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사키 벚꽃 피면, 열도에 봄이 온다

2010-04-20     이재령
▲ 히로사키성의 밤과 물, 벚꽃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일본이 간직한 고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히로사기(아오모리)=송동근기자】
짧은 몇주간 자신의 생명을 한꺼번에 불사르 듯 일제히 피는 벚꽃은 옛부터 일본인들을 들뜨게 해 왔다. 남쪽 지방에서 개화하기 시작해 북상하는 일본 벚꽃문화는 마지막을 이곳 북동북지방에서 장식하게 된다. 벚꽃의 아름다움에 환희하는 사람들의 열기도 정점에 달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꽃, ‘벚꽃’의 만개를 기뻐하며 마음껏 즐기는 일본 사람들의 문화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 히로사키(弘前)공원
기자는 히로사키공원으로 가기 위해 아오모리 공항에서 히로사키시내로 들어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이 버스는 비행기 도착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다가 출발하는데, 요금은 1000엔, 히로사키역까지는 약55분 정도가 걸린다.
따듯한 일본의 봄 햇살이 정겹게 느껴진다. 국도 7호선을 따라 가는길에 멀리 흰눈에 쌓인 이와키산이 바라 보인다. 정상의 눈이 6월말까지는 남아 있다고 하니 묘한 운치가 느껴진다.
히로사키역에서 내려 다시 공원까지 가는 버스로 갈아 탔다. 약 15분이 걸려 시야쿠쇼앞에 내리니 그림 엽서에서나 보던 일본의 고성(古城)을 안은 공원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일본 전국에는 벚꽃의 명소가 많지만 이곳은 나가노현의 다카도죠시(高遠城址) 공원의 벚꽃, 나라현의 요시노야마(吉野山)와 더불어 일본 3대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5일까지 히로사키 벚꽃축제가 열리는데,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막 피어나기시작한 새하얀 벚꽃이 하얀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공원에는 히로사키 성의 유적이 아직도 그대로 잘 보존돼 있고, 성을 돌아 파 놓은 천 양쪽과 주변에 소메이요시를 비롯한 약 5000그루의 벚꽃나무가 심어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1882년경에 심어진 소메이요시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벚꽃나무로, 고목수준의 아름드리를 자랑한다. 그런데도 지금도 여전히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쓰가루(津輕)를 통일한 쓰가루의 본성이었던 히로사키 성. 천수각과 3개의 망루, 5개의 성문 등 당시의 모습과 규모가 그대로 보존된 것은 일본 전국에서도 극히 드물다. 약 50㏊의 부지에 50종의 벚꽃과 1000그루의 소나무가 심어져 일본의 정취를 물씬 풍겨주고 있다. 또 1611년에 지어진 이 성은 일본 7대 성의 하나로 불리는데, 성터에는 가지를 늘어뜨린 왕벚꽃과 천엽 벚꽃 등이 일제히 피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 눈쌓인 이와키산과 사과 꽃
히로사키 시내 어느 곳에서도 이와키쵸(岩木町)에 자리한 높이 1625m의 이와키산을 볼 수 있다. 쓰가루의 후지산이라 불리는 이 산은 아오모리현에서도 가장 높은 산으로, 정상의 눈이 6월말까지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이와키산과 함께 이곳의 유명한 특산물로는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오모리 사과가 있다. 산 주변에는 사과 밭이 가득해 봄에는 엷은 복숭아색의 꽃, 가을에는 붉은 사과가 산등성이를 수 놓는다.
일본에서도 이곳은 사과 생산량이 제일 많아 사과 왕국이라 불릴 정도다. 히로사키 ic부근 7번 국도에서 이와키시내까지 가는 도로에는 그 주위에 사과 밭이 끝없이 펼쳐져, 애플 로드라 불리며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조그맣고 하얀 꽃이 만발하는 봄부터 사과가 빨갛게 물드는 가을 수확철 까지 사과나무와 이와키산이 어우러져 자아내는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장관를 이룬다. 이곳으로 가려면 jr히로사키역에서 4분정도 걸으면 버스 터미널이 나온다. 터미널에서 고난 버스 다케·가레기타이 행을 타면 37분정도 걸리는데, 이와키신사에서 내리면 된다.

