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서기 어려운 안경원 느낌 싹~가시게 쇼윈도 진열 한눈에 본다

2010-05-31     강민구


‘00네 반찬가게’ ‘00네 회집’ 등의 간판들을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다. 이런 상호를 쓰는 것은 아이의 이름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부모님들의 마음이 담긴 이름이다. 지하철 5호선 마포역에 가면 따뜻한 엄마의 마음을 가진 안경원이 있다. 바로 빈스안경원(원장: 이선자)이다.

“안경원의 상호를 지을 때 많은 고민을 했어요. 한참을 생각하다가 내게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하고 질문을 던졌더니 바로 아이의 이름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아이의 이름 예빈을 따서 빈슨 안경원이라고 짓게 되었죠. 고객 한 분이 내 아이처럼 소중해요”라고 말하는 이원장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지하철역과 연결된 상가 건물에 위치한 7평정도의 안경원, 여기에는 보이지 않은 열정과 노력이 담겨져 있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쇼윈도에 진열된 브랜드 안경테들이다. 안경원에 들어서지 않아도 고객들은 지나가면서 먼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그리고 살짝 시선을 돌리면 특이한 형태의 패션 안경테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안경원이라고 하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 보인다.

이원장은 “사람들이 안경원이라고 하는 곳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손님들이 볼 수 있는 곳에 패션 안경테등과 같이 호기심을 유발 할 수 있는 것을 진열했다. 판매할 목적은 아니었는데, 손님이 기타모양의 안경을 사겠다고 해서 판매한 적이 있다. 그 다음 날, 별 모양의 안경테를 다시 사가면서 ‘안경을 쓰고 집에 들어갔더니 가족들이 즐거워한다’ 면서 웃더라구요. 그 웃음을 보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 곳을 찾아오는 손님은 20∼30대의 젊은 층과 40대의 중년층이 주요 고객이라 할 수 있다. 고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취향을 파악하여 이에 맞는 제품들을 갖추고 공략하고 있다.

우선 20대의 여성고객들은 일회용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을 위해 시험착용렌즈를 제공하고 있다. “직장 여성들이 많다보니 급하게 렌즈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존의 자신이 쓰던 렌즈가 없을 경우 시험착용렌즈를 제공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기다릴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하는 이원장의 얘기에서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원장의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은 특이한 이력 때문이기도 하다. 2년전 빈스안경원을 오픈하기 전까지 학습지교사로 활동했기에 그는 아이들과 엄마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안경광학과를 졸업하고 안경사로 근무하다가 안경원을 처음 열었을 때는 열정이 가득했지만 자신의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몰랐다. 그 후 학습지 교사로 10년을 근무하다가, 다시 안경원을 오픈하게 된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라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40대에 이르러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한 이원장은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앞으로도 안경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장이 말하는 빈스안경원은 눈이 잘 안 보이는 사람들에게 밝은 세상을 보게 할 뿐 아니라, 밝은 마음도 전해주는 곳이었다.

/kbsin@fneyefocus.com신경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