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서 '렌즈가 다르다' 게시글 일파만파 일부 소비자는'청광렌즈로 속여 팔았다'며 불만제기 안경사들 "소비자 불신은 속여파는 부도덕 안경사 탓"
안경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가격파괴 안경원 득세로 인한 원인과 더불어 안경렌즈를 바꿔치기 하는 것 같다는 소비자 불만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며, 일선 안경사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지난 15일 안경사 전용 커뮤니티 'e' 게시판에는 자신을 소비자라고 밝힌 이용자가 '봉투까지 받았는데도 렌즈 바꿔치기 했을 확률이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을 업로드 했다. 내용인 즉슨 '모 안경원에서 c사의 d제품을 동네 안경원에서 맞췄는데 눈 앞에서 렌즈 꺼내는 것도 봤고, 가공한다고 가져간건 봤는데 가공하는 곳은 따로 있어 거기까진 보진 못했다. 각인 나오게 깎아달라했는데도 나중에 집에 돌아와 확인해보니 각인이 안보이네요. 바꿔치기 했을 가능성이 있나요? 같은 도수에 양비로 했는데 약간 어지러운듯한 느낌이 들면서 약간 흐려지는 느낌이 듭니다'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수 십개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을 단 안경사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난시가 있을 경우 축에 따라 각인이 있는 부분이 안보일 수 있다'는 의견부터 '가뜩이나 의심 많은 사람들 천국인데 안경판도 개판되는구나. 진상들은 안경사들이 만드는 것'이라며 자조 섞인 댓글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내비쳤다. 싸게 구매해 놓고 괜한 안경원을 의심한다는 댓글도 있었다.
안경사 전용 sns 채널에는 모 안경사가 '안경 싸기로 유명한 안경원에서 청광렌즈를 구매했는데, 다른 안경원에서 청광렌즈가 아니라고 하더라'라는 소비자 게시글을 캡쳐해 업로드 했는데, 이에 대해 안경사들은 '과거에도 안경렌즈 바꿔치기 사례가 꽤 있었다는 의견과 함께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우려하는 안경사들이 많았다.
이처럼 소비자들에게까지 노출되는 안경사 커뮤니티에 소비자가 대놓고 '렌즈를 바꿔치기하는 것 같다'고 의심하는 글을 올리는 것 자체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안경원에 대한 신뢰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렌즈 바꿔치기 사례의 경우 과거에도 소비자 안경 전문 커뮤니티를 통해 제보글이 종종 올라오기도 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도 안경테뿐만 아니라 안경렌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나 브랜드에 대한 파악이 어느 정도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안경렌즈 봉투를 달라고 하거나 각인을 확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안경렌즈 바꿔치기 의심글이 올라온다는 것은 진위여부를 떠나 소비자들이 안경사들을 전문가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렌즈바꿔치기를 하는 안경원들이 있다는 것은 들어보기는 했다. 그때도 설마하기는 했지만 자꾸 이런 식의 논란이 소비자들로부터 생겨난다면 안경원을 믿고 오는 고객들이 늘어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렌즈바꿔치기는 사기죄에 해당한다. 소비자에게 정당한 댓가를 받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왜 스스로를 깎아내리려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안경사들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격파괴 안경원들이 늘어나고 과도한 가격경쟁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서비스가 아닌 제품에 대한 의심을 받는 안경원들이 늘어난다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더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안경사라는 직업은 업권을 보장받고 있다. 그러나 모든 법은 다수의 이익에 준하기 마련이다. 안경사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 커질수록 언제가는 법률로서 안경사가 보호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가격파괴로 인한 제 살 깎아 먹기도 부족해 기본적인 상법조차 지켜나가지 않는 행태가 계속된다면 그 시일이 빠르게 앞당겨 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