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실험… 하수구·변기통에 소비자 139명중 20% ↑ 유연한 재질로 필터에 잘 걸러지지 않고 여러조각으로 분해 5mm 이하 미세플라스틱 생성… 해양생물 체내로 흡수돼 제조·유통사, 안전폐기 안내문구 만들고 안경사는 안내 필수
하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간 렌즈가 조각조각 찢어져 있다.
폐 콘택트렌즈가 환경오염의 심각한 주범은 물론 우리의 식탁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유명 과학 매거진에 게재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몇몇 유력 매체들은 해당 내용을 보도하면서 콘택트렌즈의 안전 폐기를 강조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 환경 건강 공학센터의 롤프 할덴(rolf halden) 교수 연구진이 139명을 대상으로 한 콘택트렌즈 폐기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따른 결과를 과학 전문매체인 라이브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139명 중 20%가량이 사용한 콘택트렌즈를 변기, 싱크대에 버리는 것으로 답했다. 매년 미국에서만 무려 10t의 콘택트렌즈가 하수처리장에 버려진다.
연구진에 따르면 렌즈는 유연한 재질로 만들어져 하수처리장 필터에 걸리지 않고 작은 조각으로 분해돼 쉽게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수 속의 박테리아 성분 또한 렌즈 조각을 완전하게 분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부 박테리아가 렌즈 속 미세한 화학물질과 결합돼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을 생성하기도 한다. 이렇게 생성된 미세 플라스틱은 다시 해양으로 보내지며 바닷 속에서 살고 있는 해양 생물들의 몸속에 흡수된다. 따라서 우리가 아무 경각심 없이 섭취하는 해산물 몸속에 미세 플라스틱이 축적돼 있을 수 있다.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게 규정된 바 없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크기, 모양에 따라 세포 손상을 일으키고 각종 환경 호르몬과 독성 물질을 체내에 축적시킨다며 경각심을 촉구하고 있다. 플라스틱이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생태계에 치명적이라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고 있었지만 콘택트렌즈도 미세 플라스틱을 확산시키는데 한몫 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명백하게 드러났다. 연구를 주도한 롤프 교수는 "렌즈 제조업체는 렌즈를 올바르게 버리는 방법을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한 설문조사에서도 배수구 등에 콘택트렌즈를 버린다는 사용자가 16.8%나 된다고 나타났다. 콘택트렌즈 유저들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이제 연령, 성별과 상관없이 착용하고 있다. 뷰티렌즈의 컬러와 디자인은 물론 토릭, 멀티포컬 렌즈 등 기능성 렌즈까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이런 사항들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안경사 혹은 안경원은 얼마나 될까. 안타깝지만 극히 소수라고 봐야 할 것이다. 환경적인 이슈가 대두되는 만큼 콘택트렌즈를 폐기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것은 안경사의 의무가 될 수 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제거하는 방법과 깨끗하게 세척하고 관리하는 방법처럼 중요한 문제로 더욱 야기될 수 있다. 대부분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있지만 16.8%는 하수구 혹은 변기통에 버리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저 숫자는 고정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충분히 오를수도 내릴수도 있다. 콘택트렌즈 착용 및 제거를 화장실에서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경각심 없이 변기통에 버리는 사람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콘택트렌즈 제조·유통사에서는 소비자들이 콘택트렌즈를 잘 버릴 수 있도록 홍보판을 제작해 안경원에 배포하는 방법도 있지만 무엇보다 전문가인 안경사의 안내 멘트가 효과적이다. "콘택트렌즈를 버릴 때는 변기통이나 하수구가 아닌 쓰레기통에 꼭 버리세요. 환경오염을 막는 방법입니다." 이 멘트면 충분하다.
한편, 인터로조가 지난 2018년부터 무분별한 렌즈 폐기로 인한 환경오염의 경각심을 알리기 위해 시행 중인 '에클라렌' 캠페인은 세계적인 환경이슈에 빠르게 대처했다고 볼 수 있다. 고객들이 다쓴 콘택트렌즈를 캠페인에 동참하는 안경원으로 가져가면 에코백이나 파우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해당 안경원은 폐 콘택트렌즈를 모아 안전하게 폐기처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