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렌즈 과대할인 논란 안경원, 렌즈까지 물 흐리나

2017-12-04     노민희
국산 A제품 30만원→9만8천원
수입 B제품 70만원→30만원내외
인근 안경원 할수없이 도미노할인
커뮤니티서 안경사들간 갈등 증폭


팩렌즈 대폭 할인으로 논란이 됐던 A안경체인이 누진다초점렌즈 등 안경렌즈까지 손을 뻗었다. 그동안은 팩렌즈 할인에 가려져 수면 위로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몇 달 전부터 안경사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는 모양이다.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A안경 체인점은 국산·수입 제품별로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최소 40%에서 많게는 70% 이상까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국산 브랜드의 정상적인 소비자가가 30만원이라면 A안경원에서는 9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수입제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수입제품 중 최고가에 속하는 한 브랜드의 정상적인 소비자가가 110만원이라면 약 47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외에도 10만원 후반대 제품이라면 6만~7만원 선, 6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은 아무리 비싸도 30만원을 넘지 않는다. 70만원 이상의 초고가 제품도 30만원 안팎이면 소비자들이 구매가 가능하다. 현재는 일부 안경원에서만 할인하고 있지만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최근 안경사 한 커뮤니티에서 '이제 안경렌즈까지… 정말 못해먹겠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안경사는 '콘택트렌즈에 이어 이제는 누진렌즈까지 엄청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그 주변에 있는 안경원들은 다 문 닫으라는 얘긴가. 안경사가 된 것이 후회스럽다'며 한탄했다. 다른 안경사들도 댓글을 통해 공감하고 나섰다. 주변 안경원들도 마지못해 할인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경기가 점점 안좋아지는데다가 파격적으로 할인하는 안경원이 자꾸 늘고 있으니 안경사들끼리 설전이 오가기도 한다. '가격을 내린 것은 어쨌든 동참한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에 '할인하는 안경원이 좋아서 따라한 줄 아느냐. 어쩔 수 없이 할인하는 것이다. 우리도 피눈물을 흘린다' 등이다. 안경업계를 흔드는 것이 외부의 요인이라면 내부에서는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논란이 되는 문제가 내부라면 오히려 결속에 금이 가게 된다.

A안경에서 지속적으로 제품을 할인하면서 인근 안경원까지 도미노로 할인이 이뤄지고 있다보니 업계 전반적으로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 수밖에 없다. 물론 협회 차원에서 대폭할인, 불법광고물 등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과 더불어 전쟁을 선포했지만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