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저가테 못믿겠다”… 안경사 전문성 보여줄때
2020-04-10 김선민
온라인 또는 생활용품숍과 같은 안경원 제외 오프라인 매장에서 무분별하게 판매되는 저가 안경테·선글라스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와디즈에서 안경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귓등에서 진물이 나고 염증이 생기는 등 피부질환을 호소하고 나서 큰 논란이 됐다. 와디즈를 통해 유통한 제조업체는 장인이 만든 티타늄 안경이라며 홍보했지만 홍보 사진과 영상 등도 무단 도용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충격을 줬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 , 안경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제품의 경우, 그 품질과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최근 모바일 쇼핑이 대세로 자리잡으며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커뮤니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안경테·선글라스가 유통되고 있다. 물론 이 중에는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정품을 사고 파는 경우도 있지만 1만원도 안되는 저가 제품들을 유통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저가 제품들이나 생활용품숍에서 판매되는 제품들 모두 품질면에서는 형편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 본지가 생활용품숍에서 안경을 구매한 결과 유관상으로만 봐도 코팅이 벗겨지거나 스크래치가 심하고 조립도 엉성했다. 장기간 착용이 아닌 단순히 패션 용도로 착용할 제품이라 할지라도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이기 때문에 안전한 제품을 착용하는 것이 맞다.
또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토털 브랜드에 대한 가품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유명 상표 가짜 선글라스 등 총 1만2000장(정품가격 34억원 상당)을 제조.유통한 업자가 상표법 위반 등으로 입건되고 불구속 송치되는 사건이 있었다. 매년 들리는 짝퉁제품 유통소식은 익숙하기까지 할 정도다. 토털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정품 가격이 와르르 무너지며 짝퉁제품과 구별이 더욱 더 어려워졌다. 일반 소비자가 정품과 가품을 구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짝퉁 제품 유통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경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안경테·선글라스 유통경로가 다양해지며 안경원외 채널에서 판매되는 양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안경원에서 a/s와 공테 고객이 느는 원인도 같은 이유다. 안경렌즈와 콘택트렌즈는 안경원의 안경사만이 조제, 가공해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안경테, 선글라스의 경우 공산품으로 취급돼 의류 구입과 같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사이즈만 고르면 휴대전화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구매가 가능하다.
기존 유통업체들도 이제는 안경원을 메인 채널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들 대부분이 어떻게든 소비자와의 긴밀한 접점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마케팅을 소비자 위주로 기획하고 실행한다. 서울 중심지에 플래그십 스토어가 다수 생기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소비자의 마음만 사로잡으면 성공한다는 생각이 깊게 베어있다. 안경원들이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경원은 이대로 안경테·선글라스 시장을 빼앗겨야 하는 걸까? 답은 나와 있다. 서두에 언급한 와디즈 안경과 같은 사례를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안경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도수있는 제품을 착용한다. 패션을 위해 무도수 렌즈를 삽입해 착용하는 소비자들은 극히 드물다. 그렇다면 국내에 국가면허를 소지한 안 전문가인 안경사가 조제·가공한 제품보다 더 안전하고 확실한 제품이 있을까. 바로 이점이다.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안경사, 안경원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일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무조건 값싼 제품만을 찾지 않는다. 합리적인 소비, 즉 자신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 받는 것에 대해 비용을 많이 따져 묻지 않는다. 최근 하이엔드 누진렌즈 제품이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도 이와 같다.
저가 제품을 찾는 소비자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저가제품을 구매하도록 놔두면 된다. 다만 그 고객이 도수를 넣으러 안경원을 내방했을 때 단순히 렌즈를 갈아 끼워 줄 것이 아니라, 고객이 구매한 안경에 대한 품질과 소재 등 저가 안경의 유해성에 대해 어필하고 품질이 검증된 제품을 권유한다면 소비자의 마음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그러한 소비자 캠페인을 실현하는 안경원들이 삼삼오오 늘어난다면, 긍정적인 해법이 될 수도 있다.
최근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안경사 전문성 향상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안경사들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전문성을 키우자는 공허한 외침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멀어져가는 안경테·선글라스 시장을 조금이나마 되찾아 미래 안경사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고 분열되고 침체돼 있는 업계를 살려보자는 취지다. 단순 할인이 아닌 국가면허를 소지한 안 전문가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때다. <마침>
퍼스트클래스 경제일간지 파이낸셜뉴스신문의 자매지이자 안경계 대표 주간지인 fn아이포커스가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와 함께 안경사 이미지 제고를 위한 대국민 홍보캠페인 기사를 진행합니다. 이번 캠페인 기사는 fn아이포커스에 격주로 6회 동안 게재되며, 대형 포털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도 노출될 예정입니다. 캠페인 내용은 노안시장이 확대되고 어린이 근시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안경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건강한 시생활을 영위하고 보다 안전하게 안경류 제품을 착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채워질 예정입니다. 독자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