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화합 최우선… 역대급 파격 행보 기대해달라”

2018-03-30     아이포커스편집
인터뷰-(사)대한안경사협회 김종석 협회장

선글라스.도수테 시장 확고히
근용안경등 인터넷판매 근절
변호인.담당자로 법률팀 꾸려
윤리위.광고심의위 기구 강화
업계흐리는 가격파괴 발본색원


(사)대한안경사협회에 새 바람이 불었다. 대안협은 지난 달 22일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19대 서울시안경사회 수장을 지낸 김종석 회장의 제20대 신임 협회장 취임식을 개최했다. 김종석 협회장은 취임식 자리에서 "회원과 소통하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또 4만 5000여명의 안경사 권익을 대변하고 미래를 환히 밝힐 수 있는 협회가 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김종석 협회장은 제45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참석 대의원 233명 중 총 유효표 154표를 획득해 대한안경사협회 협회장으로 당선됐다. 본지 창간 8주년을 맞아 새롭게 취임한 김종석 협회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향후 협회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다양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어깨가 더욱 무겁게 출발하신 것 같습니다. 취임 소감부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선거 바로 전날까지 현장을 다니면서 선거판을 분석한 사람들이 '박빙이다, 팽팽한 분위기다'라고 평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압도적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거결과는 회원 분들의 민심이 어느 정도 반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만큼 어깨도 많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자신있다고 당당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선거운동을 진행하면서 저의 공약을 '현장위주 아니냐, 누구나 다 말할 수 있는 내용 아니냐, 임팩트가 없다' 등으로 평가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임팩트만 있고 뜬구름 잡는 공약이 현재 업계에 얼마나 필요하겠습니까. 또 그런 공약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지켜져 왔습니까. 제가 약속드린 내용은 반드시 실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얼마 전 회원의 화합 등을 강조한 협회장 이취임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이취임식은 허례허식이 아니라 외부단체, 학계, 언론, 기업들에게 체계적이고 인상깊은 이취임식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안경이나 파는 장사꾼이 아니라 면허를 소지한 의료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그래서 멋진 장소에서 멋진 음식을 준비하고 전국 시도지부회장단과 전직 회장님들까지 모두 초청했습니다. 초청받은 적이 처음이었던 전직 회장님들은 예우를 보여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더군요. 또 16개 시도지부 회장단이 모두 참석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당선 직후 곧바로 다양한 대외활동을 소화하셨습니다.

우선 동아일보를 비롯한 11개 메이저 일간지에서 저의 당선 소식을 게재했습니다. 단돈 1원의 비용도 들이지 않고 외부에 안경사협회 소식을 적극적으로 발빠르게 알리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프로농구 부산-안양전 경기에서 시투자로 나선 것입니다. 이때 부산 등 영남권 5개 지부 회원과 회원 가족들도 함께 했습니다. 이날 이후로 자녀들이 아빠 혹은 엄마가 안경원에서 일하는 것을 더욱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말을 전해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라기 보다는 우리 안경업계의 위상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인 셈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당선 직후 바로 보건복지부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유관기관과 적극적인 스킨십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보건복지부 방문에서 고위직 담당자를 만나 큰 목소리를 냈습니다. 엄연히 국가면허를 소지한 대한안경사협회 행사에 복지부 직원들이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느냐고 적극 어필도 하고 우리 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도 나눴으며, 곧 장관과도 만날 예정입니다.


여러 현안이 많습니다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현안을 무엇으로 보고 계십니까?

제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저도수 근용안경 인터넷 판매 금지, 콘택트렌즈 인터넷 판매 금지, 65세 이상 근용안경 지원 확립, 보수교육 미이수자에 대한 해결 방안, 과대광고에 대한 명확한 처벌 등 5가지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5가지 현안은 제도가 뒷받침될 수 있도록 공동으로 함께 진행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 밖에 우리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잃어버린 선글라스 시장 찾기, 빼앗길 위기에 처한 도수테 시장 지키기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선글라스, 도수테 시장을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십니까?

회원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가 기술료 청구를 위해 협회가 일선 안경원들에게 권하게 되면 공정거래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조직적으로 진행할 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들의 계도, 계몽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안경원에서 구매하지 않은 도수테에 렌즈 가공비용만 4만원으로 책정한다던가 국산 선글라스 제품에 대한 피팅비를 2만원, 3만원으로 책정하게 되면 이 비용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안경원에서 구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줘야 합니다.


서울시안경사회 회장 시절부터 근무환경 개선에 대한 노력을 지속해 오셨습니다. 중앙회 차원에서는 어떻게 개선하실 계획이십니까?

저는 전국 자영업자 중 안경사가 제일 인정이 많다고 봅니다. 그냥 지나가던 사람이 안경원에 불쑥 들어와서 클리너 요청하면 서비스로 어쩔 수 없이 줘야되는 상황도 있고, 무료로 안경렌즈를 세척해주기도 하고요. 우리는 국가면허를 소지한 전문가인데 명절, 휴일도 없이 아침 9시부터 밤 9시, 10시까지 12시간을 근무하는 환경 때문에 더 힘이들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안경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자기계발도 가능하고 가족 간의 시간도 늘고 젊은 인재들이 타업종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적습니다. 이제 우리도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대비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근무환경 개선은 필수입니다.


