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4사 C/L, 브랜드 빼고 ‘기술’로 붙자!

2017-11-24     노민희
아큐브, 눈물에서 착안한 하이드라럭스
쿠퍼비전, 수분을 잠궈 자연습윤성 유지
알콘, 겉.속 함수율 다른 워터 그라디언트
바슈롬, 물과 친한 PVP 활용 모이스처씰





소비자들이 콘택트렌즈를 선택하는 기준은 브랜드, 가격 그리고 소재 및 기술이다. 비중으로 따진다면 브랜드가 3위, 가격이 2위, 소재 및 기술이 1위다. 이 내용은 본지가 창간기념일을 맞아 진행한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다. 전국 20대에서 50대 성인남녀 188명을 조사한 결과 브랜드는 17%, 가격은 31.9%, 소재 및 기술을 51.1% 따져보고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위에 언급된 사항 외에 홍보모델이나 마케팅, 회사 등도 고려하지만 각막에 직접 닿는 것이기 때문에 제품력을 우선 순위에 놓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소재나 기술을 보고 제품을 구매한다는 고객이 과반을 넘은 것이다.

콘택트렌즈에 적용되는 기술은 얼마나 더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산소전달을 충분히 하는지, 수분은 유지되는지, 자외선은 어느정도 차단시키는지 등이 콘택트렌즈를 결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각 콘택트렌즈 사별로 특화된 기술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 밸류 없이 기술력에 초점을 맞춰본다.

한국 존슨앤드존슨비젼(대표 김희경)은 최근 눈물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정상적인 시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일 2~3cc의 눈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 눈물은 안구 표면을 건강하고 깨끗하게 유지시킬 뿐 아니라 눈을 깜빡이는 동안에도 안구에 지속적으로 수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눈의 표면에는 아주 미세한 두께의 보이지 않는 눈물막이 있어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눈물막은 크게 바깥층에서부터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의 3가지 성분으로 이뤄지는데, 이 중 한가지 성분만 부족해도 눈물막이 불안정해지고 눈물이 쉽게 마르게 된다 . 안구건조 역시 각막을 덮고 있는 눈물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건조한 환경에 지속 노출되거나 디지털 화면 응시로 인한 눈 깜빡임 횟수 감소 등으로 눈물막이 불안정해져 발생하기도 한다. 렌즈 착용 시 불편함의 주된 원인도 건조한 환경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눈물막이 쉽게 불안정해지는 데 있다.

눈물연구가 집약된 오아시스에는 '하이드라럭스 기술'이 적용됐다. 하이드라럭스 기술은 눈물막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아큐브만의 최신 기술이다. PVP를 긴 사슬, 고 분자 형태로 제형화시키는 경우 천연눈물과 유사한 성격을 갖게 된다. 콘택트렌즈 착용자라면 누구나 익숙한 인공눈물의 주성분인 습윤인자(PVP, 포비돈)가 렌즈 재질 내에 함유돼 콘택트렌즈를 착용해도 자연상태의 눈물막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 오랜 시간 렌즈를 착용해도 편안하다. 아큐브는 현대인들의 건조한 안구와 디지털기기와 밀접한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했다. 눈물연구는 양적인 시력보다 질적인 시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재로써 하이드라럭스는 눈물연구를 가장 극대화한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쿠퍼비전 코리아(대표 정종구)는 소수성의 실리콘 분자를 친수성의 실리콘으로 변화시켜 렌즈 표면 자체를 하루종일 촉촉하게 지속시키도록 돕는 '수분잠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자연습윤성을 오래토록 유지시켜줘 높은 함수율을 제공한다. 특히 소수성의 실리콘 분자를 친수성의 실리콘으로 변화시켜 렌즈표면 자체를 하루종일 촉촉하게 지속시켜 줄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하이드로겔 제품보다 3배 이상 높은 산소투과율 공급이 가능하다.

'클래리티 원데이' 렌즈는 자연스럽게 숨 쉬는 듯 착용자의 눈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건강한 눈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줘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영국의 Optician Awards 콘택트렌즈 부문에서 2011년과 2012년 연속으로 올해의 제품을 수상할 정도로 이미 국제적으로 검증 받은 제품이다.

한국알콘(대표 이은하)의 '워터 그라디언트'는 국내에 출시된 렌즈 제품 중 최초로 선보인 재질로 렌즈 속과 겉의 함수율을 다르게 하는 기술이다. 흔히 포토샵에서 화면의 처음과 끝을 각각 다른 컬러, 채도, 명도로 채우는 것을 그라데이션이라고 표현하는데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함수율 100%에 가까운 수분쿠션이 렌즈의 가장 겉 표면에 자리잡아 렌즈를 착용할때 수분이 먼저 닿는다는 느낌을 준다. 워터 그라디언트는 각막과 연결되는 렌즈 표면은 80%가 넘는 함수율을 보이며 렌즈 속은 33%로 낮은 편은 아니다. 렌즈 속의 산소투과율이 높고 렌즈 표면으로 갈수록 낮아지는데 이는 한국알콘만의 특화된 고유기술로 실현됐다.

국내에서 안경사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데일리스 토탈 1'이 바로 워터 그라디언트가 적용된 렌즈다. 데일리스 토탈원 소비자들 중 렌즈를 착용하지 않은 것처럼 편하다, 렌즈가 촉촉하다는 피드백이 적지 않은데 이는 표면의 높은 수분감 때문이다.

바슈롬 코리아(대표 김형준)는 '모이스처씰 기술'의 2단계 제조공정을 통해 산소의 흐름을 줄이지 않으면서 수분 결합력이 뛰어난 'PVP'성분이 실리콘 자체를 영구적으로 감싸 한달동안 건강하고 촉촉한 렌즈 착용을 가능하게 해준다. 바슈롬에 따르면 기존 실리콘 하이드로겔 렌즈의 가장 큰 단점은 이물질 침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이스처씰 기술은 침전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깨끗한 시야를 제공한다.

모이스처씰 기술은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돕는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 평균보다 66%가량 눈을 덜 깜빡여 안구건조까지 유발 할 수 있다. 특히 20대의 73%는 디지털 기기로 인해 눈의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바슈롬은 한달착용 '울트라'에 모이스처씰 기술을 적용, 침전물에 대한 단점을 획기적으로 보완했다. 실제 착용자 중 92.6%가 침전물이 거의 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도 그럴 것이 친수성 PVP 성분이 소수성의 실리콘을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깨끗한 시야와 만족스런 착용감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각 사별로 수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술의 핵심 단어만 봐도 아큐브는 눈물, 쿠퍼비전은 수분을 잠금, 한국알콘은 워터 그라디언트, 바슈롬은 물과 친한 성분 등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 화장품을 선택할때도 수분만큼 중요한 성분이 없듯이 콘택트렌즈 역시 수분에 밑바탕을 두고 있다. 콘택트렌즈의 착용감을 판단하는데 있어 수분은 앞으로도 핵심적인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