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매운동 전국 확산… 업계영향 줄까

2019-07-12     김선민
한 설문조사서 국민 66.8% "앞으로 불매에 적극 참여"
안경사들 "아직 별다른 피해 없어… 있어도 미미할 것"
전문가 "안경렌즈는 의료기기 포함돼 생필품과는 달라"


일본의 일방적인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로 인해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범사회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안경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은 지난 4일 "국가 사이 신뢰에 금이 갔다"며 핵심 전자 소재를 한국에 수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는 국내 주요산업인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필수소재가 포함됐으며, 지난해 10월 있었던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적 보복 조치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진보성향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슬로건과 이미지까지 등장해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돼 가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층들은 인증샷 등을 찍어 자신의 SNS나 커뮤니티에 업로드 하는 등 하나의 놀이로서 확산시키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본제품 불매운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 '현재 참여하고 있다'는 응답이 48%, '현재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응답이 45.6% 였으며, '향후 참여할 것'이라는 응답이 66.8%, '향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26.8%로 나타났다.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식품, 의류 등 유통업계는 다소간 영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9일 일본 맥주 매출은 직전 주간 같은 요일보다 1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소매점들은 일본산 맥주 등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주류업계는 여파가 꽤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패션기업 유니클로.데상트.무인양품.ABC마트, 아사히.기린 등 식음료 업체와 다이소.CU.세븐일레븐 등 일본 브랜드로 알려진 곳들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니코리아와 JTI코리아는 11일로 예정됐던 신제품 발표회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안경업계는 현재 호야, 니덱, 니콘, 토카이 등 일본 브랜드들이 안경렌즈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일부 안경사 커뮤니티에는 일본 불매운동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는 글들도 있었다. 가뜩이나 매출부진을 겪고 있는 안경원에 또 다른 악재가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일본 불매운동이 안경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모 안경렌즈 제조사 관계자는 "여행이나 주류, 의류 등 소비자들이 빈번히 찾는 일상용품 등에는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의료기기인 안경렌즈의 경우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경렌즈의 경우 겉으로 브랜드가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일본 브랜드와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경사들 역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인천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 원장은 "일본 불매운동을 벌인다고 해서 내 주변 안경사들 중 일본제품을 쓰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며 "자신의 눈이 우선인 상황에서 불매 운동때문에 일본 렌즈를 쓰지 않겠다고 하는 고객이 있을까 하는 부분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ratio1234@fneyefocus.com 김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