■ 전통문화의 향기를 찾아서
기자는 배낭하나 달랑메고 목에는 카메라, 한손에는 지도를 들고 이리저리 기분 내키는 대로 걸어다녀 보았다. 이런 느낌은 학생 때 말고는 기억조차 잘 나질 않는다. 길가에 핀 작은 꽃 한송이, 이곳만의 뭔가 이야기를 느끼고 찾아내기 위해 걸어본다. 먼 옛날부터, 이 땅에 살아왔던 사람과 그들의 문화, 역사, 전통 등이 아우러져 응축된 또 다른 에너지를 발견하기 위해서 말이다.
쓰가루항(藩) 네푸타마을. 이곳으로 가려면 jr히로사키역에서 고난버스 하마노마치행을 타고 15분정도 가서, 가메노코에서 내리면 된다. 이곳은 중요무형문화재 히로사키 네푸타와 쓰가루의 민공예품을 견학하고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높이 10m의 초대형의 오오키 네푸타와 크고 작은 구미네푸타, 오오기 네푸타도 진열돼 있어 쓰가루야키(도기), 긴교(金魚) 네푸타에 그림그리기, 쓰가루 칠기, 으름 덩굴세공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아침 9시부터 5시까지 입장할 수 있고 입장료는 500엔이다. 이곳 저곳을 돌아보다 허기가 지면 네푸타 마을안에 있는 쓰가루 우마이야에서 맛보는 가마솥 밥(쓰가루후루사토 정식 1450엔) 맛은 그야말로 최상이다.
일본 최북단의 전통칠기 쓰가루는 옛날부터 양질의 칠기 산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이는 옛 항정(藩政), 산업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시작됐다고 한다. 대표적인 기법으로는 가라누리와 나나코누리가 있는데, 칠을 40번이상 겹쳐 한 장인 기술의 공정은 일품이다. 이곳에서도 가장 유명한 110년 전통의 다나카야는 메이지 30년(1897)에 창업해 현재 7대째 이어오고 있다. 대부분 아오모리 특산품인 노송나무로 가구제품 등을 만든다고 한다. 20년전에 명인으로 지정받은 다나카사장에게 장인철학을 묻자, “게으르지 않고 열심히 일 하는 것” 이라며 “직원(7명)과 협력업체(8명)가 젖가락 하나라도 혼을 불어넣어 세계최고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 인포메이션센터
일본을 여행할 때는 전국 111개소에 설치되어 있는 일본 방문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관광안내소('i' information system)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각지의 'i'center에서는 그 지역의 관광에 관한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해 준다. 'i'center는 주요역이나 도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적색 물음표 밑에 information이라고 표시된 로고를 찾으면 된다.
■ 문의: 아오모리현 관광종합센터:관광물산관 아스팜 내/017-734-2500 / 히로사키시립관광관/0172-37-5501(09:00-18:00) , 아오모리공항 관광종합안내소/ 017-739-4561(아오모리공항 여객터미널 1층 / 09:00-18:30

※ 키타호쿠 웰컴 카드(컬쳐 카드)
이 카드는 외국인 여행자 전용 서비스의 하나로 숙박시설, 식사, 쇼핑, 오락시설 등을 특별 할인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아오모리(靑森)현, 가가와(香川)현, 나리타(成田)시, 기타큐슈(北九州)시, 도쿄(東京)도, 후쿠오카(福岡)시, 세토나이카이, 도카이지방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카드는 여행자 안내 센터(tic)와 각 지역의 안내 센터에서 무료로 구입수할 수 있다.
■ 문의: 아오모리현 문화관광부 관광추진과 전화: 017-734-9386(www.northern-tohoku.gr.jp/welcome)

※ 교통
■ 항공: 도쿄(하네다 )jal-아오모리(1시간 15분) / 오사카(이타미)jal-아오모리(1시간 30분)
서울-아오모리(ke 2시간 30분/수.금.일 운항)
■ 버스: 아오모리 공항 도착후,국도 7호선 히로사키역까지 버스 운행(55분 소요/ 1000엔).
■ 철도: 도쿄역에서 도호쿠신칸센(모리오카 경유) 아오모리 도착(4시간29분) 오사카역에서 우에쓰혼센(아키타 경유) 아오모리 도착(14시간13분)

vjc(visit japan campaign)란 일본이 세계로 열린 관광대국을 지향하면서 오는 2010년까지 방일 외래객 수를 1000만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는 외래객 유치촉진 캠페인입니다. (이 기사는 jnto 홈페이지(www.welcometojapan.or.kr)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