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도 스마트안경… 美시장 선두 격돌

2018-07-06     김선민
블루투스로 메시지.길안내 전송
망막에 직접 무해한 레이저 투사
구글.뷰직스.보스등 개발에 박차


스마트안경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판단하고 구글을 필두로 본격적인 스마트안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 스마트안경 시장은 최근 인텔이 '반트(VAUNT)'를 공개하며, 치열한 경쟁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스마트안경은 안경형태의 프레임과 투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가진 착용형(Wearable) 컴퓨터 기기로 광학 HMD(Head Mounted Display), 내장형 투명 무선 안경 HUD(Head Up Display) 또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디지털 이미지를 반영해 시야에 중첩 정보가 나타나게 하는 기능을 갖춘 안경을 말한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사장 권평오.이하 KOTRA/ 코트라)가 지난 4일 발표한 해외뉴스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구글 글래스 이후 최근 인텔 NDG(New Device Group)의 '반트(Vaunt)' 발표로 미국 스마트안경 시장이 다시금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미국에는 인텔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뷰직스(Vuzix)의 'Blade AR'과 헤드폰으로 유명한 보스(Bose)의 AR 안경이 등장했다. 또 시각장애인을 위한 eSight와 Aira의 'Horizon' 등이 있다.

먼저 인텔은 반트를 카메라, 버튼, 스피커, 마이크 등이 존재하지 않는 보통의 안경과 유사하게 디자인했다. 구글 글래스 출시 당시 사생활 침해 등 반발을 불러일으킨 점을 고려, 정상적으로 보이는 스마트안경을 고안해 낸 것이 특징이다. 반트는 블루투스를 통해 휴대전화에서 사용자의 눈으로 직접 전송되는 메시지 알림 또는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는데, 레이저를 망막에 직접 투사해 실제 화면 없이도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망막에 직접 투사되는 레이저라는 우려에 인텔 측은 인체에 무해한 저전력의 레이저이므로 인증할 필요도 없는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레이저는 안경 오른쪽 렌즈에 있는 홀로그램 반사경 위에 400x150 픽셀로 빨간색 이미지를 비추게 된다. 반트의 무게는 50g에 불과해 장시간 착용 가능하고, 모듈이 양쪽 다리 앞 쪽에 존재해 나머지 다리 부분을 구부릴 수 있는 등 착용감과 디자인에 신경을 쓴 것이 눈에 띈다.

스마트안경 개발사인 Vuzix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8에서 공개한 스마트안경 'Blade'는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해 아마존의 AI 비서 알렉사(Alexa)를 통해 스마트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 안경테에 내장된 터치 센서나 음성 명령을 통해 길을 찾거나 스마트폰 전화 수신 및 문자 확인, 영상 촬영 등이 가능하다.

오디오 회사인 Bose는 미국 오스틴에서 열린 SXSW 2018 축제에서 'Bose AR'이라는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사운드 기반 AR이 어떻게 보이고 느껴지는지를 보여주는 스마트안경을 선보였다. Bose AR은 내장 모션 센서의 데이터와 스마트폰의 GPS 정보를 결합해 블루투스를 통해 연결되며 데이터를 스마트폰의 앱에 전송하면 해당 정보와 관련된 오디오 콘텐츠를 사용자에게 내보내는 방식이다.

eSight는 색상, 대비, 초점, 밝기 및 배율을 최대 24배까지 조정할 수 있는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그들 앞에 위치한 모습을 순간 포착해 나중에 다시 보기를 가능하게 하고 심지어 눈 앞에서 비디오 및 게임을 스트리밍할 수도 있게 하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안경을 개발 중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영상통역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기업인 Aira는 최근 'Horizon'이라는 제품을 선보였는데, 월정액을 내는 고객이 스마트안경을 착용하고 Aira 상담원이 스마트안경을 통해 보이는 영상데이터를 받게 되면 고객의 요청에 따라 길거리의 표지판, 슈퍼마켓 선반에 놓인 제품, 약통의 정보 등을 대신 읽어줌으로써 장보기나 병원 가기 등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2억3300만명의 사람들이 시각장애가 있으며, 2억1700만명이 중등도 이상의 시력손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시각장애인용 안경의 경우 스마트안경이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임을 보여준다.

한편 스마트안경 분야에서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구글은 2013년 4월 '글래스 익스플로러'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구글 글래스의 프로토 타입을 2015년 1월 생산을 중단한다는 소식과 함께 대중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졌으나, 지난해 7월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라는 이름으로 다시금 구글 글래스를 선보였다.

구글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은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라기보다는 보잉(Boeing), 제너럴일렉트릭(GE), DHL, 폭스바겐 등 산업현장을 타깃으로 하는 스마트안경으로 보잉의 경우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을 활용해 항공기의 복잡한 배선 연결 공정 등 방대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항공기 제작 시간을 단축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외에도 의료 분야에서 의사들이 구글 글래스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환자 및 기타 의료 데이터를 파악하고 환자를 보면서 증례를 업데이트하는 등 구글 글래스의 활용 영역은 점점 확대 중에 있다고 김경민 실리콘밸리 현지 무역관은 전했다.

한편 리서치기관 CCS Insight에 따르면 웨어러블 시장에 대해 2020년에 342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스마트안경의 경우 97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조사기관 Transparency Market Research에서는 2025년말까지 세계 안경 시장에 대해 2654억달러 규모를 예상하면서 2017년에서 2025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8.3% 수준에서 북미시장이 506억달러 규모로 가장 크다고 전했다.

이러한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과 함께 AR/VR 기술의 발전으로 스마트안경 시장이 동반 성장함은 물론 일반 안경이나 선글라스와 외관상 차이가 없는 스마트안경이 등장하면서 전통적 안경시장과 첨예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비시장에서 일반 안경이나 선글라스와 유사한 외관을 가진 스마트안경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스마트안경 제조사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한국도 스마트안경 관련 특허 출원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대기업 특허비율이 30%로 가장 높아 이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이상직) 역시 기술성, 시장성, 중소기업 적합성, 정책부합성 등을 기준으로 스마트안경과 관련한 핵심기술을 선정해 지원 중이다.

현지 무역관은 "소비자가 쓰고 싶어하는 안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마트'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기능적 차별성을 드러내는 제품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최근 Bose의 오디오 중심 스마트안경이나 eSight의 시각장애인용 스마트안경이 주목 받는 이유는 스마트안경이 일반 안경과 구별될 수 있는 지점을 명확히 보여줬다는 것에 있다. 한국의 스마트안경 관련 기술 개발 기업들은 디자인과 기능에 집중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다른 제품과 차별되는 제품을 개발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