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안경원 매출 뚝… 작년比 12.8% 하락

2018-07-02     김선민
가격경쟁.최저임금 인상 탓
안경사 "더 떨어질듯" 낙심


안경사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과도한 가격경쟁과 함께 최저시급 인상 등 경영 악재가 겹쳤던 소매업계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고 있지만 많은 안경원들이 매출 부진으로 큰 고민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사장 김흥빈)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안경 및 카메라 소매업종 평균매출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2.8%나 감소했으며, 금액적으로는 4183만원에서 3649만원으로 534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작년대비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 안경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더욱 악화 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 최저시급 인상 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까지 포함한다면 개설 안경사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거세진 가격파괴 안경원들의 공세로 인한 안경원들간 가격경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치열해 지고 있다. 콘택트렌즈 반값 할인으로 시작된 가격경쟁은 현재는 안경테, 선글라스, 안경렌즈 할 것 없이 싸게 팔기 시합이라도 하듯 한 곳이 시작하면 여러 곳이 따라하는 할인판매 경쟁이 지역별로 나타나고 있다. 안경원 매출이 크게 늘지 않는 이상 기존 마진보다 적게 받는 경쟁 구조로는 경영 선순환이 일어날 수 없다. 또 정부에서 추진한 최저시급 인상(6470원→7530원)시행으로 인해 올 상반기 안경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지난해부터 누적된 가격경쟁으로 인한 데미지가 올 상반기에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하반기에는 여러 경제지표 또한 상반기 보다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주변 안경사들 분위기 역시 마찬가지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시급 인상 부분도 영향을 많이 줬다. 인건비 때문에 직원채용을 줄이거나 정직원이 아닌 파트타임 형태의 채용을 하는 곳도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경사 커뮤니티 역시 매출 감소를 고민하는 안경사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지난달 26일 'E' 커뮤니티 게시글에는 '작년 6월에 비해 정확히 매출 50% 떨어졌네요. 이제 남은 날은 장마철인데 다 포기했습니다. 이번 겨울 엄청날 것 같네요. 지금 매장은 내놓고 있는데 아무도 안보러 오네요. 지금 안경계 상황이 제 살 깎아먹기에 바쁜걸 보니 더 이상 전망이 밝아 보이지도 않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포기에 가까운 어조로 매출 부진을 호소하는 안경사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했다.

한편 다수의 언론들은 하반기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모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임대료 폭등에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겹치면서 자영업자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과세 당국에 폐업 신고한 개인, 법인 사업자는 총 90만 9202명이었으나, 올해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최저시급 인상과 근무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노동계 지각변동이 일어나며, 자영업자들 역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국내 대출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가계대출 금리는 0.06% 상승한 3.75%, 신용대출금리는 연 4.56%로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출을 받아 안경원을 운영하는 안경사의 경우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으며, 새롭게 오픈을 고민하고 있는 안경사들도 주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도한 가격경쟁을 비롯해 상도의를 저버리는 행위들이 업계 내부에 만연해 있는 가운데, 경제지표 마저 모두 마이너스를 가리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 모두 강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할 때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