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에서 세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 4강에 진출한 정현 선수가 지난 1월을 뜨겁게 달궜다. 정현 선수가 착용했던 스포츠 고글도 큰 관심의 대상이 됐는데, 어릴적 부터 시력이 좋지 않았던 그는 테니스 입문 동기가 약시 극복을 위한 것으로 알려지며 업계에서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미 알려진데로 아동·청소년들의 대부분의 눈 질환은 약시와 근시다. 일반적으로 눈은 18세까지 성장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 및 교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교육부가 2015년 전국 756개 초·중·고교 학생 8만 25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1, 4학년과 중고교 1학년 학생들의 시력 검사 결과 교정이 필요한 학생이 55.1%로 절반을 넘었는데, 학년별로 보면 중학교 1학년 67.2%, 고등학교 1학년 71.2%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아동·청소년 층들이 스마트폰을 포함한 디지털 기기 사용과 조기교육 등 잦은 근거리 시생활로 인해 시력이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안경렌즈 제조사들은 수년 전부터 어린이 전용 렌즈를 시장에 선보이며, 확대되는 키즈용 시장에 맞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 안경렌즈 제조사 A관계자에 따르면 "키즈용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지만 모 수입사 제품이 워낙 강세여서 점유율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키즈용 제품은 꾸준히 수요가 존재하고 있고 시력교정이 필요한 어린이들이 늘고 있는 것은 업계 입장에서 봤을 땐 긍정적인 기류"라고 말했다.
한편 안경렌즈 외에도 키즈용 시장을 겨냥한 안경테 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흘러내리지 않는 안경'으로 널리 알려진 어린이 안경 제조업체 토마토 안경(대표 김승준)은 지난해 100만불 수출탑을 달성하는 등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키즈 안경 브랜드로 발돋움 했다. 특히 토마토 안경은 제품 전체가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로 돼 있으며, 힌지가 부드럽고 둥글게 처리 돼 제품이 부러져도 쉽게 다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키즈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코르크 소재 안경 전문 업체인 오트리홀딩스(대표 민우근)는 코르크 소재와 실리콘 소재를 결합해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소아용 제품을 출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트리홀딩스 민우근 대표는 "소아용 제품의 경우 A/S가 많고 다른 제품에 비해 컴플레인도 잦다. 그만큼 안전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아이의 니즈보다는 부모들의 니즈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부모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인테에 비해 소아용테는 전체적으로 정체돼 있는 편인데, 소재나 디자인이 보다 더 다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전할 여지가 충분한 만큼 소아용 안경테도 나날이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