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제로 바꿨더니 꼼꼼한 검안에 소비자 만족 높아

2018-02-06     노민희
한곳서 33년 넘게 안경원 운영
시기능훈련 도전 위해 자리 이전
수도권서 근무하던 아들도 합류

대구 대명독일 안경원 & 한국시기능훈련 희망학원



대구 대명독일안경 이종석 원장은 지역 안경사들 사이에서 '별난 안경사'로 소문나 있다. 40여년의 안경사 경력을 갖고 있고 안경원을 운영한지도 33년이 넘은 배테랑임에도 배우는 것에 있어서 지나치게 열정적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교육이 그리 활발하지 않았던 30~40년 전에도 안경원 문을 닫고 교육을 쫓아다녔다. 동료들은 "생업인데 문을 닫으면서까지 교육을 들으면 어떡하나" 걱정할 정도였다고. 이종석 원장은 전문적인 배움에 목이 말라있던 상태인데다 눈이 불편해서 찾아온 고객들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았단다. 그 열정과 집념이 오늘날 이종석 원장을 만들었다.

33년간 한 자리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던 이 원장은 전문가로서 입지를 더 넓히기 위한 고민을 하던 중 김재도 박사와 미국에서 열린 covd 연미팅에 참석, 현재 한국시기능훈련 교육협회 covd 국제지부 신효순 이사장을 만났다. 그리고 전문가 코스를 받은 뒤 시기능훈련 전문 센터를 열기로 결심했다. 33년간 운영하던 안경원은 공간이 협소했기 때문에 현재 위치로 옮기면서 한국시기능훈련 희망학원도 함께 열었다. 모험이었다. 기존 안경원은 번화가였기 때문에 단골고객은 물론 오고가며 방문하는 고객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 옮긴 안경원 위치는 소매점이 전무할 정도로 조용한 동네다. 안경원이 자리잡기에는 최악의 입지조건이었다.

고심하던 이 원장은 묘수를 생각했다.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하자는 것이었다. 그 전에도 검안을 받기 위해 예약을 하던 고객들이 적지 않았던 터였다. 예약제로 바꾸고 검안코스를 최소 한 시간을 진행하고 검사비도 책정해 고객들에게 고지했다. 검사는 양안시부터 총 17개 과정을 평가한다. 같은 도수라도 눈동자 크기에 따라 편히 보이는 시력은 다르기 때문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안경을 착용해도 시간이 지나면 도수가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비해 이종석 원장 손에서 탄생하는 안경은 비교적 오랜 시간 시력을 유지시켜 준다.

안경원을 이전하면서 수도권에서 안경사로 근무하던 이 원장 아들 이승덕 실장도 합류했다. 이승덕 실장은 안경광학과 졸업후 조금 더 넓은 곳에서 11년간 경력을 쌓으면서 검안이나 상담 등 이 원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축적했다. 아버지를 따라 시기능훈련 전문가 과정 2기를 밟기도 했다.

지금까지 단 한번의 세일, 할인행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도수테와 안경렌즈도 고가의 브랜드가 많다. 그럼에도 이전 안경원 단골고객은 물론 서울, 경기, 부산 등 외지에서 예약이 끊이지 않는다. 안경사로의 사명감과 자부심이 빚어낸 결실이다.

blessjn@fneyefocus.com 노민희 기자


인터뷰 - 이종석 원장
이종석 원장(오른쪽)과 이승덕 실장

"수술없이 사시 교정… 시기능훈련은 안경사의 필수 영역"

한국시기능교육훈련협회 초대멤버다. 또 전국 시기능훈련센터 13곳 중 한 곳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시기능훈련에 도전한 계기가 있다면?

지금 안경사들의 업무로는 더 발전하는데 제한이 있을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다. 우리의 입지를 높이기 위해 고민을 하다가 김재도 박사와 covd 연미팅을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시기능훈련에 접하면서 이 분야는 우리 안경사밖에 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수술이나 약물없이 사시, 약시 등을 치료하는데 이 만큼 매력적이고 전문적인 분야가 어디있나.

가장 중요한 것이 매출 아닌가. 시기능훈련이 얼마나 도움이 되나?

안경은 한 번 맞추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동안은 안경원을 또 방문할 일이 많지 않다. 그런데 시기능훈련은 한 주에 최소한 1번 방문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 재발없이 성과를 내려면 사시의 경우 최소 1년에서 3년, 뇌손상이나 발달장애와 동반된 시기능이상은 대략 5년 정도다. 현재 한달에 30명 정도가 시기능훈련을 받고 있다. 인원이 더 늘어난다면 안경원에 종일 매여 있지 않아도 매출을 크게 올릴 수 있을 정도다. 다만 이를 통해 '매출을 올려야겠다, 장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된다. 안경사로서 시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사명감을 갖는게 우선이다. 그렇게 되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시기능훈련의 강점은?

시력이 나쁘면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로 충분히 케어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시, 약시 등은 잘 안보이는 문제를 넘어서 집중력 하락은 물론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수 있다. 심할 경우 수면장애나 정서행동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 시기능훈련은 보는데 어려움이 있어 학습활동과 일상생활에 고통받았던 마음의 상처까지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분야다.

동료 안경사들에게 시기능훈련은 적극 추천하는가?

물론이다. 우리가 이를 더욱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경사는 눈에 대해 오랜 시간 공부했고 다양한 임상케이스를 접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안과의사가 아닌 안경사가 해야 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