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Lame duck)을 즐기자

2018-02-09     노민희
고 문 길 부산시안경사회 회장

우리는 평소 살아가며 이따금 이해를 구한다. 3년 동안 부산시안경사회장 업무를 보면서 회원들과 임원들에게 종종 '이해(理解)'를 구했던 기억이 난다. 이해란 잘 알고서 받아들이거나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을 의미하고 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책에 '온전한 이해는 그 어떤 관념에서가 아니라 지혜의 눈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그 이전에는 모두가 오해일 뿐이다'는 문구가 나온다.

지나고 나면 늘 우리는 '세월이 참 빠르구나!'라고 새삼 느끼곤 한다. 모든 것이 찰나와 같다는 뜻일 것이다. 무언가에 집착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음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탐욕과 자아도취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이러한 인생 굴레에서 참된 삶이란 쉽지가 않지만 그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인내하다 보면 보람을 느끼고 희망이 보일 것이다. 지난 3년간 늘 우리 단체에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 자문하며 고민하던 시간이 시나브로 과거가 돼 버렸다.

모든 이들이 그러하듯 조금은 아쉽고 후회하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다시 한 번 해 볼까?'라고 누구나 깊은 생각에 잠길 것이다. 그렇다하여 흘러가는 강물을 고이게 하려고 높은 둑을 쌓거나 거슬러 오르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라 생각한다. 이는 내 자신의 고통과 희생도 뒤따르겠지만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2015년 봄날 회원들로부터 부여받은 19대 집행부의 업무가 종착지를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서고 있다. 우리는 관념적으로 레임덕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임기 말 즈음에 재선을 위해 도전하다 낙마하여 잔여임기에서 쓸쓸한 뒷모습을 비유하는 뜻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이면을 생각해 보면 재선이라는 굴레를 훌훌 벗어 던지면 오히려 다음 집행부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으로 설렘과 행복한 고민으로 하루하루가 즐거울 것이다.

앞으로 우리 조직도 그러해야 한다. 이편저편으로 분열보다는 궁극적인 목표인 즉, 회원의 복지 개선과 안경사의 신분 강화로 국민들의 시력관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로써 권익과 위상을 사회 전반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참된 것이라 생각한다.

대한안경사협회와 산하 조직을 들여다보면 회장을 비롯한 부회장과 여러 상임의 역할이 존재한다. 회장은 단체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회원 전체를 아우르며 공무를 수행해야하고 부회장과 상임은 부서에서 맡은 부분에서 최선의 결과를 창출하고 실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이상 여러 사업들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거나 두루두루 살필 책임도 뒤따른다. 하지만 사업방향 설정에 문제가 있을 때에는 아집을 버리고 주위에서 즉각적인 대안을 찾아야할 것이다.

며칠이 지나면 19대 집행부 회무가 마무리 되고 20대 집행부가 새롭게 단장을 하겠지만 대한안경사협회 조직이 바뀌는 것은 아니기에 인수위를 잘 꾸려 안정적이고 회원들이 공감하며, 느낄 수 있게 과거는 과거로서 교훈을 얻고 현재는 미래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전국 곳곳에서 제 기량을 펼치고 있는 인재를 발굴하여 조화를 꾀한다면 보다나은 단체로 진일보할 것이다. 이는 내가 아닌 전체 회원과 대를 이어 나아갈 수 있는 전문가 단체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대한안경사협회와 전국 16개 시도지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