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다의 진미, 홍합의 효능
흐르는 물에 껍질째 바락바락 치대 큰 솥에 쏟아 넣고 뭉근하게 끓이면 새부리같은 검은 입을 하나둘 벌린다. 사골국물 부럽지 않게 우러난 뽀얀 국물과 야들야들 탐스러운 살은 쌀쌀한 날씨, 헛헛한 속을 데우기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술안주다.
바닷물이 들고나는 암초에 서식하는 홍합은 연중내내 쉽게 만날 수 있는 서민의 식품이지만, 10에서 12월까지의 제철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늦봄과 여름까지는 산란기로 홍합의 맛이 덜하다. 특히 5월~9월 사이의 홍합은 조개독의 일종인 ‘삭시톡신(Saxitoxin)’이라는 독소를 함유할 수 있어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플랑크톤에서 비롯되는 마비성 패류독소로, 잘못 섭취할 시 마비나 언어장애, 입마름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 맛 좋은 홍합, 효능은?
제철에 먹는 홍합이 안전하고 맛도 좋다. 홍합은 다른 어패류에 비해 값은 저렴하지만 풍부한 영양을 함유하고 있는 바다의 진미다. 흔히 홍합하면 ‘홍합탕’을 떠올리는데, 홍합은 실제로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 홍합에는 간기능을 개선해주는 ‘타우린’과 ‘핵산’이 풍부하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는 역할을 한다. 홍합의 타우린과 풍부한 아미노산은 눈을 맑게하고 건강하게 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홍합에는 갑상선 건강에 좋은 ‘셀레늄’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는데, 셀레늄 함량이 자연에서 나는 식품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한다. 또 비타민 B1, B2, 비타민 C, 비타민 E 엽산 등이 풍부해 여성질환에 좋으며 빈혈을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홍합에는 식물에 없는 프로비타민 D의 함량이 높은데 이는 칼슘과 인의 체내 흡수율을 높여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밖에도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인 철분과 오메가-3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홍합을 고를 때는 살이 붉고 통통하며 윤기가 나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좋다. 홍합은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생으로 먹을 땐 바로 먹는 것이 좋으며, 하루이틀 정도 보관하고 싶다면 소금물에 헹군 다음 냉장 또는 냉동실에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