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안에서 자라나는 암?
'맥락막흑생종'을 알고 계신가요?
눈에도 암이 생긴다. 가장 많이 알려진 '안암'은 대체로 다른 부위에 발생한 암이 전이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다른 부위가 아닌, 눈 안에서부터 자라나는 암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맥락막흑색종'이다. 맥락막흑색종은 안구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공막, 가장 안쪽의 망막, 그 사이를 이루는 맥락막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맥락막흑생족은 국내 통계상 인구 백만 명당 0.6명 꼴로 나타날 정도로 아시아에서는 매우 희귀한 암에 속한다. 맥락막흑생종은 방추형과 상피양세포형, 혼합형, 괴사형으로 분류되는데, 그나마 예후가 좋은 것은 방추형이며, 상피양이나 괴사형은 예후가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맥락막흑색종’은 왜 생길까?
맥락막흑색종이 유전적 요인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유력한 환경적 요인으로는 과도한 자외선 노출이다. 태닝 기기에서 보안경을 쓰지 않고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질병의 증상으로는 특별한 것이 없지만, 시력 장애를 호소하기도 하고 눈앞에 뭐가 떠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이나 어두운 곳에서 빛번짐이 나타나는 ‘광시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맥락막흑색종’ 치료는?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도상 검안경 검사, 초음파 검사, 형광 안저 조영술, 천자 생검법, CT 및 MRI로 병환을 진단할 수 있다. 일단 맥락막흑생종을 진단 받으면, 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안구 제거술, 방사선 치료, 광응고술 및 냉동 응고술, 항암화학요법 등으로 치료한다. '광 응고술 및 냉동 응고술'은 종양의 크기가 매우 작거나, 방사선 치료 후 남은 병변에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치료다. 비교적 최근 도입된 온열 치료법 역시 작은 종양의 치료에 적합하며 레이저나 냉동 응고술과 함께 시행된다. 이미 말기거나, 종양이 전신으로 퍼졌다면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해당 진행 단계에 항암화학요법은 안타깝게도 생명 연장이나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병환이 중간 이하의 단계거나 종양이 전신으로 퍼지지 않았을 때는 ‘안구 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다. 안구를 제거하고 구 모양의 대체물을 삽입하는 1~2시간 내외의 수술로, 수술 후 일주일 정도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비슷한 단계라면 안구와 시력을 보존할 수 있는 방사선 치료가 선호된다. 특히 방사선 치료는 병의 중간 이하의 단계일 때, 안구 제거술과 거의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 치료에는 방사선 물질을 안구 근처에 조사하는 ‘근접 조사’와 양성자나 헬륨 이온 등을 이용해 외부에서 조사하는 ‘외부 조사’로 나뉜다.
안구 제거술을 시행한 이후에도 이물감, 건조감, 안와 이완 등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폐와 간으로 암이 전이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맥락막흑생종은 치료 종료 후에도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혈액검사나 초음파, CT 등으로 간 검사와 흉부촬영을 통한 폐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양이 클 때의 사망률은 약 40~50%에 달하며 중간 크기일 때의 사망률은 20~30% 정도다. 어떤 병이라도 크기가 작을수록 예후가 좋은 것은 당연하다. 평소 정기적인 안검진을 통해 작은 이상징후라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