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을 이용한 지중해식 레시피

눈에 좋은 홍합과 토마토를 사용해 근사한 와인안주를 만들어보자

2021-10-05     장은지 기자
픽사베이

벼는 고개를 숙이고, 과일은 탐스럽게 무르익는 가을은 진정 식도락의 계절이다. 따뜻한 햇살, 달콤한 공기, 자연의 보살핌을 듬뿍 받은 재료를 먹고 자란 가축도 살이 오르긴 마찬가지다. 바닷 속 꽃게의 하얀 살도 탱글탱글 차오르고 대하의 껍질에는 꽃소금을 뿌린 듯 녹진한 단맛이 베어든다. 금어기 동안 살을 잔뜩 찌운 생선도 별미다. 수온이 낮아지면 생선 살은 더욱 쫄깃한 탄성이 생긴다.

이렇듯 자연의 진미를 즐길 수 있는 가을에는 '홍합'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홍합은 술집에서 사시사철 홍합탕으로 만날 수 있지만 여름의 홍합은 맛이 덜하며, 마비성 패류독소를 품고 있을 수 있어 먹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제대로 된 홍합을 맛 보려면 제철인 10월에서 12월까지가 적기다.

◇ 대표적인 서민의 술안주 '홍합탕'

홍합을 껍질째 잘 씻어 큰 솥에 팔팔 끓여낸 홍합탕은 날씨가 쌀쌀해질 무렵 생각나는 대표적인 술 안주다. 차가운 바람이 숭숭 드는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과 곁들이는 홍합탕은 백마디 말보다 담백한 위로를 준다. 저렴한 가격도 한몫한다. 홍합탕은 술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 담백함 덕에 소주 뿐 아니라 와인, 막걸리 등 주종 불문하고 다양 술과 어울리기 좋다.

홍합탕은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지만 손님을 대접하거나 색다르게 즐기고 싶은 날이라면 약간의 변화를 주어도 좋다. 집에 홍합과 토마토만 있다면 별다른 테크닉 없이도 근사한 와인 안주를 만들 수 있다. 바로 지중해식 '토마토 홍합찜'이다.

◇ 지중해식 '토마토 홍합찜' 레시피

'토마토 홍합찜'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미리 해감해둔 홍합은 굵은 소금에 바락바락 치대며 껍질까지 깨끗하게 세척해준다. 그 다음 깊이가 있는 냄비에 무염버터와 편마늘, 페퍼론치노, 채썬 양파를 넣고 향이 오를 때까지 볶다가, 껍질을 제거한 방울토마토를 넣어 함께 볶는다. 토마토의 숨이 죽으면 잘 씻은 홍합을 먹을 만큼 넣고 화이트와인 한 컵을 부은 다음, 냄비뚜껑을 닫는다. 홍합이 입을 벌리면 냄비 뚜껑을 열고 오목한 접시에 담은 뒤 쪽파를 송송 썰어 올려 곁들이면 완성이다. 버터 향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마늘을 볶을 때는 올리브유로 볶고 홍합을 넣는 시점에 무염버터 한 큰술을 추가하는 것도 방법. 

홍합은 '타우린'과 '아미노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눈을 맑게 하며, 토마토에는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이 풍부하다. 주재료인 홍합과 토마토 모두 눈 건강에 탁월한 식품이지만, 지나친 음주는 오히려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다. "적당히 마시는 술은 약술"이란 옛 말이 있다.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맛있는 음식과 술, 건강하게 오래도록 즐기려면 언제나 절제하는 미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