최근에 중앙회 부회장단 및 상임이사단 인사가 마무리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인사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인사에 있어 어떤 부분에 가장 초점을 맞췄는지요.

협회 역사상 20일도 안돼서 인사를 마무리 한 경우는 최초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후에 부적합한 사유나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약간의 변화는 있을 수 있겠지만 회원 여러분들을 잘 서포트 해줄, 능력있는 분들로 꾸려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인사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화합'이었습니다. 과거에 혹시 저와 좋지 않은 인연이 있었던 분이라도 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 집행부의 핵심인재들 대부분은 저와 계속 함께 갈 예정입니다. 또 한가지는 효율성을 따졌습니다. 예를 들어 당장 국회를 들어가야 된다고 할 때 바로 움직이려면 서울, 수도권 내에 핵심 인력들이 상주해 있어야 가능합니다. 먼 지방에서 업무차 서울에 방문하게 되면 시간 소요도 크지만 활동비도 적지 않게 듭니다. 협회비를 조금 더 효율성있게 운용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외부에서 볼 때는 편중된 인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위에 언급한 내용을 상당부분 고려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단 상임이사들은 젊고 유능한 인재들로 전국을 균등하게 배치했습니다.


공약에서 강조하셨던 광고심의위원회 설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의사단체들은 이미 광고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위헌판결을 한 번 받은 뒤 잠시 주춤했던 적은 있었으나 아직까지 위원회는 존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심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활발하게 운영됐을 때는 연간 2000건 가까이를 심의했다고 합니다. 처음 이와 같은 공약을 내걸었을때 상대진영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남인순 국회의원을 필두로 민간단체에서도 광고를 심의해야 한다는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제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광고심의위원회뿐만 아니라 자율규약심의위원회, 윤리위원회까지 함께 활성화 할 예정입니다. 또 이 업무만 전적으로 담당할 법률팀을 꾸렸기 때문에 체계적이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대광고, 가격파괴 안경원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이 문제 역시 협회장님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요.

이 상황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전문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대화도 어느정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O'안경체인 대표와도 이미 한 차례 통화를 했습니다. 회유, 설득을 하는 중인데 만약 그래도 개선되지 않으면 그때는 강경하게 대처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체들의 긴밀한 협조도 요청할 것입니다. 회원들을 포함해 4만여 안경사와 함께 가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표명해 달라고 압박도 할 예정입니다. 서울시안경사회 회장을 맡았을 때에도 여러차례 공문을 보내고 면담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물론 기업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선두기업들이 나서서 노력하는 모습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보수교육 시즌입니다. 해마다 비용의 부담, 교육의 질 등 계속해서 제기됐던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책은 있으신지요.

판을 새로 짜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신 보수교육도 변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복지부에는 상시로 교육할 수 있는 방안을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현재 업체들도 상시교육을 잘 운영하고 있는데 협력을 통해 인증제를 도입, 보수교육 평점으로 돌릴 수 있는 방안도 모색 중입니다. 비회원들의 경우에도 회원들과 별도의 공간에서 진행하는 등 새로운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후보 때부터 소통, 화합을 강조하셨습니다. 16개 시도지부와도 긴밀한 스킨십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우선 지부장, 분회장이라는 단어부터 무조건 동일하게 회장으로 개선합니다. 또 분회장들 대부분이 현재는 대의원 권한이 없습니다. 분회를 대표하는 분회장이 대의원 권한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이 부분도 고쳐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어떤 단체든 갈등이나 분란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회의 작은 목소리가 시도에 모이고 그 의견이 중앙회에 잘 전달돼야 협회가 옳은 길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동안 중앙회가 각 시도지부와 교감이 약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올해부터는 각 시도지부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회원들은 회비 사용처에 대한 불신이 큽니다. 회비의 투명한 운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실 예정입니까?

회비의 사용출처를 회원들에게 일일이 다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감사 제도를 통해 회비의 사용출처를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회비를 무조건 아끼는 것이 투명한 것이 아니라 쓸 곳에 잘 쓰고, 쓰여지는 과정과 쓰고 난 뒤에 결과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금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형사처벌도 가능하기에 이에 대한 무거움을 충분히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감사가 신뢰하지 못하는 회비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약속드립니다. 20대 집행부의 캐치프레이즈가 참여, 소통, 헌신, 열정, 투명입니다. 이를 늘 가슴에 새기고 일하겠습니다.


많은 안경원들이 많이 어렵고 힘듭니다. 4만여 안경사 분들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세요.

지금 어두운 터널을 걷고 있지만 잘 된다고 생각하면 희망이 있습니다. 단 회원 여러분들과 전국의 안경사 여러분들이 적극 도와주셔야 됩니다. 선글라스, 도수테 시장 다시 찾고 정당한 기술료 받는 것을 실천한다면 업계는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저를 믿고 따라와주세요. 우리 업계도 가업승계가 많이 이뤄지는 것으로 압니다. 내 자녀의 미래를 보고 우리가 힘들더라도 기틀을 마련하는데 함께 갑시다.

진행 김선민·정리 노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