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후 옷에 남은 독성 물질, 3차 간접흡연 초래해

담배를 피우는 부모라면 주의할 것

2021-11-07     장은지 기자
픽사베이

담배는 자신과 주변 사람의 건강 모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백해무익한 존재다. 담배에는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등을 비롯한 8000여가지의 독성물질이 함유돼 있다. 상습적인 흡연은 심장과 폐, 호흡기 질환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눈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흡연자일수록 비흡연자에 비해 백내장에 걸릴 위험이 3~4배나 높으며, 담배 연기가 눈에 닿으면 독성 물질로 인해 안구건조증 및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흡연량이 많아지면 안압 상승과 시신경 손상을 일으켜 녹내장과 황반변성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 가족의 건강을 해치는 간접흡연

직접 담배를 피우는 것 만큼이나 간접흡연이 해롭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국내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가정내 흡연율은 32%에 달하며, 아이들이 간접흡연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간접흡연은 흡연자가 직접 담배 연기를 마시는 것이 아닌, 흡연자가 내뿜은 연기와 담배 끝에서 타오르는 연기를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담배에서 직접 나는 연기는 ‘생담배 연기’로 필터를 거쳐 들이마시는 연기보다 독성 화학 물질의 농도가 2~3배 정도 높으며, 생담배 연기는 입자 크기도 미세해 폐의 깊은 곳까지 스며들 수 있을 정도다. 

이렇듯 옆에서 직접 흡연자가 내뿜는 연기나 ‘생담배 연기’를 마시는 간접흡연을 ‘2차 흡연’이라고 한다면, 옷이나 섬유 등에 묻은 화학적 잔류물에 노출된 것을 ‘3차 간접흡연’이라고 말한다. 환경보호기구에 따르면, 옷가지에 묻은 니코틴 성분은 공기와 결합해 3주가 지나도 30% 가량 남아있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밖에서 담배를 피고 들어가더라도 옷에 남은 담배 잔여물이 고스란히 가족과 아이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성인 대비 호흡수가 2배 가량 많아 간접흡연에 노출될수록 더욱 치명적이다.

그렇다면 간접흡연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간접흡연과 아동의 건강에 관한 WHO 보고서’는 ▲‘간접흡연은 아동의 정상적인 폐 기능 발달을 저하’하고 ▲‘만성 혹은 급성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A)’ 증상의 원인과도 연관이 있으며, ▲‘청력 감퇴’,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도 보고 있다. 간접흡연은 ▲어린이 눈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간접흡연을 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맥락막이 6~8㎛ 정도 더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맥락막은 망막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맥락막이 얇아지면 각종 안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금연을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당장 담배를 끊기 어렵다면 최소한의 관리로 담배의 유해한 기능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평소 흡연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꼭 양치를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양치 후에도 입 속의 유해물질은 남아있기 때문에 아이의 볼에 입을 갖다 대는 행위는 삼가도록 해야 한다. 최소 귀가 2시간에는 흡연을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옷을 자주 세탁해 화학 물질로부터 청결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