 렌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기사 내용으로만 보면 약간 과장이 섞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과에서 검안사로 근무했다는 한 안경사는 "각막질환 때문에 고객들이 방문했을때 다양한 원인들을 얘기하지 않나. 그 중 하나로 콘택트렌즈를 설명하는 경우는 있지만 사람 눈이 다 제각가인 만큼 미용렌즈가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재질에 대한 설명이나 특정 이유때문에 그런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언급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콘택트렌즈를 오래 착용했기 때문에 각막의 노화를 촉진시킨다는 등의 이분법적 결론은 콘택트렌즈 '두드려 패기'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