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구…어디서 개최하든 통합 주안점은 형식 아닌 내용"

2010-05-24     나홍선

"서울에서 열리는 안경대전은 관람객은 많지만 실질적인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큰 한계점을 갖고 있습니다. 대구국제안경전의 경우 물론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지만 대구라는 지역적 한계와 운영상의 문제점 등 많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지난 4월 열린 대한민국 안경대전과 한달 뒤인 5월초 개최된 대구국제안경전 모두 참가했던 라이트옵틱의 김지성 대표는 국내 안경전시회에 대해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김 대표는 안경대전의 경우 높은 참가비용과 실질적인 구매력을 지닌 바이어의 부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 결과 안경대전은 (사)대한안경사협회 서울·경기지부 등에만 혜택이 집중될 뿐 참가업체 입장에서는 큰 매력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가 지적하는 안경대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높은 참가비용. 라이트옵틱만 해도 부스참가비와 인테리어비로 2천만원 가까운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따라서 지출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수익은 매우 적었다. 그는 “다른 업체들 역시 대부분 비슷한 입장이었다”며 “단순히 보수교육 실시 등으로 안경사들이 많이 오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구매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바이어가 찾는 전시회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디옵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개최시기를 들었다. 5월 초순, 그것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이 포함된 기간에 전시회를 개최함으로써 안경업계 관계자들이 가족간의 오붓한 시간을 아예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그는 디옵스 개최시기를 5월초나 5월 중순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토요일 등 주말을 포함시키는 것도 업체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될 수 있다. 사실 안경원이나 안경업체 입장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매출이 많은데 주말을 포함해 열리는 디옵스로 인해 적잖은 매출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관람객을 위한 배려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전시회만 보더라도 토요일에는 관람객이 거의 없었다. “1층이라고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김 대표는 “개최시기 선정에 있어 좀더 업체와 안경원 등 안경업계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디옵스의 경우 참가업체와 바이어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장점도 있다. 라이트옵틱만 해도 다양한 지원을 받아 실제 수익은 디옵스가 훨씬 좋았다. 그러나 이같은 장점은 참가업체에게 큰 매력이 되기는 어렵다. 사실 그 정도 수익은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며, 업체들마다 입장차가 있지만 갈수록 그 메리트가 약해진다는 반응이 많다.

안경사의 의식도 바뀔 필요가 있다는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안경전시회는 많은 업체의 다양한 제품과 각종 신기술과 정보를 한 자리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많은 안경사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안경전시회에 대한 안경사의 인식전환이 선결돼야 하며, 또한 주최측이 업계를 위해 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개최시기 및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전시회의 통합과 관련해 김 대표는 “물론 통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가능하면 서울이 여러 가지 환경과 인프라 면에서 더 좋겠지만 대구로 통합되더라도 운영만 잘 하면 안경업체들에게 충분한 메리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렵다면 두 전시회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며 “지금처럼 부스 채우기에 급급하기 보다는 외국의 경우와 같이 바이어의 동선에 신경을 써서 품목별로 공간을 배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외국의 유명 전시회는 렌즈, 테, 기기 등의 품목별로, 또는 하우스관, 명품관, 아시아관 등 전시 구역(zone)을 만들어 관람객과 바이어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따라서 국내 전시회도 이같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 적극 모색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전시회가 열릴 경우 ‘(국산)테’ 또는 ‘대구zone’을 만든다면 안경사와 바이어가 보다 편리하게 관람하고 구매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김 대표는 “이같은 공간 배치는 현재 안경대전과 대구안경전 모두 시급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하며 “보기 좋으라고 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고 실질을 높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nhssdg@fneyefocus.com|나홍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