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갑자기 잘 보이면 '이 것' 의심해봐야

눈이 갑자기 잘 보이는 것이 오히려 안질환의 증상일 수 있다고?

2021-08-08     장은지 기자
픽사베이

대개 눈 앞이 갑자기 흐려지거나 시력이 떨어지는 경험을 한다면 안질환에 걸렸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오히려 시력이 개선되고 시야가 밝아지는 '개안'이 오히려 치명적인 안질환의 증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화제를 모은다. 

우리나라 성인 중 약 14%의 발병률을 나타내는 '백내장'은 심각할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퇴행성 안질환이다. 그런데 노안과 백내장이 겹치면 한 순간 시력이 좋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런 경험을 한 이들이 백내장 환자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 '노안'과 '백내장'이 함께 나타나면 일시적으로 시력이 향상돼

백내장은 카메라 렌즈의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흐릿해지는 질환이다. 시력이 향상되는 현상은 '노안'과 '백내장'이 함께 나타났을 시 나타날 수 있다. 흔히 노안은 상을 굴절시키는 수정체가 노화로 인해 초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나타나는데, 반대로 백내장은 수정체가 경화돼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굴절력이 높아지는 경향을 띤다. 노안으로 인한 '원시 상태'에 수정체의 굴절률이 짧아지는 백내장의 '근시 상태가' 결합해 일시적으로 사물이 또렷해 보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밖에도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정도와 범위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동공 부위나 시신경이 위치한 후극부에 백내장이 발병하면 근거리 시력이 저하되는 반면, 어두운 곳에서는 오히려 더 잘 보이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나 백내장으로 인한 시력이 높아지는 현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에 불과하다. 시력이 좋아졌다 착각해 방치한다면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 인지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평소 노안 증상이 있다가 갑자기 시력이 높아졌다 느낀다면 즉시 안과에 방문해 '백내장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백내장은 방치했을 때 실명을 피하기 어렵지만, 수술을 통해 충분히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백내장 초기 단계라면 약물 처방을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고,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다초점렌즈를 삽입하는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