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이 '녹내장'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차박'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습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닫히면서, 국내의 여행지와 레저 활동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 '차박'도 덩달아 인기다. 차박은 캠핑의 일종으로, 텐트없이 차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집합 금지가 장기화되면서 인적없는 자연 속으로 들어가, 차라는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행이 됐다. 사람들은 '차박'이라는 비일상적인 경험을 통해 답답하고 무기력한 기분을 정화하고 자연에서 위로를 얻고자 한다.
그런데 이러한 차박이 녹내장과 안구건조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무슨 말일까? 물론 차박을 하는 행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차박을 하면 차안에서 잠에 들기 전 눕거나 엎드리는 자세로 스마트폰을 오래 들여다 보는 경우가 많다. 빛 한줄기 없는 캄캄한 자연 속, 어두운 차 안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장시간 쳐다보면 어두운 곳에서 더 잘 보기위해 눈깜빡임 횟수가 낮아지면서 '안구건조증'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지속적으로 초점을 맞추기 위해 눈 안의 섬모체 근육이 긴장해 눈의 피로도가 극대화 된다.
어두운 차안에서는 눈의 동공이 확대돼 굴절된 빛이 한 점에 모이지 않고 어긋나면서 눈부심과 빛번짐을 일으키고 이러한 증상은 '야간 근시'로 발현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스마트폰 화면의 밝기를 낮추어도 마찬가지다. 차박지에서 자기 전 스마트폰 사용은 녹내장에 걸릴 위험 역시 높인다. 고개를 숙이거나 엎드려 스마트폰을 보면 수정체가 앞으로 쏠리면서 방수의 흐름을 억제할 수 있다. 이 때 정상적으로 방수가 배출되지 못하면 늘어난 방수의 양에 홍채가 밀리면서 방수가 배출되는 통로인 전방각을 막아 안압 상승을 일으킬 수 있게 된다. 안압 상승은 녹내장의 발병 원인이기도 하다. 갑자기 두통과 안구통증, 구토 증상 등이 나타난다면 '급성 폐쇄각 녹내장'이 의심되므로 곧장 병원을 찾아야 한다.
사후 대처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차박을 할 때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장시간 응시하거나 엎드려 스마트폰을 행위는 삼가하는 것이 좋다. 꼭 스마트폰을 봐야 한다면 실내 라이트를 키고 바르게 앉거나 바로 누운 상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