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82% "온라인 구매돼도 안경원 갈것"

대한안경사협회-한국갤럽, 2021 안경·C/L 사용률 조사결과 공유 19세이상 1500명대상 조사… "안경사 전문컨설팅 원해" 안경사용률 꾸준히 증가… 올해 국민 절반이 착용중

2021-08-09     김선민 기자

 

국내 소비자들 중 82%는 온라인 채널에서 도수안경이 구매 가능하더라도 안경원에서 시력교정장치(도수안경.콘택트렌즈)를 구매할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최근 불거진 정부의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 정책 추진과는 상반되는 결과로,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안경사의 전문적인 상담을 통한 안경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김종석.이하 대안협)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성인 안경 사용률 조사와 전국 초.중.고생 안경 사용률 조사로 구분해 진행됐다. 전국 성인 안경 사용률 조사는 지난 7월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만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RDD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전국 초.중.고생 안경 사용률 조사는 상기 표본에서 가구 내 초.중.고생들의 안경 사용 여부를 묻는 간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효 표본수는 367명이다. 

한국갤럽 조사결과에 따르면 1500명의 전체 응답자중 82.8%는 '온라인에서 안경 및 콘택트렌즈 구입이 가능하더라도 안경원에서 시력교정장치를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인터넷 판매처 및 기타 채널에서 구매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단 17.2%에 불과했다. 이는 소비자들은 아직도 안경사의 전문적인 솔루션을 통한 안경 구매를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오랜시간 국민들의 눈건강을 위해 힘써온 안경사들에게 보내는 신뢰의 메시지로 판단된다. 

 

 

 

'안경원에서 시력교정장치 구입을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가장 많은 39.7%의 응답자가 '실제 착용 및 얼굴형에 맞는 피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35%의 응답자는 '눈건강 등 안경사와의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하며, 안경원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시력교정장치 구입 시 안경사의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안경 사용자의 64.6%는 '안경테 구입시에도 안경사의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안경렌즈는 75.7%, 콘택트렌즈 구입시에는 84.1%의 응답자가 안경사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역시 안경사가 국민 안보건 유지와 시건강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온라인 도수안경 판매 추진 정책이 국민들의 생각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잘 나타내주는 결과다. 

 

 

설문조사 결과로만 보면 국민들은 안경사를 통한 시력교정장치 구입에 대부분 만족하고 있다. 정부와 모 업체가 주장하는 편의성 측면에서 봐도 국민들의 만족도가 80% 이상인 상황에서 온라인 판매를 추진하는 것은 관련 업체 배불리는 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안경은 실착을 해보지 않고서는 내 눈에 꼭 맞는지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온라인을 통한 안경 구매시 처방전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정확성이 떨어져 광학중심점 높이의 차이 등에 대한 오차로 인해 두통 및 안정피로 등을 유발해 시력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안경 조제 가공이 완료 됐어도 피팅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 왜곡현상이 발생해 두통 및 안정피로를 유발할 수 있는데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화살은 고스란히 안경원이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국민들도 개인맞춤이 가능한 안경원에서 안경 구매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갤럽 설문조사에서 안경사용률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안경 사용률(콘택트렌즈 포함)을 살펴보면 1987년부터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1년에는 55.3%가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력보완을 위해 안경만 사용하는 사람은 45.9%, 콘택트렌즈만 사용하는 사람은 0.6%,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모두 사용하는 사람은 9.5%로 나타났으며, 안경 사용률은 55.3%, 콘택트렌즈 사용률은 10.1%로 조사됐다. 응답자 특성별로는 여성의 콘택트렌즈 사용률이 15.2%로 남성의 4.9%에 비해 약 3배 이상 높았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콘택트렌즈 사용률은 감소했다. 안경 사용률은 50대 이상에서 가장 높았다. 

온라인 도수안경 판매 추진을 위해 국민 편의성을 내세운 관련 업체의 명분이 크게 와닿지 않는 것도 이번 조사결과가 잘 보여준다. 안경원 대부분은 1층에 자리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동네상권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안과에서 검안을 받아 휴대전화로 도수를 입력하고 택배로 안경을 받는데 짧아도 이틀이 걸리는 것에 비해 30~40분 정도면 내 눈에 꼭 맞는 안경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현재 안경원이다. 어느 쪽이 더 국민 편의성을 위해 필요한지 안경원에서 안경을 구매해 본 소비자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안경 사용자에게 안경 피팅을 위한 안경원 방문 여부를 묻는 질문에 830명의 안경 사용자 중 41.2%가 '안경 피팅을 위해 안경원을 방문한다'고 응답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안경 피팅을 위해 방문하는 비중이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30대의 안경원 방문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결과 역시 안경 착용자에게 피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나타내준다. 안경피팅은 사람마다 얼굴형이나 시습관 등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안경사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안경원에서 안경을 구매하더라도 피팅을 위해 안경원을 방문한다는 응답자가 절반에 달하는데, 온라인으로 구매한 안경의 경우 피팅을 하지 않고서 정상적인 착용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최근 안경은 시력 교정을 위한 도구임과 동시에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 핵심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다양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안경렌즈와 콘택트렌즈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맞춤 기능들이 추가된 제품들이 매년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IT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활성화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안경 및 안경렌즈, 콘택트렌즈에 대한 제품 정보와 가격 등을 더욱 쉽게 접하며, 안경사들도 전문성 확보를 통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을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또한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비대면 산업이 큰 주목을 받으며 안경산업도 이러한 산업기조에 따라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그러나 안경렌즈와 콘택트렌즈는 식약처의 분류에 따라 잠재적 위해성을 가지고 있는 의료기기다. 단순 경제 논리와 산업 활성화를 이유로 떡 주무르듯이 관련 법을 바꿔서는 위험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하고 산업의 기조가 바뀌더라도 국민 건강과 맞바꿀 수 있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 이를 도수안경 온라인 판매를 추진하려는 관련부처와 업체가 꼭 인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