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C/L가 미세 플라스틱 오염 악화 주범”

2018-08-27     김선민
애리조나주립대학 환경보건공학센터 롤프 할덴 연구팀 발표
"분해안되고 필터로 안걸러져… 관계자 경각심 가져야" 경고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인들이 애용하는 원데이 콘택트렌즈가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가중 시킬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미국에서 발표됐다. 지난 20일 뉴욕타임스 등 매체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 환경보건공학센터 롤프 할덴 소장 연구팀이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화학학회 학술회의에서 원데이렌즈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미국인 중 콘택트렌즈 사용자는 4천 500만명에 달하며 이중 상당수가 원데이렌즈를 이용하고 있다. 한 개인이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버리지만, 미국 전체로는 연간 수십억개, 무게로는 22t에 달하는 콘택트렌즈가 하수처리 시설로 흘러들고 있다고 밝혔다.

할덴 박사 연구팀은 온라인을 통해 무작위로 추출한 렌즈 사용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용한 렌즈를 변기나 하수구에 버린다는 응답이 20%에 달했다.

콘택트렌즈는 하수처리 시설에서 분해되지 않고 필터로도 걸러지지 않은 채 파편화 돼 하수 침전물 찌꺼기에 섞여 땅으로 옮겨지고 결국 빗물을 타고 바다로 흘러가게 된다. 지난 2015년 연구에서 바다의 미세플라스틱이 9만3천~23만6천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는데, 콘택트렌즈도 한 원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됐다. 또 하수처리 시설에서 생분해되지 않는 물질을 걸러내기 위해 필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콘택트렌즈는 소재자체가 부드럽고 잘 구부러져 이마저도 소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하수처리 시설에서 생분해에 사용하는 박테리아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도 일회용 렌즈를 7일간 노출해도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반면 하수 침전물 찌꺼기 4㎏에서는 일회용 렌즈 파편이 2개가 발견됐다. 이는 미생물이 일회용 렌즈를 분해하지 못하지만, 물리적 처리 과정에서 일회용 렌즈가 조각으로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할덴 박사는 "콘택트렌즈 설명서에는 사용법만 표기돼 있고, 사용한 렌즈를 어떻게 버리라는 내용은 없다"며 "제조업체 측이 렌즈로 인한 미세플라스틱 오염 가능성을 경고하는 내용과 폐기 방법도 설명서에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안경업계도 안경원 폐수 논란에 휩싸이며 환경부 지휘아래 폐수 검사를 실시한 바있다. 검사결과 기준치에 미달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안경원에서 방출되는 슬러지나 폐수 등과 관련해서는 현재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환경보호가 글로벌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제조사나 안경원들도 환경 관련 이슈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