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엔 라식.라섹” 안과, 소비자 과도한 유혹

2017-11-10     노민희
SNS, 블로그 등서 과대홍보
안경.콘택트렌즈 불편함 강조
소비자에 잘못된 고정관념 인식
안경업계도 대비책 마련해야
수술 부작용 안내판 배치고려


중·고교생 및 대학생의 겨울방학이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라식·라섹 수술 홍보물이 쏟아지고 있어 안경업계에서도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바쁜 업무로 여름휴가를 즐기지 못했던 직장인들도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2월에는 크리스마스가 월요일로, 금요일 혹은 화요일 연차를 내면 주말까지 최대 5일을 쉴 수 있으며 1월1일 역시 월요일이라서 겨울임에도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하다. 이를 겨냥해 라식·라섹 수술을 홍보하는 마케팅이 안과별로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방학이나 휴가는 안과, 성형외과가 특수를 노릴 수 있는 시기다. 그동안 망설였던 수술을 감행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 두 달 전부터 '가격인하', '특별 이벤트', '방학 특수' 등 소비자들이 현혹될 수 있는 멘트들을 사용해 고객을 끌어모은다.

물론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착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꼈다면 시력교정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고 또 실제로 감행할 수도 있다. 시력교정수술에 대한 부작용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많이 알려져 있는 상황인데다 일부 안과의사들 중에도 라식·라섹 수술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지만 수술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몫이다. 문제는 라식·라섹 수술을 권유하면서 안경, 콘택트렌즈의 단점을 지나치게 확대 과장한다는데 있다.

한 SNS에 라식·라섹 이벤트 광고물이 게시됐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오늘도 내 눈에게 너무 미안한 20~24세 여성분.남성분을 찾습니다'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내용을 보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가 불편했지만 수술비용이 없거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인 고객들을 위해 이벤트를 펼치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원데이렌즈를 하루에 8시간 이상 착용하는 고객, 맹꽁이 안경을 쓰고싶지 않은 고객, 뻑뻑해지고 충혈되는 고객 등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며 라식·라섹 수술이 마치 이 모든 불편사항의 해답처럼 설명하고 있다. 또 다른 병원은 라면 먹을 때, 렌즈 끼는 것이 불편할 때, 안경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할 때 등을 불편함으로 꼽으며 이를 방치하지 말고 해결하라고 홍보하고 있다.

사실 일상생활 속에 불편함이 느끼는 부분은 일정부분 맞다고 볼 수 있다. 안경을 주기적으로 교체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이나 콘택트렌즈 역시 지속적으로 구매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안경원을 방문하면서 주기적으로 시력이나 충혈도 등 눈 상태를 체크해 볼 수 있다. 또 최근에는 '안티 포그'라고 해서 김서림을 방지해주는 렌즈가 출시돼 한겨울 온도차이가 큰 실내외를 드나들때도 불편함이 해소된 상태다.

소비자들이 안과의 홍보물에 현혹돼 시력교정수술을 받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불편한 것'이라고 자꾸 인식하게 되는 것이 더 큰 문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고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강점을 알리려는 노력을 안경원에서도 해나가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우선 라식·라섹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간단하게 말하면 라식은 각막두께가 얇으면 수술이 불가능하고 외부충격에 약하지만 통증은 적은 편이다. 라섹은 이와 반대로 각막두께가 얇아도 수술이 가능하고 외부충격에도 강하지만 통증 역시 심하다. 라식은 가막편 생성→각막편 젖힘→레이저 조사→각막편 덮음 등의 과정으로, 라섹은 약물 투여→각막상피 젖힘→레이저 조사→각막장피 덮음→보호렌즈 덮음 등의 과정으로 수술이 이뤄진다.

라식·라섹 관련한 기사에 이러한 댓글이 달린 적이 있다. '그렇게 수술이 좋으면 안과의사들도 다 해야되는거 아닌가. 티비에서 가끔 인터뷰 하는 안과의사들 보면 대부분 안경 썼던데 소비자들한테만 수술이 좋다고 하는 게 신뢰가 안간다. 삼성그룹 이재용 사장도 안경 썼던데 돈이 없어서 수술 못 받는 것인가'라고 말이다.

물론 싸우라는 것은 아니지만 라식·라섹 수술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는 POP물이나 전단지 등을 제작해 안경원을 찾는 고객들에게 나눠주는 대응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